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세입자를 위해 먼저 손 내민 건물주
2018년에 이 건물에서 근막테라피숍 지음에스테틱(jieum aesthetic)을 운영해온 유미씨에게 올해의 코로나19는 너무나 큰 시련이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100여 명의 회원이 돌아가며 찾아왔고, 직원 한 명과 함께 일하며 힘든 줄도 모르고 일했었다. 늘 그렇게 열심히 살면 모든 일이 잘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고 듣지도 못했던 코로나19가 깊은 늪에 빠지게 했다. 지난해 12월 말경 알려지기 시작한 코로나19는 1월에 만연했다가 주춤했고 다시 창궐하기를 반복하면서 지금 이 상황에 이르렀다.
올 1월 코로나가 만연하면서 전 국민을 공포에 사로잡았을 때 건물주인인 김공섭씨에게 전화가 왔다. “월세 한 달 쉬고 갑시다”는 거였다. 임차인은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데 임대인이 선뜻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유미씨는 “고맙기도 했고 솔직히 세금 감면 때문인가?”라고 오해했다.
그후 코로나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갔고 이전에 비해 수입은 20~30%를 유지할 뿐이었다. 결국 직원을 내보냈다. 혼자서 일을 해나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이번달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런데 건물주 김공섭씨에게 또 연락이 왔다. “건물을 매매했고 마지막 남은 11월과 마지막 12월 임대료는 그냥 넘어가자”는 거였다. 1월에도 임대료를 안 받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또 임대료 2개월치를 안받겠다고 먼저 연락을 한 것이다.
유미 대표는 “너무 놀랐죠. 대개 임대료가 며칠만 늦어져도 임대인은 전화를 해서 독촉하죠. 그런데 이 분은 임대료 며칠 늦어져도 이제까지 한 번도 연락한 적이 없었고 어떤 간섭의 말도 없어서 너무나 마음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끝까지 이렇게 큰 배려를 해주시니 너무나 고맙고 고맙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김공섭씨는 그저 “저의 건물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잘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할 뿐 끝까지 인터뷰를 사양했다. 유미 대표는 “간혹 뉴스에서 미담의 주인공 이야기를 보게 되는데 나에게도 그런 미담 주인공이 가깝게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정말 힘든 이 시기에 이런 분들이 계셔서 어려움에 처한 많은 분들이 숨 쉬고 살 수 있다”며 깊은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