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콩세유갤러리 카페

화사하고 아늑한 유리칸막이 카페
2층은 콘셉트룸 겸한 전시 갤러리
“이웃·작가들의 사랑방 만들고파”

[고양신문] 고양시와 파주시의 경계, 광탄면 혜음로 주변 논과 밭이 펼쳐진 곳에 대형 갤러리카페가 들어섰다. 지난달 말 용미리에 오픈한 ‘콩세유갤러리 카페’(대표 정미애)는 고양시에서 찾아가기에 부담이 없는 곳이다. 멀리서도 커다란 외관이 눈에 들어왔고, 직접 확인해본 내부는 인테리어가 독특했다.

1층 카페 공간은 10개의 유리방으로 분리해 코로나 시대에 적절한 인테리어를 갖췄으며, 천장에는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시스템을 설치해서 쾌적하다. 벽면은 정미애 화가의 판화작품들로 장식해 밝고 화려하다. 액자, 시계, 태블릿PC 케이스 등 여러 가지 아트 상품을 진열한 공간도 눈길을 끈다.

1층 카페 실내 모습
1층 카페 실내 모습

대형 전시장인 2층 갤러리는 다채로운 콘셉트 룸으로 꾸몄으며, 여러 가지 모임을 갖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지금은 정고암 화백, 심온 섬유작가, 최창봉 한국화 작가, 김문영 화가의 작품 등 80여 점을 전시 중이다.

콩세유(conseil)는 불어로 ‘충고, 조언’이라는 뜻이다. 콩세유갤러리 카페 정미애 대표는 “예술가로서 세상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 사람들에게 충고도 듣고, 조언도 하자는 의미를 담아 만든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2층 갤러리
전시가 열리고 있는 2층 갤러리
정미애 콩세유갤러리 대표
정미애 콩세유갤러리 대표

정 대표는 동국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내 카루젤 미술관 부스 개인전과 프랑스 그랑팔레 4대 살롱전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한 화가다. 작년에는 국제앙드레말로협회 최우수작가상을 수상했다. 서대문미술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인사동에 있는 콩세유갤러리의 관장이기도 하다. 울진이 고향인 화가의 작품에는 금강소나무와 새끼 산양이 자주 등장한다.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있는 그의 작품은 부드럽고 푸근하다.

카페 입구에는 ‘미미’라는 이름의 노란색 아기 산양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산양은 1급 멸종위기 동물이자 천연기념물이다. 정 작가의 부친은 6살 때 가족으로부터 소나무 숲에 버려진 사연이 있는데, 나중에 목수가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부친과 함께 숲을 자주 걸었다. 부친이 돌아가시고 나서 그 숲에서 만난 산양의 모습이 마치 살아생전의 고독한 아버지처럼 느껴졌다. 그는 삶과 죽음 그리고 생명에 관한 생각을 담아 산양과 아버지를 오버랩시키는 그림으로 표현했다. 작가 자신의 애칭이기도 한 ‘미미’는 ‘아름다운 산양’이라는 뜻이다.

2층 갤러리 내 미팅룸
2층 갤러리 내 미팅룸

“4년 전 용미리로 이사를 왔는데요. 이곳의 공기가 좋았는지 갑상선 질환이 치료되었어요. 근처 분수리와 이곳 용미리 주변에는 묘지와 공장이 대부분이죠. 그동안 이 동네에는 주민들이 차 한 잔을 하거나 그림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없었어요. 이곳이 문화적으로 발전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갤러리카페를 오픈했죠. 근처에 400년 된 솟대도 있고, 보광사도 가깝더라고요.”

이곳 카페에서 판매하는 커피는 유명호텔에서 근무한 바리스타가 용미리커피공장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이용한다. 디저트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크림을 넣어 만든 ‘크로칸슈’가 인기다.

정 대표는 “오픈한지 얼마 안 됐는데,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이렇게 크고 고급스러운 공간이 생겨서 신선하다고 말한다”면서 “문화적 고립공간을 인사동 같은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힘든 시기에 예술인들에게 무료 대관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 콩세유갤러리 카페
주소 : 파주시 광탄면 세류길7
문의 : 031-943-7998

아트상품을 진열한 공간
아트상품을 진열한 공간
정미애갤러리 카페의 대표메뉴인 커피와 크로칸슈
콩세유갤러리 카페의 대표메뉴인 커피와 크로칸슈
비대면을 위한 카페 글래스름
비대면을 위한 카페 글래스름
지난달 31일 콩세유갤러리카페 오픈식 모습
지난달 31일 콩세유갤러리 카페 오픈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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