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닥터 조수현 칼럼-
[고양신문] 여러분의 주식투자 목표수익률은 얼마입니까? 그래도 주식을 하는데 연 10% 이상은 벌어야죠. 또는 내심 그 이상을 원하시나요? 장기적으로 이러한 수익을 유지하려면 정말 엄청난 열정과 노력에 지속적인 행운이 함께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죠. 역사적으로 기관투자자를 포함함 대다수의 시장참여자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오른 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했습니다. 많은 시간과 수고를 들여 열심히 주식투자를 하였음에도 시장 평균을 넘기 힘들다면 여기서 우리는 주식투자에 대해 조금 고민을 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 계속 적극적으로 주식투자를 통해 초과수익을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조금 여유롭게 남들만큼의 시장평균만 따라갈 것인가를요.
“당신이 잘 아는 종목에 장기투자하라. 만약 그럴 자신이 없으면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 -워렌 버핏-
* 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만든 펀드. 예를 들어 종합주가지 10% 상승하면 펀드도 10% 상승하도록 설계 .
2008년 투자의 귀재이자 ‘인덱스펀드’의 신봉자인 워렌 버핏은 하나의 내기를 제안합니다. 10년 투자기간 동안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이길 수 있는 펀드를 운용한다면 100만 달러를 가져가는 내기를 제안한 것이죠. 이에 프로테제 파트너스의 공동경영자 테드 쉐이즈가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워렌 버핏은 미국 대표지수인 S&P500에 투자를 하였고, 테드 쉐이즈는 적극적으로 펀드를 운영하였습니다. 10년이 지난 결과 워렌 버핏은 연 평균 7.1%의 수익으로 테드의 연평균 2.2%에 압승을 거둡니다. 이 때 워렌 버핏이 투자한 펀드가 세계 최대 운용사인 뱅가드사의 S&P500ETF*입니다.
* 신용평가사인 Standard & Poor사가 세계 500개 대표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도록 만든 ETF
ETF는 ‘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로 한국말로 하면 ‘상장지수펀드’라고 합니다. 이 말을 풀어쓰면 Exchange(거래소)에서 Traded(거래되는) Fund(펀드)가 되겠습니다. 즉 ETF는 주식을 매매할 때와 동일하게 1주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인덱스펀드입니다.
ETF가 자본시장에 등장한 것은 1989년으로 30년이 조금 넘습니다. 세계 최초의 주식시장이 1600년대 초에 등장한 것에 비하면 ETF의 역사는 일천하지만 현재 주식시장에서 ETF의 영향력은 ‘가히 폭발적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ETF 거래 대금은 전체 주식시장 거래 대금의 25%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이렇게 급성장한 ETF 투자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ETF는 펀드지만 주식처럼 매매가 자유롭고 거래비용이 펀드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적은 금액으로도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ETF를 1주 매수하면 국내 대표 우량주 200개에 분산투자한 효과를 얻게 됩니다.
셋째, 주가지수가 하락하였을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ETF’, 시장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ETF’ 등 투자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효율적으로 충족시켜 줍니다.
이처럼 ETF가 금융시장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상품으로 일컬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 시에는 손실위험이 따르며 따라서 자기책임 하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확률적으로는 조금 어렵지만 적극적 주식투자를 통해 초과수익을 얻을 것인가, 시장평균의 수익을 추구하며 나름 윤택한 일상의 삶을 추구할 것인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덱스펀드의 창시자이며 세계 최대 운용사인 뱅가드(Vanguard)의 창업자인 존 보글의 투자전략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전략의 요지는 ‘역사적으로 입증된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주식투자전략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모든 기업의 주식을 매우 낮은 비용으로 보유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전략을 실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시장 전체를 추종하고 거래비용이 낮은 ETF에 꾸준히 투자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역사처럼 주식시장이 장기적 성장추세를 가정한다면 이 전략은 여전히 강력한 투자전략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