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동 수역이마을 주민들, 두산건설 측에 요구
"마을 갈라진 것도 서러운데
4m 방음벽 눈·마음까지 막아"
수차례 약속하고도 안 지켜
조정·합의 충실히 이행해야
[고양신문] 덕양구 성사동 수역이마을 주민들이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서울문산고속도로 공사에 대해 “이 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을 고려한 공사를 진행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9일 대책회의를 연 주민들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서울문산 고속도로 권익위 조정안 이행 요청서’와 ‘주민합의사항 이행요청 연명부’를 제출했다”며 “두산건설은 기존에 체결한 합의·조정안대로 충실히 공사를 이행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속도로가 들어서며 마을이 양분될 뻔했던 수역이마을 주민들은 2017년 12월 박정수 서울문산고속도로(주) 대표, 박영선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관리국장, 최성 고양시장,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집단민원 현장조정회의를 열고 조정·합의서를 체결하며 합의점을 도출해냈다. 하지만 수역이마을 구간 현장 시공사인 두산건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마을을 가르며 지나는 고속도로 방음벽이다. 홍성덕 수역이마을 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양쪽 마을 주민들이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일조권도 보장하는 것과 더불어 도로를 지나는 차량에서도 마을을 볼 수 있도록 투명한 렉산 재질로 방음벽을 설치하겠다고 공사 담당자가 수차례 회의에서 말해왔다”고 강조하며 “하지만 실제 공사현장을 보니 어느 날부터인가 불투명 재질로 공사를 시행하려고 준비하고 있어 주민들이 ‘고속도로로 마을이 갈라진 것도 서러운데 고속도로 위에 4m 벽을 세워 눈과 마음까지 막을 참이냐’며 답답해 한다”고 말했다.
부체도로 시공에 대해서도 “회차로 설치 예정 지역에 설치되는 부체도로를 폭 3m로 공사해 마을차량들이 교행을 못하고 있다”면서 “서삼릉으로 연결되는 부체도로는 언덕으로 공사를 하려고 해 눈이 오면 경우 통행이 불가능한 도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또 “방음벽 설치 구간에는 마을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수목을 식재하도록 조정서에서 합의했으나 일부만 설치하고 수종도 사업자가 원하는 수목에 한정하고 있어 주민들 의견이 반영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터널을 11m에서 15m로 공사하면서 터널 방향을 변경했고, 마을도로가 ‘S’자 형태로 틀어지고 터널 출구에서 전방 확인거리가 짧아 교통사고의 우려도 있다”며 “사업 구간 내 터널 입·출구에 인도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시공업체인 두산건설에 수차례 방문해 협의를 하고, 지난달 23일에는 서울문산고속도로(주) 담당자, 국민권익위 조사관, 두산건설 현장 소장과 팀장 등과 회의자리에서는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실제로는 공사예산이 많이 들어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시공업체가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들과 합의사항 이행 대책을 완벽히 강구하고 공사할 수 있도록 조치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최종 합의 전엔 공사 강행 안 해”
투명·흡음형 재질 혼합 설치 검토
두산건설 중재안 내놓고 협의 모색
이러한 주민들의 요청에 대해 시공사인 두산건설 측은 일부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서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중재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현장 사무실에서 만난 두산건설 측 담당자는 “수역이마을을 통과하는 구간에서 서울, 문산 방향의 방음벽 높이가 설계 시에는 각각 2m, 3.5m이었지만 조정안의 합의에 따라 양방향 모두 4m로 높였다”며 “원래 조정서에는 방음벽 재질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일부 반영하기 위해 해당구간에 흡음형 방음판 10칸마다 투명형 방음판 1칸을 설치하는 1안과 최하단 1단(높이 0.5m)을 투명재질의 방음판으로 설치하는 2안 중에서 절충해 설치할 예정”이라며 “주민들과 최종적인 합의안이 나올 때까지는 해당구간 방음벽 설치공사는 진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체도로에 대해서는 회차로 설치예정 지역 부체도로는 신설 부체도로 구간에 대해 폭 2m를 늘려 현재도로와 동일한 레벨로 정리하고 순환골재를 포설해 차량들이 교행 하도록 피차 공간을 확보하고, 서삼릉으로 연결되는 부체도로에 대해서는 주민 요구를 수용해 정점부를 기준으로 1m를 추가 절취해 종간경사를 8%로 하향조정해 시공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수목 식재에 대해서는 마을 통과구간에 대해 스트로브 잣나무를 순차적으로 2열로 식재할 계획이고, 마지막으로 터널 부분은 수역이교 출입구 인도 설치 요청에 대해서는 “공사부지 경계에서 수역이교 내부까지 용지 폭 확보가 가능해, 편측으로 1.5m 콘크리트 보도를 확보하고 내부에 가로등도 준공 전까지 조도기준에 부합하는 조명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두산건설은 이와 같은 입장을 담은 민원내용 답변서를 중재에 나선 국민권익위원회와 해당지역 국회의원인 심상정 의원실 쪽에 전달했고, 주민들과 추가 협의를 해서 합의를 도출해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경기도 평택시를 기점으로 파주시를 종점으로 해 남북을 잇는 평택파주고속도로(고속국도 제17호선의 일부)의 3단계 구간인 서울문산고속도로는 올해 11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