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경 시인 (강강술래 늘봄농원점 대리)

[고양신문] 이나경(50세) 시인은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하며 습작을 해왔는데, 다소 늦은 나이인 47세에 월간 문예지 ‘문학愛’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해서 꿈을 이루게 되었다”고 말했다.

2017년 가을 무렵 등단해 신인문학상에 오른 ‘강가에 어린 추억’에는 「코흘게 깎은 머리/ 손때 묻은 작은 돌멩이로/ 작은 강가에 앉아서/ 돌을 던지네」라는 시구가 있다. 이와 함께 「세찬 비바람이 분다/ 바람의 세기만큼/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라고 쓴 ‘바람이 하는 말’, 「여린 정초한 모습에/ 빼꼼히 드러난 자태로 홀로 피었네」라고 마음을 담아 표현한 ‘들꽃’, 이렇게 3편의 시로 시인은 등단했다. 

이나경 시인의 시는 신선한 안목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작품이라는 심사평을 받았다. ‘강가에~’는 바람소리조차 흥겹던 우리 모두의 유년을 잘 묘사했고, ‘바람이~’는 바람소리 속에 삶의 무게를 반추했고, ‘들꽃’은 3편 당선작 중 단연 으뜸이라며, 들꽃의 수줍음과 청초함을 잘 보여주는 묘사부분을 심사위원들은 극찬했다.

이 시인은 “첩첩산중 깊고 깊은 전라남도 영암군 두메산골에서 태어나 20살까지 살았다. 자연놀이터에서 보았던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감성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이 시인 어릴 적, 그의 어머니는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5일장을 갔고, 시장에서 산 돼지고기와 고등어를 종이에 싸왔는데 고등어에 김장김치 넣고 조린 것을 식구들이 둘러앉아서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이러한 느낌도 시에 등장한다. 대부분 어릴 적 경험한 것, 자연 속에서 걷다가 만나는 것들이 시의 소재가 되어 글로 표현된다.

학창시절엔 ‘어린왕자’를 감명 깊게 읽었고 글쓰기 대회에 나가면 상도 많이 받았다. 일상에서 시와 함께 생활하는 것은 하나의 습관이 되었고, 어른이 되어서도 생각이 머무는 날에는 시를 쓰게 됐다.

이 시인은 15년간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며 일주일에 3편 정도 시를 올리고 있다. 시간 날 때 찾았던 을왕리 갯벌, 등산하며 보게 되는 산기슭의 소리, 개울물 소리, 낙엽 속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담았던 글귀들은 섬세한 감성으로 한 편의 시로 탄생된다. 시인으로 등단하고 자존감도 커졌다. 1년에 70여권의 책을 읽으며 창작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나경 시인의 또 다른 직업은 덕양구 대자동 ㈜전한 강강술래 늘봄농원점의 직원으로 대리 직함을 가지고 있다. 2009년 4월 입사해 상계점 5년을 거쳐, 늘봄농원점에서 7년, 현재 12년째 근무 중이다.

고객을 진심으로 대하는 친화력 때문인지 제주도에서 친구들과 7년째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단골, 양부모 같은 부부, 언니뻘 되는 대형마트 근무고객 등 모두가 가족 같은 찐고객들이다. 단골손님과 함께면 고단함도 사라지고, 정감을 나누는 즐거운 일상을 시로 표현하게 된다.

이 시인은 “숯불구이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강강술래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는 비결은 존중하는 마음이다. 상사와도 소통이 잘 되고, 특히나 늘봄농원점은 자연 속에 있는 음식점이어서 마음 힐링 하듯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시가 더 잘 써진다”고 한다.

이곳을 한 번 방문한 고객들은 점심식사 후 3시간을 머물며 맛과 자연에 취한다. 요즘 같은 때는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기 위해 만든 야외마당의 가마솥 장작 모닥불의 타닥타닥 정겨운 소리에 더 머물다가 갈비탕으로 저녁까지 해결하고 갈 정도로 강강술래 늘봄농원점에서의 휴미락을 즐긴다.

이나경 시인은 “작은 감동이 있는 강강술래 늘봄농원점에서 근무하는 것이 인생의 보람이다. 100여 편의 시가 모아지면 개인 시집을 출간할 계획이다”라고 꿈 한자락을 들려주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