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장흥 가나아트파크
세계적 작가들 작품 곳곳에
체험·공연·카페·아트숍 공존
앤디 워홀부터 백남준까지... 유명 작가와의 포토존도
매표소를 지나 입구를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파랑, 빨강, 노란색으로 칠해진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눈에 먼저 들어오고, 넓은 야외 공원 곳곳에 놓여 있는 조각상들이 눈길을 끈다. 우선 건물 내부부터 하나하나 둘러보기로 한다. 입구 바로 앞에 있는 가나어린이미술관은 지상 2층·지하 1층에 약 450평 규모로, 이곳에서는 초등학교 미술교과서에 나오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앤디 워홀의 ‘마를린 먼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거실’, 마크 퀸의 ‘5th season(5번째 계절)’, 백남준의 ‘적·녹·흑색의 랩소디’ 등이다. 초입에 설치된 유영운 작가의 ‘슈퍼맨 원더우먼 배트맨’ 등도 코믹하다. 그는 가나아트파크가 마련한 아틀리에에 입주해 지원을 받으면서 창작활동을 한 작가들 중 한 명이다.
특히 안쪽 공간에는 백남준 작가의 비디오 아트 작품들과 함께 그가 병원에 누워있을 때 크레파스로 그렸다는 그림들도 전시돼 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작품이라니 더 특별하다. 지하로 내려가면 샤갈, 피카소, 잭슨 폴록 등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포토존을 꾸며 놓았다.
아이들 뛰어놀 수 있는 ‘에어포켓’
2층에서는 ‘아티스트의 우산’이라는 타이틀로 기획전시가 진행 중이다. 현재 아틀리에에서 작업하는 작가 3명이 ‘우산을 펼치면 무엇이 쏟아질까?’라는 주제로 작업한 것을 설치미술로 꾸몄다. 우산 위에 떨어지던 빗줄기가 꽃이나 과일, 물고기가 되는 즐거운 상상을 표현했다.
외관 색에 따라 블루, 레드, 옐로우 스페이스라 불리는 건물에서는 또 다른 전시가 열리고 있다. 파란색 건물은 피카소어린이미술관으로,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파블로 피카소의 재미있는 작품으로 꾸몄다. 1층과 2층에 그의 드로잉과 판화 작품 외에, 물고기, 새, 부엉이 등 독특한 형태로 만든 도자기들이 있다. 생전의 피카소 모습을 담은 앙드레 빌레르의 사진도 전시 중이다.
노란색 옐로우 스페이스에서는 예술놀이터라고 불리는 ‘에어포켓(Air Pocket)’을 만날 수 있다. 일본의 섬유작가 토시코 맥아담이 튼튼한 나일론 줄로 뜨개질을 하듯이 엮어서 천장에 매달아서 완성했다. 초등학교 미술교과서에도 수록된 놀이예술작품으로, 아이들은 11m가 넘는 이 작품에 매달리고 미끄러지고 튀어 오르면서 놀 수 있다.
사람과 자연, 예술이 공존하는 세상
옆 건물 레드스페이스에서는 해외 전문 디자이너들의 가구와 김환기, 장욱진, 김창열 등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작가들의 판화도 볼 수 있다. 그 외 어린이체험관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교육이 이루어지고, 도자기, 에코백 만들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야외에 마련된 조각공원에는 근대 조각의 거장이라 불리는 부르델의 작품과, 조엘 사피로, 마크 퀸, 필립 페린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 50여 점이 자연과 어우러져 있다. ‘목마와 책벌레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만든 김진송 작가의 놀이터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이다.
안내를 해준 정내관 큐레이터는 “이곳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예술이 공존하는 예술복합공간으로, 볼 것과 즐길 것이 많아 마치 선물상자를 풀어보는 느낌이 들 것”이라면서 “바이러스로 굳어버린 마음을 녹여줄 수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7살 남아를 데리고 온 관람객은 “코로나19 대비가 잘 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아이가 보고 체험할 것이 많아서 좋다”고 말했다. 인파가 뜸한 이즈음이 아이와 함께 문화체험을 하기에 더 좋을 듯 싶다. 가까운 곳에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청암민속박물관 등이 있어 예술 산책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 031-877-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