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습지에 도롱뇽 산란 첫 기록

계곡 아닌 기수역 발견 ‘특이’
지난해 붉은발말똥게 이어
장항습지 갯골 복원 성과 관심

장항습지 갯골에 도룡뇽이 산란해놓은 알주머니. <사진=에코코리아>

[고양신문] “엇, 저거 도룡뇽 알 아니야?”
3월말 사단법인 에코코리아 정기모니터링에서 장항습지 갯골을 둘러보던 에코코리아 회원들은 뜻밖의 발견에 흥분했다. 보통 도롱뇽은 계곡이나 시냇물에 알주머니를 두 개씩 붙여서 산란하는데 하루 두 번씩 바닷물이 들고나는 기수역인 장항습지에서 도롱뇽 알은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양도 엄청났다. 24개의 알주머니에 48~54개씩의 알이 들어있었다.

에코코리아의 이은정 사무처장은 “일반적으로 2개의 알주머니에 100개씩의 알을 낳는다고 알려져 있으니 12번의 산란이 이루어 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코코리아의 한동욱 이사는 “기수역에 도롱뇽이 산란했다는 기록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북한산 계곡에서 발견된 도룡뇽. <사진=에코코리아>

이번 발견은 장항습지 생태조사 이래 첫 기록이라는 점, 특히 지난해 갯골을 복원한 이후 첫 봄에 도롱뇽이 산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에코코리아는 지난해 ‘갯골어업복원 및 전통생태지식발굴을 통한 장항습지 관광활성화사업’으로 장항습지 내에 직선거리 1.6km, 총거리 2km가 넘는 갯골을 복원했다.

한 이사는 “한강수계 불광천이나 창릉천에 살던 도롱뇽이 홍수 때 급류에 떠내려왔다가 정착한 것은 아닐지” 조심스럽게 추정하면서 “장항습지가 도롱뇽의 피난처 구실을 한 것으로 보이고, 도롱뇽이 이곳에 정착될지 시민모니터링을 통해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장항습지 갯골을 복원한 첫해는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가 갯골마다 발견된 것에 이어 올봄 도롱뇽 산란이 확인되어 습지의 현명한 관리를 통해 장항습지가 생물다양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복원한 갯골 물길과 버드나무. <사진=에코코리아>

 

북한산 계곡에서 관찰된 도룡뇽. <사진=에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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