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존 매출액 크게 감소
온라인유통 취약·코로나 영향 
“기존임대료 50% 낮춰 달라”
구분소유주 “우리 길들이기다”     
계약기간 지나도 무단점유 주장 

[고양신문] 23년째 화정상권의 중심에 있었던 세이브존이 평상시와 다름없이 정상영업을 하고 있지만,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자칫 10여 년 전인 2009~2010년경의 매장 철수 사태까지 치닫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균열의 시작은 세이브존의 영업실적 하락에서 찾을 수 있다. 세이브존은 ‘중저가 아울렛’을 표방하며 1999년 화정점을 1호로 문을 연 이후 현재는 화정점 외 ▲노원점 ▲성남점 ▲광명점 ▲대전점 ▲전주코아 등을 둘 정도로 성장세를 계속해왔지만 최근 그 기세가 꺾였다. 최근 10년 동안 백석롯데아울렛, 스타필드고양 등 대형 아울렛이 줄줄이 문을 열어 경쟁은 날로 심해진데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변화한 소비행태에 세이브존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매출액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렇게 되자 세이브존은 작년 10월 화정점에서 영업권을 포기하고 철수한다는 의사로 임대차계약 해지를 구분소유자들에게 통보했다. 이에 구분소유자들은 제3의 회사에 임대할 여건을 마련해준다면 계약해지를 적극 받아들이고, 만약 이 여건 마련 없이 계약해지 하더라도 최소한 건물을 원상복구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임대차계약 만료시점(2월 14일)을 넘긴 2월 22일, 세이브존은 영업을 계속할 의사였는지 구분소유주들에게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다. 요구한 임대료 인하 수준은 기존 임대료의 50%였다. 즉 임대료를 분양가의 15.6%에서 7.8%로 낮춘다는 것. 세이브존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 어려움을 분담한다는 의미에서 구분소유주에게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세이브존 화정점은 매우 복잡한 소유 구조로 되어 있다. 건물의 54%에 대한 지분은 개인별로 분양받은 구분소유주 238명이 나눠 가지고 있고, 나머지 46%에 대한 지분은 세이브존이 가지고 있다. 세이브존은 구분소유주가 가진 54% 대부분에 대해 임차해 있어 사실상 거의 100% 세이브존이 건물을 점유하고 있다.

따라서 세이브존은 ‘매장 철수’를 무기로 개별 구분소유주들을 압박할 수 있는 우월한 위치에 서있다. 뿐만 아니라 세이브존은 지하1층~5층에 입점한 180여 개의 각 개인매장에 대한 관리권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세이브존은 개인매장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챙기고, 개인매장은 수수료를 제외한 매출액을 가져가는 구조로 운영되어 왔다. 간혹 구분소유주가 수수료를 내고 매장에서 직접 영업하는 형태, 구분소유주가 세이브존이 아닌 제3자에게 임대한 형태도 있지만, 가장 많은 형태는 세이브존이 개인매장을 거느리고 건물을 점유한 경우다.  

1999년 입점한 이후 지역상권의 한 축을 담당했던 세이브존 내부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유통업 경쟁심화, 코로나19 등으로 영업실적이 떨어지자 세이브존은 임대료 50%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구분소유주들은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세이브존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구분소유주와 세이브존 사이에는 평행선이 그어지고 있다.
1999년 입점한 이후 지역상권의 한 축을 담당했던 세이브존 내부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유통업 경쟁심화, 코로나19 등으로 영업실적이 떨어지자 세이브존은 임대료 50%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구분소유주들은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세이브존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구분소유주와 세이브존 사이에는 평행선이 그어지고 있다.

세이브존이 임대료 50% 인하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우월적 위치 때문이다. 이에 구분소유주들은 코로나19를 감안하더라도 임대료 50% 인하는 과하다는 반응이다. 구분소유주 관리단 대표회의는 “코로나19 상황이니 유통업이 어려운 점은 이해한다. 그래서 절충안으로 세이브존과 재계약한다면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1년차에는 20% 인하, 2년차에는 10% 인하, 3년차에는 원상회복하는 안을 제안한다”는 내용을 세이브존 측에 보냈다.

그렇지만 세이브존은 ‘임대료 50% 인하안’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임대차계약 만료시점에서 세 달이 지나도록 세이브존 측은 구분소유주 간에는 임대료를 놓고 별다른 협의 없이 평행선이 그어지고 있다. 

구분소유주들은 세이브존에 대해 “영업능력과 재투자에 대한 노력이 타 유통업체보다 뒤떨어져 현재의 상가가치를 크게 하락시켰다. 그리고 입점해있는 개인매장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인하해줄 생각이 전혀 없으면서 영업손실을 구분소유주의 임대료 하향으로만 메우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10년 전 계약 시점에 세이브존이 매장 철수를 감행하며 구분소유주 길들이기를 했는데 또다시 재계약 시점에서 갑질을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구분소유주들은 임대차계약 기간이 끝난 2월 14일 이후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세이브존이 건물을 무단점유하며 영업하고 있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구분소유주들은 2월 14일 이후 3달 동안 구분소유자들에게는 임대료를 주지 않는 반면 개인매장들로부터는 수수료를 거둬들이는 행태도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세이브존 측은 “구분소유자들의 주장의 많은 부분이 사실관계에서 옳지 않은 점이 있지만 일일이 대응하지는 않겠다. 사실관계에서 옳지 않은 점들 중 하나는 세이브존은 현재 개인매장들과 순차적으로 협의해서 각 개별 매장의 점유권을 구분소유주로 옮기는 일을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분소유주들은 문화센터나 지하층 등 세이브존에 피해가 없는 일부만 소유권을 이전시켜 구분소유주들을 분열하려는 행위라고 맞받아쳤다. 구분소유연합의 이효범 대표는 “한두 점포씩 점유권이 이전되면 우리 구분소유주들은 무조건 망한다. 점유권 이전이 전체 건물이 통으로 이뤄져야 제3의 업체에게 임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구분소유주들과 세이브존이 서로에 대한 앙금을 키우는 동안 개별매장을 운영하는 이들은 행여 생계터전에서 쫓겨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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