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용 『호수공원 나무 산책』 저자
김윤용 『호수공원 나무 산책』 저자

[고양신문]  4월 9일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을 위한 조치로 일선 학교는 등교개학을 미루고 온라인 개학을 시작했습니다. 교육사에서 유례없는 일이었지요. 826일 수도권에서 번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등교개학을 다시 미루고 온라인 학습으로 대체했습니다. 짧은 여름방학을 마치고 등교를 준비했던 수도권 학생들은 코로나19 전염병 확산이 수그러들지 않아 한 달 가까이 재택 원격학습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915일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21일부터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 학교가 등교수업을 재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 위험 속에서도 등교수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겠지요. 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아이 돌봄과 학력격차 우려 때문입니다. 그동안 원격수업을 진행하면서도 등교개학을 부분적으로 시행해 특히 맞벌이 부부와 취약계층 가정에서는 아이 돌봄에 지칠 대로 지쳐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학부모 또한 재택 학습에 한계를 보이고 있고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동안 학부모들은 온전히 학교에서 맡았던 학습까지 학부모가 짊어진 상황에서 재택수업을 하는 아이들 돌봄까지 책임져야 하니 피로감이 쌓일 대로 쌓여왔습니다. 게다가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학습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온라인 강의에서 학교마다 교사마다 편차가 큰 까닭입니다. 온라인 강의로 인해 공교육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경제력이 있는 가정에서는 사교육에 의존하는 쏠림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8월 23일 호수공원 맥문동. 백합과 여러해살이풀로 겨울 보리를 닮았다고 이름이 왔다. [사진=김윤용]
8월 23일 호수공원 맥문동. 백합과 여러해살이풀로 겨울 보리를 닮았다고 이름이 왔다. [사진=김윤용]

저는 최근 삼송도서관에서 네 번 온라인 강의를 했습니다. 창릉천 주변 식물을 살펴보는 길 위의 인문학강의이니 한두 번쯤은 창릉천 탐방을 하면서 직접 나무와 풀을 살펴봐야 하는데 사진을 보여주고 말로 설명하는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삼송도서관 손정은 사서가 줌(zoom) 프로그램 사용법을 자세하게 가르쳐주고, 강의를 진행할 때 옆에서 함께하면서 도움을 줘서 큰 어려움 없이 네 번 강의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재미있는 강의를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면 개나리를 설명할 때는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라는 동요도 부르고, 창릉천 주변에 자라는 식물 열매, , 잎과 줄기 등을 가져와 보여주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그런 노력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쌍방향 수업을 진행할 수 없었고, 참여자들의 반응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 강의는 창릉천 탐방 대면강의로 진행하기를 바랐는데, 이 또한 온라인 탐방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직접체험이 아닌 간접체험입니다. 창릉천 주변을 돌며 동영상 카메라로 실시간으로 식물을 안내하는 나홀로 탐방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온라인 학습에서 중요한 점은 학습자 스스로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초등 저학년이나 학습이 느린 아이들에게는 온라인 학습이 어렵습니다. 자기주도 학습을 온전히 할 수 있는 아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지요. 또한 온라인 학습의 가장 큰 단점은 실습이나 체험 위주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컴퓨터 등 정보화기기 사양이 낮거나 인터넷 환경이 잘 갖춰지지 않아도 온라인 학습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결국 빈부 격차가 학력 격차로 이어집니다. 온라인 학습은 대면학습의 보조활동이지 대체재가 될 수 없습니다.

[8월 23일 호수공원 옥잠화. 백합과로 흰꽃이 피고 보라색 비비추보다 꽃이 훨씬 크다. 사진=김윤용]
[8월 23일 호수공원 옥잠화. 백합과로 흰꽃이 피고 보라색 비비추보다 꽃이 훨씬 크다. 사진=김윤용]

 

2016년 호수공원 초겨울 풍경. 코로나19를 벗어나 일상을 되찾고 싶다. [사진=김윤용]
2016년 호수공원 초겨울 풍경. 코로나19를 벗어나 일상을 되찾고 싶다. [사진=김윤용]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