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 디지털이용 실태 조사

일반 취약층 노인 격차 확인
일반도 앱사용에 어려움 겪어
“노인교육·복지 방향변화 필요”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는 많은 부분 비대면 디지털사회로 이행했다. 이제 비대면 디지털 활용능력은 생존과 직결될 만큼 중요해졌다. 몇해 전부터 매장에 등장한 키오스크는 노인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돈 있어도 못 사먹는 상황이다. 비단 노인뿐 아니라 50대도 키오스크 앞에서 헤매다 집에 가서 울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기계를 활용한 비대면 주문,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이용한 온라인 쇼핑·온라인 교육은 반드시 적응해야할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문명이다.
디지털 소외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시점에서 노인들 중에서도 일반 노인과 취약계층 노인의 디지털 접근성 격차가 심각하다는, 의미 있는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바로 대화노인종합복지관(관장 최윤정)이 ‘2020년 고양시대화노인종합복지관 이용회원 만족도 및 욕구조사’를 실시해 제작한 보고서다.

'대화노인종합복지관 이용회원 만족도 및 욕구조사' 발행인 최윤정 관장과 연구진인 사례관리팀 김좌진 주임, 마을지향팀 임지혜 팀장, 김현진 부장(왼쪽부터).
'대화노인종합복지관 이용회원 만족도 및 욕구조사' 발행인 최윤정 관장과 연구진인 사례관리팀 김좌진 주임, 마을지향팀 임지혜 팀장, 김현진 부장(왼쪽부터).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노인은 스마트폰 사용률(96.3%), 사용범위(카카오톡 82.5%, 유튜브 영상 72.0%, 영상통화 66.7%, 유튜브 라이브 53.3%), 사용정도(82.8%)가 모두 높고, 다양하게 나타났다. 반면, 취약노인은 스마트폰 사용률 20%, 사용범위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카카오톡 12%, 혼자서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26.7%로 현저한 차이를 나타냈다. 
일반노인은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 〉 유튜브 〉 영상통화 〉 유튜브 라이브 〉 카카오톡 라이브 순으로 이용하고 있었으며, 그 외 인터넷 쇼핑, 줌 활용, 기타 앱 사용은 낮게 나타났다. 또한 새로운 앱 사용에 대한 두려움과 이용방법 습득 과정이 오래 걸려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앱 사용에 대한 지속적인 역량강화교육이 필요했다.

노인복지관 방향성 알려줄 나침반 
최윤정 관장은 “작년은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이었죠. 노인복지관은 바뀐 환경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고민됐어요. 자원봉사자를 받을 수 없어 전 직원이 반찬 만들고 무료급식 대상자에게 도시락 배달을 했어요. 사회복지사로서 해결할 일에 대한 고민이 컸습니다. 수요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앞으로의 길을 모색하고 싶었어요”라며 조사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조사는 관내 일반노인(246명)과 재가 대상자(75명) 2그룹으로 나눠 진행됐다. 일반노인은 약속시간을 정해 복지관을 방문한 후 면담조사로, 재가 대상자는 가정 방문조사로 이뤄졌다. 

어르신들이 디지털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어르신들이 디지털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이번 조사를 위해 팀별, 직급별로 고르게 참여한 TF(특별전담부서)를 구성해 설문조사와 관련된 사전교육 후 조사와 분석까지 직접 했다. 
김현진 부장은 “어르신들도 디지털 기기 욕구가 강하세요. 그런데 취약계층은 디지털 환경이 안 되지요. 와이파이도 없고 스마트폰조차 없어요. 따라서 디지털 사회에서 더욱 소외되고 계십니다. 막연하게 추측하던 것을 이번 조사를 통해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평가했다.
면접조사에 참여했던 임지혜 과장은 “스마트폰 관련 단어를 잘 모르셔서 설문지 하나하나 설명하며 오래 걸렸지만 어르신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게된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조사했던 김좌진 주임은 “독거어르신들은 코로나 이후로 집에만 계시는 시간이 늘고 사람 만나는 것 자체가 오랜만이라 이야기를 한 보따리씩 풀어내셨어요. 한 집에서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씩 말벗해드리며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이분들은 디지털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부족한게 현실이라 안타까웠어요”라고 말했다. 

디지털 봉사단이 1대1로 햄버거 가게용, 카페, 철도청, 항공원 발급, 민원서류 발급용 등의 키오스크(무인주문) 교육을 받고 있다.
디지털 봉사단이 1대1로 햄버거 가게용, 카페, 철도청, 항공원 발급, 민원서류 발급용 등의 키오스크(무인주문) 교육을 받고 있다.

디지털교육·봉사단 등 시행
대화노인종합복지관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앞으로 나갈 방향을 설정했다. 첫 번째, ‘선배시민 배움터’(노인전용 교육 플랫폼)를 구축해 디지털 역량교육과 평생학습, 스마트 건강관리, 선배시민교육, 단기특별강좌, 온라인 자조모임 등 학습과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두 번째, 디지털 봉사단을 모집해 8일 발대식을 가졌고, 온라인 학습 후 부족한 부분을 개별 교육을 가져 실생활 적응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세 번째, 스마트 웨어러블(건강팔찌)을 이용해 본인의 체성분 검사, 보행·수면·활동시간·활동거리 등을 자가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DB로 전송된 자료는 복지관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상담사 등을 통해 신체, 정서, 심리, 사회 서비스를 제공받아 건강한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조사결과 취약노인은 일반노인에 비해 디지털 접근성이 낮고, 코로나19 이후 복지정보제공, 심리·정서 지원, 취약계층 돌봄 주력을 요청했다. 이에 돌봄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더불어 노인의 잔존능력을 강화·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자기돌봄기능을 향상할 계획이다. 또한 건강상의 문제로 일상적인 디지털 기기 사용에 제약을 받는 취약계층 노인에게는 ‘효돌이 효순이’와 같은 AI(인공지능) 돌봄로봇 등 다양한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돌봄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최윤정 관장은 “이번 조사결과가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져서 어르신들을 위한 디지털 환경구축에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화노인종합복지관 전경. 
고양시대화노인종합복지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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