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평에 노란 물결 출렁거려, 농업기술센터 화훼산업팀 주도

코로나19로 갑갑하던 일상에 환한 꽃 소식이 들려온다. 고양시민들의 SNS에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노란 꽃밭. 원마운트 옆 ‘미래용지’라는 표지판이 붙은 유휴부지의 노란 코스모스 꽃밭이다. 지난봄 이곳에는 노란 유채꽃이 피었었다. 가을이 오면서 황화코스모스가 노란 양탄자처럼 피어 오가는 사람들이 잠시 머물러 사진을 찍고 환히 웃다가는 명소가 됐다. 
누가 지루한 일상에 화사함을 덧입혀놓았을까? 그 주인공은 고양시농업기술센터 화훼산업팀이다. 화훼산업팀의 한성준 팀장을 꽃밭에서 잠시 만나보았다. 손수 씨뿌리고 거름주며 가꿔서일까, 꽃을 바라보는 눈빛이 남달랐다. 

킨텍스 C4 미래용지 부지에는 진노랑 코스모스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킨텍스 C4 미래용지 부지에는 진노랑 코스모스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이 부지는 미매각 복합시설부지(미래용지)로서 꽃박람회나 킨텍스 행사 때 주차장으로 이용되던 곳이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로 인해 행사와 전시가 취소되면서 넓은 땅을 방치하는 상황이 됐다. 전체 약 5만5000㎡(약 1만6600평)중에 2만6400㎡(약 8000평)에 달하는 부분을 꽃밭으로 조성하게 된 것. 이 작업을 농업기술센터 화훼산업팀이 맡아서 지난 3월말부터 해당 부지의 정지작업을 시작으로 비료를 뿌리고 청보리와 유채를 심는 등 공을 들였다. 그러나 본래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부지이다 보니 자갈과 모래가 많고 땅이 단단하게 다져져 기대만큼의 성과를 볼 수 없었다. 척박한 토양에 적합한 꽃을 조사해서 가을꽃으로 황화코스모스를 선택해 지난 7월 20일부터 한 팀장이 직원들과 함께 재능기부로 새벽과 저녁시간을 이용해 직접 파종을 하고 거름을 주며 꽃밭을 가꿨다.

한성준 고양시농업기술센터 팀장이 이쁘게 핀 코스모스를 보며 설명을 하고 있다.
한성준 고양시농업기술센터 팀장이 이쁘게 핀 코스모스를 보며 설명을 하고 있다.

한성준 팀장은 “봄에는 가뭄으로 예쁜 꽃을 볼 수 없었지만 꽃씨를 뿌린 후 8월부터 비가 많이 와서 코스모스가 잘 자랐다”며 “8할은 하늘이 키운 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엄마와 딸이 꽃밭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혼자 여유롭게 거닐며 사색하는 시민이 눈에 띄었다. 포토존과 간단한 시설물을 만들면 시민들에게 더욱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아무것도 설치할 수 없었다고 해 아쉬움을 남겼다. 

곳곳에 넓게 피어 있는 황하 코스모스. 건물 숲 속 오아시스 같은 풍경이다.
곳곳에 넓게 피어 있는 황하 코스모스. 건물 숲 속 오아시스 같은 풍경이다.

이곳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2605번지 일원 원마운트 맞은편에 위치한 C4부지로서 총 14곳의 킨텍스 지원부지 중 가장 규모가 크며 민간에 매각되지 않은 유일한 부지이다. 고양시는 2019년 9월 27일 킨텍스 C4부지와 같이 수십 년 뒤의 잠재가치가 높은 땅을 보존하기 위한 ‘고양시 미래용지 지정·관리 조례’를 제정해 이 땅을 30년간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조례에 따르면 ‘미래용지’란 30년 뒤 도시가 노후화되었을 때 발생하는 막대한 철거·리모델링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남겨두는 부지이다. 30년 간 땅의 처분이 금지되며 임시 활용만 가능하다.
미래용지에 조성된 코스모스 꽃밭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시민들이 느끼는 우울감과 불안, 스트레스, 분노 등의 해소를 돕고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이다. 한성준 팀장은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기본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코스모스 길을 걷고 있는 시민과 어린이
코스모스 길을 걷고 있는 시민과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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