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제 취약계층 지원사업
숙원사업이던 ‘하천정비’ 대대적 투입
20일 오리엔테이션, 본격 작업 개시
고양하천네트워크 결합, 수계별 작업 인솔
[고양신문] “공릉천은 생태적으로 무척 중요한 고양시의 허브하천 중 하나입니다.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소중한 하천 환경을 여러분들의 손으로 가꾼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일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고양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고양 희망알바6000, 드림하천 가꾸기’ 사업에 시동이 걸렸다. 20일 오전 관산동 공릉천 둔치 체육공원, 드림하천 가꾸기 사업 첫날 일정은 향후 작업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이다. 빗방울이 흩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150여 명의 희망알바 참가자들이 인솔자의 설명에 귀를 기울인다. 마이크를 잡은 이는 이번 사업의 공릉천수계 전문책임관 임무를 맡게 된 권해원 고양환경단체협의회 대표다. 권 대표는 오랫동안 공릉천 환경과 생태 지킴이 역할을 해 온 전문가답게 생태하천의 중요성, 공릉천에 대한 기초지식, 그리고 참가자들이 해야 할 작업에 대해 일목요연한 설명을 이어갔다.
“여러분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하셔야 할 일은 고양시 하천 전역에 퍼져 있는 생태교란식물을 제거하는 일입니다. 바로 이 녀석들이 토종 식물들을 밀어내고 있는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입니다.”
권 대표는 이번 ‘희망알바6000 드림하천’ 사업이 고양시 하천의 건강함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고양시 희망알바 100… 500… 6000으로 확대
고양 희망알바 6000 사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단기 공공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6000여 명의 희망자들이 다양한 분야에 동시에 투입되는, 역대 최대규모의 공공일자리 사업이다. 시 일자리정책과 최영수 과장은 사업추진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 고양시가 일본 수출규제 등 불안정한 고용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100억원 일자리기금을 마련해놓았습니다. 덕분에 코로나가 발생한 직후부터 고양시 일자리기금을 활용해 희망알바100, 500, 2000을 순차적으로 시행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발표된 정부의 공공일자리 확대 정책에 의해 국비 예산이 확보되면서 발빠르게 희망알바 6000 프로젝트를 확대 기획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의 전개 국면에 따라 일자리의 숫자는 물론, 일의 성격까지 확대됐다. 초기에는 방역과 의료분야 유경험자를 선발해 긴급방역, 발열체크요원 등에 인력이 투입했고 점차 실업 직격탄을 맞은 청년 알바생, 학원강사, 프리랜서 등으로 영역이 확대됐다.
이번 고양 희망알바 6000은 단순히 단기 일자리 제공 차원을 넘어 그동안 시 행정의 숙원사업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목표도 설정했다. ▲각 동별로 긴급 요청사업에 투입되는 ‘우리동네 해결사’ ▲체계적인 가로수 관리를 위한 ‘가로수 코트화 사업’ 등 10여 개의 새부 사업이 기획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원(100여 명)이 투입되는 중점 사업이 바로 이날 스타트를 끊은 ‘드림하천 가꾸기 사업’이다.
생태하천 정비 숙원사업 해결 기대
드림하천 가꾸기 사업은 공릉천, 창릉천, 대장·도촌천, 장월평천 등 고양시 4개 하천 수계별로 분산 진행된다. 각 수계마다 200여 명의 희망알바 인력이 투입돼 4개월간 생태교란종 제거, 하천쓰레기 수거, 수변 숲길·꽃길 조성 등을 진행하게 된다.
희망알바6000 드림하천 가꾸기 사업이 기획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78개에 이르는 고양시의 크고 작은 하천들을 돌보는 고양하천네트워크 조직이 평소에 활발히 운영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에도 고양시하천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생태 전문가들이 각 수계별로 진행 스태프를 담당하게 된다.
공릉천 수계 책임관인 권해원 대표는 이번 사업에 높은 기대감을 표했다.
“그동안 고양하천네트워크에 소속된 환경단체들이 최선을 다해 하천환경을 가꿨지만 역부족이었어요. 이번에 시에서 희망알바6000 사업을 진행하며 하천에 대대적인 인원을 할당해주셔서 너무 고마운 마음입니다.”
최영수 일자리정책과장 역시 “그동안 봉사자들의 수고만으로는 엄두도 못 냈던 작업들을 이번 기회에 속 시원하게 손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사업의 효율적인 전개를 위해 초기에는 중점구간을 먼저 착수하고, 3주 후부터는 각 수계별로 교통 거점(지하철역)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투입해 접근성이 어려운 지점까지 사업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희망알바 참가자들은 연령도 신분도 다양하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실직자, 자영업자, 특수고용직 종사자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했고,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도 많이 지원했다.
20일 공릉천수계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50대 김모(여)씨는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고 왔는데, 설명을 듣고 보니 참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왕이면 열심히 잘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고 말했다. 취업을 위한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30대 이모(남)씨는 “오전 8시부터 딱 4시간만 작업을 한다는 점이 아주 맘에 든다. 오후에는 다른 알바도 하나 더 하고, 공부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