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형 사과나무내과·가정의학과장의 건강칼럼
[고양신문] 추위가 찾아왔다. 겨울철에는 ‘감기 조심하라’는 말이 인사가 될 만큼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가 호흡기를 드나들며 면역을 저하시켜 호흡기 감염이 흔하게 나타나는 시기다. 그래서 필자 같은 병·의원 관계자들은 추위가 심해지는 11월부터 2월까지를 독감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엔 이런 양상도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빈번해진 이후로 국민들은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위생에 많은 신경을 쓰게 됐고, 대면 접촉이 감소하면서 독감 외에도 덩달아 다른 호흡기 감염들까지 많이 감소하게 되어 독감철, 감기철이라는 말이 무색해 지고 있다.
하지만 가뜩이나 대기 오염마저 심해진 시대에 호흡기에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스트레스가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따라서 소아나 당뇨병, 심장, 호흡기 질환이 있는 분들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독감 바이러스)와 폐렴구균 예방 접종을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요즈음엔 이러한 특정 병원원에 대한 제한적 면역력을 획득하는 방법 외에도 체내 면역 시스템 자체를 강화시켜 세균, 바이러스 등 특정 병원원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호흡기 감염을 예방하고 유병기간을 단축시키는 방법도 등장하고 있으므로 자세하게 알고 싶은 분들은 가까운 병원이나 의원에 문의해보기를 권해드린다.
추위는 신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추위에 의한 사망률이 더위에 의한 사망률보다 10배 이상 높다고 한다. 추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신체 부위라면 역시 말초 혈관이다. 추위로 인해 말초 혈관들이 수축하게 되어 압력이 높아지고 혈압이 상승하게 되므로 실제로 겨울철에는 운동 같은 생활 여건이나 체중 등에 변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혈압 조절이 불량해지는 환자분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겨울철에는 혈압이 높아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위험한 혈관질환들도 덩달아 증가하게 되므로 고혈압이 있으신 분들은 귀찮더라도 가정에서 혈압을 규칙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추위가 심한 새벽이나 이른 아침 시간의 활동, 운동은 가능한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이외에도 추위는 인간의 신체 활동을 감소시키며 운동량 저하, 체중증가로 이어지고 혈압, 혈당, 고지혈증 등을 악화시키기 쉽기 때문에 이미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아직 질환이 없는 단계더라도 이러한 추위의 영향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다.
추위와 관련해 생길 수 있는 또 다른 영역의 건강문제는 피부 관련된 질환들이다. 건조한 날씨는 건조 피부염을 야기하고 기존 아토피 피부염이나 습진 등의 상태를 악화 시킨다. 당김, 가려움, 통증 등의 피부 불편감이 있거나 상기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때밀이, 잦은 샤워를 피하고 비누, 샤워젤 등의 계면활성제가 많이 함유된 제품의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샤워나 목욕 후에는 보습에 더욱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다. 음주나 사우나 이용 등도 건조한 피부 상태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동상과 이와 반대되는 저온 화상도 겨울철에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다.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어 작업 등을 하는 경우에는 방한 용품을 사용한다 할지라도 동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주 손을 따듯하게 녹이고 손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동상은 장시간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이 결핍됨에 따라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경미하게는 피부색 변화, 통증, 가려움 등으로 그치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엔 말초신경 손상이나 피부 괴사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또한 겨울철 보온에 사용하는 온열기구, 핫팩, 전기장판 등에 의한 저온 화상은 피부가 약한 소아나 노인에게 피부 감염 등 2차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강주형 사과나무의료재단 사과나무내과·가정의학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