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행주산성역사공원, 벌써 3개째
17일 발견된 것과 동일한 M14대인지뢰
고양시 한강변 전 구간 ‘위험 노출'
"장기적 관점으로 수변 안전대책 수립해야"
[고양신문] 고양시 한강변에서 또다시 지뢰가 발견됐다. 고양시로부터 한강변 지뢰수색작업을 의뢰받은 한국지뢰제거연구소(소장 김기호)가 28일 오전 고양시 덕양구 행주외동 행주산성역사공원 갈대숲에서 M14 대인지뢰 1개를 발견한 것. 고양시는 “발견된 지뢰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군 폭발물처리반에 의해 안전하게 수거됐다”고 밝혔다. 지뢰를 직접 발견한 한국지뢰연구소 임일택 연구실장은 “역사공원 잔디밭으로 내려오는 나무데크 아래쪽, 버드나무와 갈대가 뒤섞인 수풀에서 흙속에 반쯤 묻혀 있는 M14지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여름 이후 고양시 한강변에서 지뢰가 벌써 세 개째다. 7월에 김포대교 하단에서 지뢰 폭발로 발생해 70대 남성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고, 이달 17일에도 대덕생태공원에서 이번에 찾아낸 것과 동일한 M14 지뢰 한 개가 발견된 바 있다. 17일과 28일 지뢰가 발견된 지점 사이의 거리는 약 3km다.
특히 이번에 지뢰가 발견된 행주산성역사공원은 고양시 한강변 중 가장 정비가 잘 된 수변공원이고, 인근에 고양시정연수원과 행주산성누리길이 있어 많은 시민들이 찾는 휴게공간이라 조기에 지뢰를 찾지 못했다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한다.
3개의 지뢰가 발견된 위치도 주목해야 한다. 고양시 한강변은 크게 ▲대덕생태공원(가양대교~방화대교) ▲행주산성역사공원(방화대교~행주대교) ▲고양한강공원 공사부지(행주대교~김포대교) ▲장항습지(김포대교~일산대교) 등 4개 구간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이중 장항습지를 제외한 3곳에서 모두 지뢰가 발견됐기 때문에, 사실상 고양시 한강변 전 구간이 지뢰발견 가능성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고양시의 고민도 깊어졌다. 시가 한국지뢰제거연구소에 의뢰해 진행한 1차 지뢰수색 작업은 28일로 마무리됐다. 이번 작업을 통해 대덕생태공원과 행주산성역사공원 수변부에 대한 조사는 일단 마무리됐다. 하지만 지역이 워낙 넓고 지형과 식생 구조가 복잡해 풀숲 구석구석까지 탐지작업을 벌이는 것은 애초부터 엄두도 못 냈다.
시 생태하천과 관계자는 “대덕생태공원과 행주산성역사공원 모두 안전이 확보된 구간 외에는 출입하지 않도록 차단장치를 보완할 계획이고, 장기적으로는 수변부에 나무데크를 추가 설치해 그 길로만 탐방로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고양한강공원 공사부지와 장항습지에 대해서는 관할기관인 국토부와 한강유역환경청에 안전대책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짧은 탐지작업 기간 동안 지뢰를 2개나 발견하는 성과를 올린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은 “고양시가 장기적 안목으로 한강변 안전관리대책을 세워야 하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전방지역 지뢰 제거 작업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과 임일택 실장의 현장 인터뷰 영상은 10월 6일 업로드되는 유튜브채널 고양팟 ‘고양신문 주간 뉴스체크’를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