<마을공동체 탐방> 업사이클링 모임 ‘빛자’

‘폐품의 멋진 변신’ 업사이클링
작품 만들고 전시회도 열어

마을공동체 동아리 '빛자' 회원들이 버려지는 청바지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고양신문] 고양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는 동아리 중 씨앗기 다음 단계인 성장기로 인정받아 활동한 ‘빛자’의 한순주 대표를 만났다. 동아리 이름 빛자에는 ‘(버려지는)자원에 빛을 더하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작년 한해,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활동을 했다.

한 대표는 2년 전 고양화정초등학교 교장직에서 정년퇴직을 했다. 걸스카우트 경기 북부지역 연맹장을 지내면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계속했다. 현직에 있을 때 저학년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학교에 데려다 준 후 카페에 모여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들을 대상으로 기타연주, 생활용품 만들기, 비폭력 대화 등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경험을 살려 고양시에 공동체 동아리 활동을 신청했고 선정됐다.

빛자의 작품 전시회장에서 한순주 대표(왼쪽) (사진=한순주)

모임 첫 시간에는 전문가로부터 업사이클링과 리사이클링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물건을 다시 재활용해서 쓰는 리사이클링과 달리 업사이클링은 폐품에 디자인이나 활용도를 더해 전혀 다른 물건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버려지는 가죽가방, 청바지, 병, 통조림 깡통이 가방과 파우치, 화분, 수납함, 연필꽂이로 탈바꿈하는 경우가 업사이클링에 해당한다. 쓰레기가 줄고 훌륭한 작품이 탄생한 것으로, ‘폐품의 화려한 변신’이라 할 수 있다.

버려지는 청바지로 만든 가방(사진=한순주)

두 번째 모임은 성동구 장안동에 있는 새활용플라자에서 버려지는 것들이 작품이 되어 나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장 체험을 했다. 이후 다양한 강사들을 초빙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제품을 만들었다. 폐품으로 물건을 직접 만들어서 쓰는 것도 좋고 뿌듯했지만 환경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서 더 좋았다.

10월에는 고양시청과 벽제에서 작품 전시회를 했는데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았다. 사랑 나눔 실천도 했다. 작품을 2개씩 만들어 1개는 가정에서 사용하고 1개는 전시 후 소외계층을 위해 장애인시설에 기부했다. 전시를 하니 뿌듯하고, 나누니 의미가 더 컸다. 덕분에 회원들끼리도 더 끈끈해지고, 만나면 반갑고 즐겁다.

한 대표의 친구이자 초등학교 교장 출신인 최혜정씨는 열혈 회원 중 한 명이다. “재활용에 대해 생각하고 말은 하지만, 손재주가 없어서 혼자서 뭘 하기는 쉽지가 않았어요. 그런데 전문 강사가 알려주니까 쉽게 따라 할 수 있어서 열심히 참여했지요. 바닷가에 버려진 유리병 조각들로 액세서리를 만들 때 더 좋았고 재미있었어요.” 올해는 회원들이 다 함께 태안반도에 가서 유리병도 주우며 환경보호 활동도 하고 작품 재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악기 연주로 봉사 활동도 하고 있는 한인순 회원은 “작품을 만들기 전에 매번 강사들이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 동영상을 보여주고 설명을 해줘서 자연보호와 업사이클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환경운동에 앞장서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쓰레기를 줄이고 자연보호도 하는 의미가 있다. 봄맞이 집안청소를 하면서 버려야 할 것들이 나올 텐데, 많은 분들이 업사이클링이나 리사이클링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면서 “올해는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많은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홍보에 힘쓸 생각”이라고 전했다.

버리는 양말로 만든 바구니 (사진=한순주)

 

장안동 새활용프라자에서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빛자 회원들 (사진=한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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