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진전] ‘한양도성의 배후 북한산성’

1월 4일~16일, 고양시청 갤러리600
10년 넘게 북한산성 누비며 사진작품으로 기록
“소중한 예술작품, 세심하게 관리·복원해야”

이재용 사진작가
이재용 사진작가

[고양신문] 북한산성의 다양한 모습들을 오랫동안 카메라에 담아온 이재용 사진작가(한국사진작가협회 고양지부장)가 새해 첫 사진전 ‘한양도성의 배후 북한산성’을 연다. 1월 4일(월)부터 16일(토)까지 고양시청 갤러리600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재용 작가가 2020 경기도 향토작가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기획된 초대전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북한산성 구석구석에 배인 역사의 흔적과 그윽한 아름다움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흑백사진 작품들을 엄선해 선보인다.
이재용 작가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새해 첫 전시를 여는 소감은.

경기도와 고양시가 북한산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 고양시청갤러리600에서 2021년을 여는 첫 전시를 열게 돼 영광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경기도 향토사진작가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기획된 초대전으로, 10년 넘게 북한산성을 누비며 찍은 사진들 중 작품을 엄선해 선보일 예정이다.
어떤 이는 왜 사서 고생을 하며 산골짜기의 돌담에만 치우쳐 있냐고 묻기도 한다. 그럴 때는 ‘국난을 겪어온 옛사람들의 고생에 비하겠냐’는 말로 답하곤 한다.

기룡봉 구간의 성벽. 1711년 당시 축성된 하부의 체성과 현대의 장비와 기술로 복원된 상부의 여장(성가퀴)이 확연히 구분되어 이질감이 느껴진다. [사진=이재용]
기룡봉 구간의 성벽. 1711년 당시 축성된 하부의 체성과 현대의 장비와 기술로 복원된 상부의 여장(성가퀴)이 확연히 구분되어 이질감이 느껴진다. [사진=이재용]

▮북한산성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나만의 작품세계를 찾기 위해 수년간 다양한 피사체를 찾아다녔는데, 북한산 등산길에 우연히 걸터앉은 돌무더기가 북한산성이었다. 그 돌무더기에서 옛사람들의 짙은 체취가 나에게로 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험준한 산속에서 무거운 돌을 나르는 선조들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작품을 구상하는 사진작가로서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때가 2010년 새해였다.
10년을 넘기고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2021년에는 그동안 담아온 수만 컷의 사진을 다시 정리하고  구성해 북한산성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다. 

▮사진을 찍으면서 느낀 북한산성의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지형과 자연환경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높고 험준한 돌산의 허리까지 한 치의 빈틈도 주지 않고 쌓은 북한산성은 선조들이 남긴 위대한 예술작품이다. 망치와 정 한 자루로 쌓아 올린 석축의 이음새는 석공들의 장인정신이 겹겹이 묻어 있다.
하지만 옛사람 들이 쌓은 성벽 위에 복원된 현대식 석축방식에선 이질감이 느껴져 아쉽기도 하다. 복원정비의 인식을 전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정비 복원된 외성 수문의 돈대. 북한산성에는 계곡탐방로 입구 외성과 중성문 바로 옆 반대편 계곡 부위에 2곳의 수문이 있었다. 그중 최근 탐방로 계곡입구 외성의 수문 우측 대서문 방향에 있던 유실된 된 돈대를 복원하였다. [사진=이재용]
정비 복원된 외성 수문의 돈대. 북한산성에는 계곡탐방로 입구 외성과 중성문 바로 옆 반대편 계곡 부위에 2곳의 수문이 있었다. 그중 최근 탐방로 계곡입구 외성의 수문 우측 대서문 방향에 있던 유실된 된 돈대를 복원하였다. [사진=이재용]

드러나지 않은 유적들에게도 카메라의 시선이 머문다.

북한산은 수려하고 웅장하면서도 고향의 뒷산처럼 친근하기 때문에 모두가 사랑하는 산이다. 그러나 오랜 역사를 품은 문화재들이 아직도 풀숲에 가려진 채 곳곳에 산재해 있다. 돌로 쌓은 외형의 성벽만큼이나 성안에 살던 사람들이 남긴 많은 흔적들도 무척 소중한 유산이지만, 성 안쪽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빈 우물과 초석들은 복원정비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혹여나 외곽의 담장을 치장하는데만 치중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달라.

2016년 일산동구청 가온갤러리를 시작으로 ‘북한산성 사진전’을 여러 장소에서 펼쳐왔다. 2019년에는 고양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찾아가는 사진전 북한산성’이란 주제로 일산호수공원, 지하철역사, 북한산성 쉼터 등에서 7회 순회전시회를 열었다. 또한 지난 10년간 북한산성이 복원·정비 되는 과정을 기록한 사진들은 전문 학술지 등에 게재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작품 활동과 전시장소 선정에 어려움이 있으나, 앞으로도 여건이 허락되면 언제든지 찾아가는 사진전을 펼칠 계획이다. 북산산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함께 하실 분들이 있으면 언제든 환영한다.

의상능선 구간의 성벽. 능선의 짧은 구간의 곳곳의 작은 협곡에도 큰 바위와 산기슭을 이어 쌓고, 협곡의 습윤한 지역의 배수를 위해 자연석을 이용하여 수구를 만들어 효과적인 배수시설도 확보하고 있다. [사진=이재용]
의상능선 구간의 성벽. 능선의 짧은 구간의 곳곳의 작은 협곡에도 큰 바위와 산기슭을 이어 쌓고, 협곡의 습윤한 지역의 배수를 위해 자연석을 이용하여 수구를 만들어 효과적인 배수시설도 확보하고 있다. [사진=이재용]
중성문 수문의 흔적. 계곡을 방어하기 위해 수문을 설치했던 흔적이다. 성돌을 올려 고정하기 위해 깎아내 흠 자국이 계단처럼 남아 있다. [사진=이재용]
중성문 수문의 흔적. 계곡을 방어하기 위해 수문을 설치했던 흔적이다. 성돌을 올려 고정하기 위해 깎아내 흠 자국이 계단처럼 남아 있다. [사진=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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