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석 기자의 공감공간] 창릉동 시립 ‘별꿈도서관’(밥할머니도서관)
스틸하우스, 통유리창, 벽면 서가…
공공도서관 디자인의 새로운 시도
또 하나의 이름 ‘밥할머니도서관’
창릉동 주민들에게 꿈·쉼·나눔 선사
[고양신문] 공자는 ‘사람이란 그 얼굴이나 용맹이나 조상이나 문벌을 가지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다. 다만 독서한 학문인이라야 더불어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고 말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과는 더불어 이야기할 수 없다고 못박아 말하는 것이다. 창릉동에 새로 생긴 별꿈도서관을 이용해 열심히 책을 읽어야겠다.
아늑한 북카페 스타일의 실내공간
12월 24일,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덕양구 동산동 동산꽃맞이 공원 안에 별꿈도서관(별칭 밥할머니 도서관)이 개관했다. 고양시와의 협의를 통해 고양스타필드가 공공도서관 신축과 운영비용 50억 원을 부담해 건립된 별꿈도서관은 고양시 18번째 시립도서관이다.
어린이 전용 도서와 콘텐츠를 특화한 도서관으로 운영될 계획이며 평일은 오전 10시~오후 7시, 주말은 오전 9시~오후 6시에 이용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은 휴관이며, 100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이 있다.
세상이 흰 눈으로 가득했던 날, 검은빛 도는 별꿈도서관은 또 다른 세상으로 안내하는 통로인 듯 느껴졌다. 전체 벽면을 유리로 만든 스틸건물에 들어서면 마치 세련된 북카페에 온듯하다. 넓은 직사각형 통건물 안에는 어린 아이들과 부모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을 볼 수 있도록 만든 따뜻하고 예쁜 공간부터 누구나 자유롭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세련된 공간까지 갖춰있다.
별꿈도서관은 지상 1층 건물로 지어졌고 472.㎡(약 143평)규모이다. 흰색의 천정에는 길게 LED레일조명을 설치하여 통유리로 들어오는 자연의 빛과 연한 갈색빛의 서가와 책상이 어우러지며 아늑하고 세련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녀들과 함께 도서관을 찾은 창릉동 주민은 “보통 도서관은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어서 책만 대출하고 바로 나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곳 별꿈도서관은 분위기가 너무나 따뜻하고 편안해서 하루 종일이라도 있고 싶어진다”며 “도서관이 생겨서 아이들과 찾아오기에 정말 좋다”고 말했다.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룸
밥할머니 도서관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별꿈도서관은 여타 도서관과 다른 점이 있다. 단층으로 지어졌고, 천정이 매우 높은 것이다. 그 높이만큼 서가를 만들어서 한쪽 벽면을 모두 둘렀다. 발받침이 없이는 서가에 꽂힌 책을 다 찾아보기 어렵겠지만 일반적인 시립도서관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공공도서관 디자인에 새로운 제안을 한 것 같다.
현재 도서관에는 6500여 권의 책이 있다. 일찌감치 개관을 서둘렀기 때문에 증축을 위해 폐관하는 고양경찰서 포돌이 도서관에 있던 책들을 갖고 오게 되었다. 장미선 실장은 “개관을 준비하며 포돌이 도서관 책을 옮겨오는 과정에서 새 책을 구입하는 것보다 몇 배의 노력이 들었다”며 “개관한지 오래지 않았음에도 현재 35%의 책이 대출되어 있을 만큼 창릉동 주민들께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도서관안에는 진한 초록색과 노랑색으로 장식한 커뮤니티룸이 있다. 개인이든 단체든 누구라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 쪽 벽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는 커뮤니티룸에는 4~8명까지 이용할 수 있는 넓은 회의테이블이 있고 벽면으로 배치된 개인책상도 있다. 개별 조명이 있어 더욱 좋다. 하지만 다른 공간과 완전히 분리된 상태가 아닌만큼 소음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조심스럽게 이용해야한다.
장미선 실장은 “어린이 도서 위주로 특화하고자 하지만 도서관에 찾아오는 분들을 보면 어르신들도 많고 가족단위로도 많아서 도서관 프로그램을 어떤 방향으로 운영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눔과 베품 실천했던 ‘밥할머니’ 기려
기존 도서관과 다르게 지어져서 좋은 점도 있지만 아쉬움도 있다. 추가 서가가 넉넉하지 못한 것. 앞으로 계속해서 들어올 책들을 분류하고 정리해둘 공간이 없는 것은 도서관 담당자들에게 걱정거리다. 또한 화장실도 한 칸씩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어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게 된다면 이 역시 불편한 점이 될 것이다.
별꿈도서관 개관을 앞두고 도서관 이름을 어떻게 지을 것인지 의논이 분분했다. 밥할머니보존회를 중심으로 한 마을주민들은 도서관 이름을 ‘밥할머니도서관’으로 해달라고 서명과 청원을 했고 우여곡절 끝에 별꿈도서관은 밥할머니도서관이라는 또 하나의 별칭을 달게 되었다.
임현철 밥할머니보존회장은 “스타필드가 도서관을 지어 고양시에 기부체납 한 것은 스타필드로 인해 주민들이 겪는 불편함에 대한 일종의 보상 차원으로 바라볼 수 있다”며 “창릉동의 역사와 문화를 나타낼 수 있는 ‘밥할머니’를 이곳 도서관 이름으로 짓기를 바랐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창릉동에 처음 생기는 도서관이 ‘나눔과 베품’을 실천했던 밥할머니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 도서관안에 밥할머니를 알릴 수 있는 내용을 게시하고, 도서관 프로그램에도 밥할머니와 관련된 내용이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늑하고 세련된 북카페 느낌의 별꿈도서관이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창릉동 주민들에게 꿈과 쉼을 선사하고, 나아가 나눔과 베품의 미덕을 함께 만들어가는 통로가 되기를 기대해 보자.
주소 : 덕양구 동산동 371 (스타필드 앞 공원)
문의 : 031-8075-9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