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미 펫빌리지 대표, 반려동물문화 공동체에 접목
경기따복공동체 사업에 선정
반려동물문제 공동체서 해결
지역 연계 프로그램도 개발
이경미씨는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비영리단체 ‘펫빌리지’대표다. 관계가 살아있는 공동체 마을을 꿈꾸는 ‘펫빌리지’는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반려동물과 공존하는 마을을 함께 만들어가는 곳이다.
이경미 대표가 펫빌리지라는 새로운 문화공동체를 그리게 된 건 반려동물과 이별을 겪으면서였다. 이 대표는 메디컬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갑작스럽게 그만두고 2000년 일본으로 떠났다. 쉼이 필요한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같은 여행이었다. 1년여를 계획하고 갔지만 시간이 길어져 10여 년을 머물게 됐다.
대학원 졸업여행으로 후배와 함께 유럽여행을 떠났는데, 한 달간 여행하면서 한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한인민박 사업이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일본으로 돌아가 ‘도쿄토마토’라는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 힘든 만큼 재밌었다. 2007년에는 게스트하우스 토마토의 두 글자를 딴 반려견 치와와 ‘토마’를 만나게 된다.
“토마는 저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였어요, 친구이자 동반자였구요. 사랑도 정도 많이 들었죠. 2011년 10년여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오면서 같이 왔어요. 언니가 사는 중산마을에 정착하기로 했어요. 녹지와 산책할 곳도 많고 공원에서 토마와 같이 걸을 수도 있었구요”라며 토마와의 인연과 사랑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너무나 소중했던 ‘토마’가 2016년 뇌수막염으로 9년여의 생을 마감했다. 그때 그는 반려동물들과 영원한 이별로 인한 상실감으로 생기는 펫로스(pet loss)를 겪었다. 그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시간은 흘렀지만 그리움에서 헤어나기가 힘들었다. 무엇인가 해야 했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던 경험에 반려견 토마와의 인연을 녹여 반려동물과 함께 만드는 주거공동체 연구모임을 2017년 준비했다.
그는 일본에 거주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커뮤니티센터의 구조와 운영이 그중 하나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차별화된 자원봉사시스템과 축제, 문화, 공동체 역할도 몸소 체험하며 배웠다. 일본의 선진시스템과 더 확장되어가는 우리나라 반려동물의 문화를 잘 결합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듯했다.
아는 것을 쏟아 붓고 착실한 준비 기간을 가졌다.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부를 더 했다. 우리나라의 단절된 아파트 주택문화를 관계가 형성되는 주택으로 만들고자 서유럽 공동체주택에 대한 공부도 했다. 어느 정도 준비단계가 마무리됐다.
강아지를 키우는 10여 명의 견주들과 함께 상생·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고, ‘당신이 상상하는 펫빌리지를 들려주세요.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한 마을살이가 시작됩니다’라는 타이틀로 비영리단체 펫빌리지의 시작을 알렸다. 반려동물을 함께 키우면서 공동돌봄과 정보교환도 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주거 공동체’연구모임으로 2018년 정식 출발했다.
“경기도따복공동체 지원사업으로 한국 실정에 맞는 펫빌리지 주거공동체 모델과 반려동물을 테마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제시하며 탄생했어요. 그동안 나눔과 공유를 통한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등을 배울 수 있는 펫빌리지 배움터를 운영했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마을 청소운동으로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펼쳤습니다. 남양주 반려견주택과 서울의 공동체주택도 방문하는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어요. 아직 부족하지만 시작하고 공유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고 가능성을 보았습니다”라며 펫빌리지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었다.
펫빌리지는 동물보호 단체와는 차별화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반려동물과 살면서 일어나는 혹은 일어날 수 있는 우리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마을 안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동체 활동이라고 부른다. 반려동물과 반려동물 돌봄 품앗이로 홀로 방치와 유기예방을 할 수 있고, 반려동물로 인한 민원 감소로 지역갈등을 줄이는 갈등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을 매개로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커뮤니티 조성과 바람직한 반려동물 산업 모델을 제시하는 공유경제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18년 5월 청소년 펫빌리지 결단식을 시작으로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한 어린이청소년 생명존중 교실을 그해 6월과 8월에 운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성인대상 펫빌리지 활동으로 지역 동물단체와 연합활동, 반려견 사회화 교실,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주거에 대한 오픈포럼 등의 활동을 이어왔다. 올해는 반려동물과의 인연과 동반 성장을 목적으로 능곡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주민공모사업 등의 여러 가지 지역사회를 위한 프로그램도 꾸준하게 진행했다. 이런 활동들을 발판으로 이후에는 고령화되고 있는 반려인들과 노령 반려동물을 위한 지원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반려견 ‘레몬’과 생활하고 있는 이경미 대표는 “올해는 ‘당신도 반려동물 사진작가’와 슬기로운 반려 생활, 애니멀테라피 이야기, 반려동물 요가와 건강 지키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추진했어요. 하지만 야심차게 준비한 것이 코로나19로 마무리가 안 되어 큰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그래도 펫빌리지는 지역과 마을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가려 해요. 어렵다고 중단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올해 펼쳐보지 못한 아이디어와 프로그램을 내년에는 더 멋지고 풍성하게 업그레이드할 겁니다. 준비 잘할게요. 응원해 주세요”라며 반려동물 모임이자 공동체 모임인 펫빌리지에 큰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