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덕기 감독의 문화 수다]
문화와 예술이 지역을 살린다
고양시를 대표하는 '축제' 준비해야
[고양신문] 축제를 하자!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할지도 모르겠다. 코로나로 온통 나라가 멍들어 있는데, 사람들이 모이는 것에 극도로 예민한 작금의 현실에 축제를 하다니!
지금 하자는 것이 아니다. 포스트 코로나가 되고 우리가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면 언젠가 해 보자는 얘기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위상에 어울리는 축제가 있고 이벤트가 있다. 108만의 특례도시 고양시도 그 격에 맞는 세계적인 문화·예술 축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축제들을 살펴보자.
우선,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프랑스 칸 영화제.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cannes)에서 매월 5월~7월 사이에 열리는 칸 영화제는 이탈리아 베니스, 독일 베를린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축제다. 1946년 2차 세계대전 종료 후 첫 회 영화제가 열린 이래 75년간 예술적 수준과 상업적 균형을 맞춘 영화들의 만남의 장 역할을 해왔다. 또한 필름마켓을 통해 최신 영화들이 거래되는 영화산업의 집결지로 권력과 위상으로 우뚝 서 있기 때문에 해마다 세계에서 영화인과 영화 팬 50여만 명이 축제 기간에 칸으로 모여든다.
에든버러 공연축제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작은 마을 에든버러에서 매년 열리는데 오페라, 댄스, 연극, 음악, 시각예술, 토크 및 워크숍 등의 분야로 나누어 8월 한 달 동안 3천여 개의 크고 작은 공연이 무대에 올려진다. 1947년 2차 대전 이후 전쟁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스코틀랜드 문화부흥을 위해 시작한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매년 1300만 명이 이 축제를 다녀간다. 마을 전체가 한 달 동안의 공연·축제 수익으로 1년을 살아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차 대전 직후인 1920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성당 공연에서 시작된 잘츠부르크 클래식 음악축제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세계적 축제이다. 매년 7월~8월에 40일간 세계 클래식음악인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어 오페라, 오케스트라, 기악, 성악 등 200여 회의 공연이 이루어진다. 모짜르트로 시작해서 카라얀이 성장시킨 잘츠부르크 음악축제는 클래식 애호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음악축제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해마다 30만 명의 클래식 애호가들이 이 축제를 다녀 간다
이 밖에 아비뇽 페스티벌, 코첼라 페스티벌, 베니스 비엔날레 등 세계 유명 축제들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통한 인류의 대 위기 상황 속에서 반전과 세계평화에 대한 염원을 다양한 문회,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시대적 소명을 바탕으로 출발했다. 역경 속에서도 축제를 지속하며 해를 거듭하며 그 지역의 경제를 살리고 문화·예술 수준을 높이는 계기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우리 고양시도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한반도 종전 선언도 언젠가 이루어 질 것이다. 코로나로 피폐해진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지역경제와 문화 수준을 높여 줄 세계적 축제를 고양시에서 준비해야 한다.
우리 고양시는 108만의 시민이 있고 곧 완공될 CJ아레나, 고양아람누리, 어울림누리, 일산호수공원 등 얼마든지 세계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이미 준비되어있다. 더 늦기 전에 고양시에 세계인들을 끌어들여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고민을 문화와 예술로 해결할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 예술대표도시 고양시’로 불리는 날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