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복 천석궁농장 대표
[고양신문] 김종복(73세) 대표는 “추사체를 시작으로 해서 행서, 전서, 예서를 7년째 배우느라 나이를 잊고 지낸다”며 자랑했다.
그가 묵향에 빠져서 서예 공부를 하게 된 동기는 1998년 무렵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을 함께 공부했던 지금의 서예 강사 신영재(전산) 선생의 권유가 있었다. 서예는 신 선생의 가르침으로 어울림누리 내 전용강의실에서 하다가 현재는 코로나19 예방 차원으로 중단되었다.
최근 들어서 서정마을 모 사무실에서 회원들과 거리두기를 지키며 집에서 숙제를 해와서 검사를 받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2018년도에 회원들과 서예전시회를 한 적 있는 김 대표는 “서예는 정신수양에 참으로 좋아 우리 또래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산마을에 살고 있지만 조상 대대로 13대가 살았던 곳인 성석동 두테비마을에서 태어났다. 마을 정상에 두꺼비를 닮은 바위가 있어서 두테비라 불리던 곳이다. 경기민요 중 바위타령 노래자락에도 두테비가 나오는데, 이 두꺼비 바위를 일컫는다.
칠순이 넘은 나이지만 묵향의 기운을 받아서 성석동 감내 지역의 청석궁 동네에서 6000평 벼농사를 하고 있다. 참드림(만생종) 품종을 재배하며, 전량 농협 수매로 내고 양식은 조금씩 구입해서 먹고 있다.
또 하나 일거리가 되는 것은 밭농사 600평이다. 밭은 매년 정월대보름 행사가 열리는 성석동 진밭마을 좀 지나서 위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천석농장 이름은 옛날에는 곡식 천석을 거두어들이는 부자를 뜻하는데, 서예를 배우면서는 마음에 천석의 덕성을 쌓는다는 의미를 더했다”고 설명한다.
입구부터 채소와 꽃들이 함께 어우러진 이곳에는 김 대표의 마음처럼 풍요로움이 가득했다. 맨 먼저 반기는 것은 고목나무를 타고 올라간 새깃유홍초(이태리 나팔꽃)의 가느다랗게 부드러운 잎과 붉은색의 선명한 꽃잎이 이른 아침 내린 빗줄기로 더 선명한 색을 띄웠다.
이밖에도 맨드라미, 봉선화, 꽃양귀비 등의 꽃들이 관리소를 배경으로 앞쪽에서 피어나고 있다. 유난히도 큼지막한 단호박, 찰토마토, 오이, 가지들이 주렁주렁 열려있고, 참깨는 쑥쑥 자라나서 새하얀 꽃잎을 가득 피워냈다.
깻잎은 살짝 스치기만 해도 진하게 향기를 품어냈고, 김장용 고추는 빨갛게 영글어가고 있었다. 풋고추는 여러 가지 품종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당뇨에 도움 되는 미인고추를 비롯해 아삭이, 롱그린 고추가 키워지고 있고, 고구마도 건강한 줄기를 뻗었다.
울타리 쪽에는 아토피 피부염에 도움 되고 사포닌 성분이 있는 인디언감자(아피오스)가 긴 넝쿨을 올리고 자스민 향기 나는 자주색 꽃잎을 아이주먹만한 크기로 피워냈다.
15여 품종이 넘는 대부분의 작물들은 튼튼한 뿌리에서 유난히도 건강한 잎과 줄기를 따라 튼실한 열매들을 맺고 있었다. 농협 발효퇴비와 유박을 땅으로 준 것도 있지만, 일터와 놀이터라고 생각하는 김 대표의 사랑과 정성으로 키워졌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산림조합 산사랑회 부회장과 자문위원을 맡고 있고, 농촌지도자 벽제지구회원, 벽제조합원(전 이사 역임)으로 있다.
김종복 대표는 “자연의 섭리로 무농약 재배한 농산물을 가족과 친지들과 마음 나눔 한다”고 하며 “킨텍스에 근무하는 좀 나이 든 아들이 마음씨 고운 짝을 만나서 결혼하는 것이 소원이다”며 마음을 내비추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