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의 이웃 - 염현수 고양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

3천평 엽채류 하우스재배, 학교개학 연기로 납품 못해, 드라이브스루로 판로 희망
꽃샘추위보다 매서운 코로나19 사태가 농업인들을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학교 개학을 기다리던 급식납품 농가의 시름도 갈수록 깊어진다. 그나마 다행히 개학이 연기돼 판로가 끊긴 농가를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댔고, 최근 드라이브스루(승차) 방식으로 판로 확대에 희망을 갖게 됐다.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드라이브스루 친환경 농산물꾸러미는 매일 200상자씩 총 800상자가 완판 됐다. 그 중심에 24명의 친환경 농가가 있고 벽제출하회와 고양출하회가 있다.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원예분 과장과 26개 총출하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고양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의 염현수 회장을 만났다.

염현수 회장은 공부와 학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의 농장 사무실은 그를 알 수 있게 했다.

우수농특산물생산 ‘덕양친환경’ 설립
그는 서울 중구 순화동에서 자랐다. 현재 중앙일보 본사 자리가 염 회장이 자란 집터였다. 1980년 결혼을 하고 슬하에 두 아들을 뒀다. 1980년대 초쯤 법인택시를 운행했다. 그러다 개인택시를 포함해 20년 넘게 택시를 운행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그가 갑작스럽게 친환경농업의 길로 운전대를 튼 건, 지금 생각하면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 2000년 초반 통일로 인근 덕양구 내유동에 정착한 그는 각종 엽채류인 상추와 치커리, 얼갈이, 시금치 등을 재배했다. 2008년엔 고양시우수농특산물을 생산하는 ‘덕양친환경’을 설립했다. 고양에서 꾸준하게 활동한 그는 선후배 농업인들과 다양한 정보를 교류했고 점차 규모도 확대했다. 농업기술 센터를 통해 각종 교육에도 빠짐없이 참여하며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친환경농업의 길은 흥미롭지만 험난했고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했다. 어려운 만큼 보람과 가치도 컸다.
지금의 덕양친환경으로 성장시키기 까지 남모를 노력도 많았다. 노력의 결실인 선진화된 농업기술과 생산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멀리 제주를 비롯한 지자체와 농협 등 많은 단체와 개인이 덕양친환경을 방문했다.

염 회장은 "이제는 농업기술 환경과 농업마케팅 환경이 시대에 맞춰 바뀌고 새로운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농업인에게 불리한 계약
현재 고양시농업인친환경연합회장 이기도 한 그는 학교급식 납품 중지로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연합회원들도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염 회장의 하우스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제때 수확을 하지 못한 상추와 엽채류들이 웃자라 있고, 시들시들 따지도 못한 채 흩어져 있다. 코로나19를 그 아무도 예측 하지 못했기에 누구도 원망할 수가 없다. 그래도 정부와 지자체에 대한 서운함은 크다. 계약 자체가 농업인들 에게 불리하게 되어있어 공급을 못할 때에는 농민들에게 제약이 있지만 현재 같은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책임 지지 않기 때문이다. 고양시에서 농산물꾸러미 승차판매와 저소득층 지원이 있었지만 지속가능한 방법이 강구되길 바라고 있다.
“고양시와 농업기술센터에서 도움을 받았어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판로에 어려움이 있다면 농·민·관 3 자가 머리를 맞대고 농민들의 어려움과 소비자들의 욕구를 현장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에 이런 상황이 오지 않길 바라지만 장담은 못하는 거 아닙니까? 학교급식 계약을 현실적으로 변경했으면 합니다. 농민들의 피해는 그분들이 생각하는 수준 훨씬 이상일 겁니다”라며 상호 노력하고 보완하는 현장 중심 계약을 강조했다.

시간이 될때마다 농업을 생각하고 고민하며 실행하는 지식농업인 염현수 회장.

농업환경·유통마케팅 점검해야
경기도에서 친환경 관련 시스템이잘 되어있는 곳이 경기 여주·이천·남양주·양평이다. 친환경을 시작한 지 오래된 친환경 메카이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지자체 역할과 농민들의 상호 작용이 크게 기여했다.
“우리 고양시도 농업인과 지자체가 힘을 모으고 머리를 맞대고 전반적인 농업환경과 유통 마케팅에 대해 점검해야 합니다. 농업기술센터도 기술센 터에서 농업마케팅센터로의 추가 기능도 필요해요. 환경과 시대적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욕구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농업은 먹거리로 사람을 위로 합니다. 이제는 사람이 농업을 위로해야 하지 않을까요?”
염 회장은 얼마 전 하우스가 아닌 노지 1000여 평에 감자를 심었다. 판로에 대한 걱정을 하면서도 여느 때처럼 정성을 담아 심었다. 3개월여의 시간이 지나 6월말 경 수확한다. 그때는 모든 것이 종식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