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종 기자의 공감공간] 일산역 앞 ‘문화공간 KKI’

40년 된 골목길 주택… 뉴트로 감각 공간으로 변신
멀티크리에이터 ‘텔런트 이광기’가 만든 문화생산기지
전시 문화행사 플리마켓… “하고픈 일 너무 많아요”

[고양신문] 구일산, 또는 원일산으로 불리는 경의중앙선 일산역 앞 동네는 시간이 혼재하는 공간이다. 한쪽에선 고층 주상복합빌딩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한쪽에선 쇠락해가는 점포들 사이로 산뜻하게 리모델링을 마친 매장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확 띄는 공간 하나가 지난달 문을 열었다. 골목 안쪽에 숨어있는 2층 주택 건물을 산뜻하게 리모델링한 건물의 유리문에는 ‘문화공간 KKI’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우리말로 ‘끼’라고 읽으면 된다.

지은 지 40년 된 낙후된 건물을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주인공은 누굴까. 바로 탤런트 이광기씨다. 고양의 오랜 이웃이기도 한 고양의 이광기 대표는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구일산만의 독특한 정서가 내 마음을 끌어당겨 이곳에 새로운 문화공간을 차렸다”며 고양신문 독자들에게 ‘개장 인사’를 전했다.

구일산 골목 주택을 리모델링해 뉴트로 감성의 '문화공간 KKI'를 오픈한 이광기 대표.

감각 있고 트렌디한 매력 솔솔

공간을 먼저 둘러보자. 1980년에 지어졌다는 2층 주택 건물을 흰색으로 단장하고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줘 외관부터 뉴트로한 매력이 샘솟는다. 특히 사각형 창과 아치형 창의 조형적 하모니도 멋지다. 외부는 담장을 없애고 넓은 주차공간을 만들어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예술적 감성이 묻어나는 트렌디한 공간이 펼쳐진다. 우선 내벽과 문을 모두 없애고, 유리창을 사각형의 프레임으로 시원하게 통일했다. 그러면서도 구석구석 서로 다른 느낌의 공간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변화를 줬다. 벽면에는 대형 유화작품이 여러 점 걸려있다. 개장 기념전의 주인공 조셉 초이 작가의 작품이란다. 지하 갤러리에도 작가의 작품이 여러 점 전시됐다.

[ 사진제공=문화공간 KKI ]
[ 사진제공=문화공간 KKI ]

2층으로 올라가니 1층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공간이 기다린다. 각각 다른 컬러와 콘셉트로 꾸며진 공간, 그리고 벽마다 걸려 있는 미술작품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각형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진다. 반면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패턴의 간유리가 끼워진, 원래의 형태를 보존했다는 창들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한다.

외부 테라스를 거쳐 철제 계단을 올라가면 탁 트인 옥상이 나타난다. 주변의 소소한 풍경들이 정감 있게 시야에 잡히고, 머리 위에는 밤풍경을 밝혀 줄 줄줄이 전구도 이어져 있다. 이태원이나 연트럴파크처럼 서울의 힙한 공간이 연상되는 근사한 루프탑 파티를 일산역 앞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 사진제공=문화공간 KKI ]
[ 사진제공=문화공간 KKI ]

다채로운 ‘공간 활용법’ 흥미진진

이광기 대표에게 '문화공간 KKI'의 활용법을 물어보았다.
“말 그대로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려나갈 생각입니다. 우선 주기적으로 새로운 작가들을 선정해 전시를 열 계획이구요, 제가 기획하는 다양한 콘셉트의 문화행사도 한달에 한 번 정도 개최하려고 합니다. 평소에는 누구나 방문해서 작품과 공간을 구경하실 수 있구요, 건물 전체를 대여해 크고 작은 모임이나 파티, 문화행사 등을 열 수도 있습니다.”
이 대표는 “즐거움을 창조한다는 ‘끼’의 의미처럼,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공간이자 취향과 문화를 공유하는 이들의 친밀한 플랫폼을 꿈꾼다”고 덧붙였다.

[ 사진제공=문화공간 KKI ]
[ 사진제공=문화공간 KKI ]

이광기 대표는 연기자로 얼굴을 알렸지만, 지금은 문화기획자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가 집중하는 분야는 바로 예술성 높은 작가들의 미술작품을 일반인, 또는 미술시장 고객들에게 친절하게 소개하는 일이다. 20여 년 가까운 컬렉션 경험과 폭넓은 공부와 인맥으로 전문가 수준의 안목을 갖춘 이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광끼채널’을 통해 매 주 ‘이광기의 라이브 경매쇼’를 진행하고 있다.
“경매쇼라는 흥미로운 형식을 도입해 매 주 4~5점의 미술작품을 구매자와 연결해 드립니다. 작가들에게는 수익을 남겨주고, 저는 운영비를 충당하고, 이익금은 구호단체에 기부하기도 합니다.”

[ 사진제공=문화공간 KKI ]
[ 사진제공=문화공간 KKI ]

“사람과 사람 연결…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고”

이광기 대표는 “고양과 인연을 맺은 지 어느덧 24년차”라고 말했다. 신혼집을 화정동에 차린 이후 줄곧 고양에서 일상과 일을 병행했다. 지금은 2년 전 마련한 파주출판도시의 ‘스튜디오 KKI’와 고양의 ‘문화공간 KKI’를 바쁘게 오가며 흥미진진한 일들을 줄줄이 기획하고 있다.
“고양시민으로 살면서 이웃들과 함께 하는 일에 열심히 힘을 보태려고 했습니다. 잠시 고양시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고, 고양시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는 초창기부터 집행위원 중 한 사람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2년 전에는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그 해 영화제 전반을 신명나게 준비해보기도 했구요.”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 홍보대사도 이광기 대표가 마음을 쏟는 일 중 하나다. 국내외 어린이들을 돕는 여러 사업과 캠페인에 그는 지금도 빠짐없이 정성과 시간을 보태고 있다.

이광기 대표가 ‘문화공간 KKI’에서 정착시키고자 하는 또 하나의 아이템은 바로 플리마켓이다. 마당과 갤러리, 실내와 옥상까지 구석구석마다 개성 있는 예술인, 작가, 셀러들이 자리를 잡고 ‘나만의 감각을 담은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잘 기획해서 한달에 한 번 플리메켓을 열고 싶다”는 이대표는 “일산역 코앞이니 고양시에 사는 누구라도 쉽게 찾아오실 수 있을 것”이라며 벌써부터 홍보를 잊지 않는다. 

그가 생각하는 고양시의 매력은 뭘까.
“고양시만큼 문화예술적 기반이 좋은 도시가 또 있을까요. 앞으로 남북관계가 잘 풀린다면 고양과 파주를 아울러 평화와 화해를 테마로 한 새로운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도시가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저도 이곳 ‘문화공간 KKI’에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제가 할 수 있는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는 일들을 뚝심 있게 펼쳐보려 합니다. 고양신문 독자 여러분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찾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문화공간 KKI
일산서구 고양대로 672번길 15-10

[ 사진제공=문화공간 KKI ]
[ 사진제공=문화공간 KKI ]

 

[ 사진제공=문화공간 KKI ]
[ 사진제공=문화공간 KKI ]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