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란 국립암센터교수, 코로나19 2차 대유행 예측 모델서 밝혀

고양의료발전 포럼서 발제 
시나리오별 유행 추이 예측
“대구 같은 상황 재발할 수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야“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고양의료발전포럼에서 ‘코로나19 2차 대유행 예측모델과 대응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 명지병원]

 

[고양신문]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연쇄 고리가 이어지고 있고, 대전·충청 등 지방으로까지 확산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확진자까지 늘고 있는 추세다. 

12일에 명지병원에서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에 대비하는 전략과 인(IN) 코로나 감염병 시대의 병원 관리 시스템’을 주제로 열린 고양의료발전포럼에서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기모란 교수의 발표내용을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날 ‘코로나19 2차 대유행 예측모델과 대응전략’라는 제목으로 했던 기 교수의 발제 주요내용을 요약했다.  

WHO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근 10만명 대에서 13만명 대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잘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의 경우도 5월 이태원 클럽, 쿠팡 물류센터를 비롯해서 집단감염이 늘어나고 있다. 

올 가을,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발생 가능성 높아
올해 가을에서 겨울 사이 오게 될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은 인플루엔자와 동시에 올 수 있다. 문제는 두 병은 전파경로나 증상이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 가을 독감 예방접종 숫자를 기존 2000만 명에서 3000만 명으로 늘릴 필요도 있다. 

R을 이용한 모델링으로 감염확산을 예측해보자. R(Reproductive Number, R : 감염재생산수)은 환자 한명이 몇 명에게 전파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R이 1보다 낮으면 확진자가 감소하고 1보다 높으면 증가하는데 코로나19 감염재생산수 R이 최근 증가추세에 있다. 3월 14일부터 4월 29일까지 평균 0.45이던 R값이 4월 30일부터 6월 11일까지는 평균 1.79로 증가했다. 환자 1명이 1.79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이다. 

현재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 고강도 대책 강구해야
R을 이용해 시나리오별 코로나19 유행을 예측해보면 R이 현재와 같은 1.79 수준으로 유지되면 2주 후인 6월 25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254명, 그리고 한 달 뒤인 7월 9일에는 하루에 826명까지 증가하게 된다. R을 현재 대비 25% 감소시켜 1.34로 줄이면 2주 후 하루 확진자수는 146명, 한 달 뒤인 7월 9일에는 254명이 된다. 따라서 하루 신규 확진자를 한 자릿수로 줄이려면 R을 현재대비 50% 감소시킨 0.86으로 낮추어야 한다. 그러면 2주 후 하루 확진자 수는 23명으로, 한 달 후에는 4명까지 감소한다.
 
다시 말해서 하루 확진자 수를 한 자릿수로 만들려면 R을 현재 대비 50% 줄여야 하고, 그 방법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도 한 달 후가 되어야 비로소 하루 확진자가 4명으로 떨어진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공공기관에 수학적 모델링 팀 두어야
그러면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해보자. 일단 코로나19는 장기전이라고 보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복기하고 평가하고 대안을 마련해서 시행해 본 뒤 미세 조정하고 안착하는 단계로 가야 한다. 공공기관에 감염병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수학적으로 모델링하는 팀도 둘 필요가 있다. 

2차 대유행이 오게 되면 확진자 수는 몇 백만 명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의료진이 그 모두를 검사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자가검사까지도 검토해봐야 한다. 각 개인별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기 위해 하루 접촉자 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건강보험공단, 예방분야도 급여 인정 필요 
장기전을 위해 의료인력 양성 방안과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 단골의사, 주치의 등 1차 진료 의사를 활성화하고 비대면 의료를 활성화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방문의료, 방문검사. 약배달, 방문간호와 연계해 의료전달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본부를 질병예방관리청이나 처로 개편해 감염병 대응과 방역만 하던 조직이 아니라 예방업무까지 같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도 치료만이 아니라 예방 분야의 급여를 인정해야 한다. 탄탄한 감염병 연구체계가 확실한 방역의 밑거름이다. 

 

명지병원에서 12일에 열린 제2회 고양의료발전포럼 참석자들이 포럼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날 포럼은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에 대비하는 전략과 인(IN) 코로나 감염병 시대의 병원 관리 시스템’을 주제로 ▲인 코로나 시대의 병원시스템(서용성 명지병원 기획실장) ▲병원 내 서베일런스 시스템을 어떻게 업그레이드 할 것인가?(손대경 국립암센터 헬스케어플랫폼센터장) ▲2차 대유행 예측 모델과 대응전략(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에 대해 발표했다. 주제발표 후에는 곽이경 일산백병원 감염관리실장, 정재우 동국대병원 감염관리실장, 박윤선 일산병원 감염관리실장 등이 패널토론을 이어갔고, 마지막으로 이영성 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이 ‘재난 대응 지역보건정보체계 전략 소개’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사진= 명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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