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숙 ‘그리매공방’ 대표작가

[고양신문] 김명숙(55세) 그리매공방 작가는 “최근 호주 시드니의 갤러리 전광판에 직접 그린 바닷가 풍경 그림이 전시기간 중 계속 상영됐는데, 코로나 우울함을 날려버리는 위로의 그림이라는 이야기를 현지인들에게 전해 듣고 매우 기뻤다”고 한다.

전시회는 여러 작가들과 함께한 그룹전으로 김 작가는 초청을 받아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 호주로 보낸 3점 중 대표작인 ‘바닷가 풍경’은 딸을 모델로 그렸는데 넓고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담았다. 두 번째 그림은 빨간 벽돌 틈으로 보이는 초록들판의 모습을, 세 번째 그림은 먹음직스런 포도를 그렸다.

이달 3일부터 13일까지 10일간 열린 전시기간 동안 그의 그림은 갤러리에서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전시회 대표작으로 뽑혀 갤러리 외벽 전광판에 전시되는 영광도 누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8000명이 넘는 호주 시드니에서 평온한 휴식을 담은 김 작가의 그림은 갤러리를 찾은 시민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일산역 산들마을 5단지에서 그림을 사랑하는 이들의 공간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그리매공방’을 운영한지 내년이면 홈공방 포함 7년째다. 이곳은 유화를 비롯해 초코아트, 냅킨아트, POP, 도자기핸드페인팅 등을 교육하는 교육장으로도 쓰인다.

김 작가는 초등학교 1학년 무렵 미술시간에 ‘학교 오는 길’을 크레파스로 그린 것이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 당시 1시간 거리 되는 길에서 만나 논, 밭, 나무, 꽃, 사람들을 세심하게 그렸다. 다음날 교실 뒤 게시판에 붙었는데 그때부터 그림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여름방학이 시작될 때 미술교사가 ‘방학 때 학교에 나와 미술대회에 나갈 준비를 하라’는 쪽지를 건넸다. 이 또한 그림을 가까이한 동기부여가 됐다. 미술시간에 교사가 칠판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명암을 살짝 넣은 것도 당시엔 신선한 충격이었다.

김 작가는 “그 무렵 그림에 대한 새로운 세계의 경험들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며 “그림을 좋아하며 관심을 두고 그렸지만 가정형편상 전공을 하지는 못했다”고 회상했다. 직장 생활 중에도 틈만 나면 미술도구 챙겨서 스케치를 하다가 결혼해 두 자녀를 키운 후 가슴 한 켠에 간직한 그림에 대한 그리움으로 41세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게 됐다.

문화센터, 홍익대 평생교육원 등에서 7년 동안 유화를 접했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을 수 있는 것은 힘 때문이 아니라 꾸준함 때문이다’라는 말처럼, 고양시와 인사동에서 매년 그룹전에 참여했다.

‘벽초지의 가을’(푸르른 자연)은 입선, ‘고향’(바닷가 생선 손질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은 특선을 수상하는 등 비전공자이지만 9년간 전시와 공모전 수상 실적을 쌓아 2015년 한국미협과 고양미협(이사 역임중)의 회원이 됐다.

김 작가가 재능을 보인 ‘초코아트(오일 파스텔)’는 방송국에서 의뢰가 왔는데, 그가 그린 라면가게 메뉴판은 방송 내내 배경이 됐다고 한다. 초벌구이 도자기에 세상하나뿐인 그림을 그려서 굽는 도자기핸드페인팅도 하고, 냅킨을 이용해 생활용품들을 만드는 냅킨아트도 수강생들과 함께 하고 있다.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적극적인 지원과 응원 덕분이었다. 김명숙 작가는 “배움에 대한 열망을 희망으로 가르치며 수강생들과 내년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라며 “남편의 변함없는 응원에 더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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