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희 원당시장상인회장

고양시 3대 전통시장 중 하나인 원당시장은 1986년 골목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되면서 1990년대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금은 단골고객, 전통시장의 ‘맛’을 아는 소비자들이 찾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몇년 전부터 시장 중앙통로 정비, 배달서비스 개시, 쾌적한 환경조성 등 변화의 모습이 눈에 띄는데 그 중심에는 상인회가 있다. 원당시장상인회 강연희 회장(61세)를 만나 원당시장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강연희 원당시장 상인회장의 고객우선주의 철학은 전통시장의 미래경쟁력으로 충분한 가치를 담고 있다. 

시대 맞춰 다양한 서비스 개발
원당시장은 약 70개 점포에서 식재료, 의류, 생활용품, 건강식품, 분식 등 다양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전통시장이다.
“제가 1990년대에 가게를 시작했을 때는 상인회가 없었어요. 제가 들어온 후에 상인회를 조성하고, 총무를 맡아 지붕공사도 하고 시장을 조금씩 개선해나갔죠.”
강연희 회장은 원당시장의 총무와  부회장, 수석부회장을 거쳐 2019년 6월부터 회장을 맡았다. 그는 상인회장의 사명은 회원들의 단합을 위해 노력하고, 각종 지원제도를 잘 활용해 시장을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상인회장이 된 후에는 시장 중앙 소방도로에 자리한 25개 노점상을 상인회원으로 받아들여 상가와 노점이 함께 발전할 방향을 모색하기도 했다. 
“고객이 통행하기 편하게 판매대를 조금 줄이고 모양도 토속적인 형태로 고쳐서 특색있게 바꾸려했는데 일부의 반대로 무산돼서 많이 아쉬워요.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을 위한 쉼터도 2층에 마련됐다. 이곳에는 카페와 놀이방을 갖출 예정이다.

원당시장을 이용하다보면 보행보조기를 이용하는 어르신, 쇼핑카트를 이용하는 주부들이 눈에 많이 띈다. 그러다보니 노점상이 위치한 통로부근은 정체현상이 벌어지거나 부딪혀서 언성이 높아지는 일이 있다. 강 회장은 이 문제를 최대의 숙제로 여기고 있다. 대형마트처럼 편리하지는 않아도 보행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강연희 회장은 시장활성화를 위해 ‘놀장(놀러와요 시장)’을 추진 중이다. ‘놀장’이라는 앱을 통해 고객이 주문하면 장을 봐서 택배로 보내주는 서비스다. 인터넷쇼핑도 입점 준비 중이다. 
앞으로 원당시장 안에 볼거리와 놀거리를 많이 늘려 고객들이 더 많이 찾는 지역의 명소 시장으로 만들고자 한다. 지붕에 LED등을 달아 장식하고, 여름이면 온도를 3~4도 낮춰주는 안개시스템을 설치해 미세먼지도 잡고 더위까지 해결할 계획도 구상 중이다.

원당시장 초입이다.먹을거리부터 생활에 필요한 의식주가 이곳에 있다. 개끗함은 기본이다.

원당시장 역사와 함께
강 회장은 원당시장의 역사를 함께했다. 1990년대 여성복 가게를 시작했을 때는 아침에 셔터 문을 올리면 문밖에 손님이 열댓 명 기다리고 있다가 들어오곤 했다. 장사하는 재미가 쏠쏠했었다. 
“그때는 시장 전체에 손님이 물결처럼 밀려서 다녔어요. 화정, 일산 신도시가 생기고 여기저기 개발되니 고객이 분산되고 손님이 줄었죠.”
지금은 동네 주민들이 구경삼아 나오거나 연세 있는 분들이 많이 찾는다. 몇 년 전에는 젊은 층도 제법 많이 찾았는데 지금은 주차문제 때문에 인근 대형쇼핑몰로 빠져나갔다. 늦은 시간까지 손님으로 북적이던 모습은 옛이야기가 되고 지금은 저녁 6시만 지나면 손님이 없어 한산해진다. 원당4구역 재건축으로 인근 동네가 철거되고 마을이 썰렁해지면서 시장도 일찍 파장 분위기다. 
“앞으로 재건축 끝나고 원당역 성사혁신지구가 완공되면 손님이 늘어날 것이고 우리는 그때를 대비해 철저히 준비해야겠지요.”

원당시장의 먹거리들은 출출함을 유발한다. 경력과 정성의 결과물이다.

강 회장은 원당시장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에 한가할 틈이 없다. 
“경기도에 우리같은 시장이 170여 개예요. 지원받으려면 경쟁이 치열해요. 회장이 직접 발로 뛰어야 지원받을 수 있어요. 원당시장이 많이 활성화되고 상인들이 단합이 잘 돼서 지원을 잘 해주는 것 같아요.”
상인 개개인의 이해와 생각이 달라 한목소리 내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단합이 잘되는 편이라고 했다. 재작년부터 국가지원으로 상인대상 교육을 수차례 진행해 친절교육, 고객응대방법, 디스플레이방법 등 실질적인 장사 기법을 배웠다. 교육 이후 상인들 마인드가 많이 바뀌고 친절해졌다는 평이 들린다고 한다.

뽀송뽀송 이불. 다양한 가게들이 원당시장을 만들었다.

고객에게 항상 친절하라
회원들에게는 항상 고객에게 친절하라고 강조한다. 혹시라도 상인과 손님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면 상인회 사무실에 모셔와서 해결한다. 
“시장 이미지가 좋아야 소비자가 또 찾습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물건을 내놓기만 해도 팔리지만 지금은 친절하고 편리해야 소비자가 찾고 물건이 팔립니다.” 
고객우선주의는 강 회장의 장사철학이기도 하다.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응대하다보니 단골이 많다. 엄마 손잡고 왔던 꼬마손님이 아이 엄마가 되어 찾아오기도 하고, 지방으로 이사갔지만 전화로 주문하는 손님도 있다. 단골고객에게는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인들에게는 즐거운 삶터이자 일터가 되도록 노력하는 강연희 회장과 원당시장상인회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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