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필 박필농장 대표

[고양신문] 일산서구 구산동 5500평 농장에서 샤인머스켓 800여주를 기르고 있는 박은필(77세) 박필농장 대표는 “새로운 품종 재배에 도전할 수 있어 요즘 더욱 신이 난다”고 말했다.

고양시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고 있는 샤인머스켓은 일명 망고 포도로 불린다. 원래 일본에서 탄생시켰지만 품종등록을 하지 않았고, 김천의 한 농가가 일본에서 묘목을 들여와 심은 이후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 지역기후에 맞는 재배기술을 표준화해서 보급시켰다.

끈기 있는 기술과 노력 덕분으로 현재는 김천과 대구 일대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2014년부터 국내 시장에 높은 가격으로 유통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2년 전부터는 일본과 동남아에 수출까지 하는 효자품목으로 로열티 걱정 없이 재배하게 됐다.

아삭아삭한 식감, 껍질의 새콤한 맛으로 씨가 없고, 단단한 과육으로 입안에 행복을 주는 청포도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포도지만 비에 약한 작물이어서 시설하우스에서 재배를 해야 한다.

박 대표는 구산동 1559번지 일대(4곳) 연동시설하우스에 대구 재배지에서 공급받은 1년생 접목을 작년 9월에 심었다. 바닥에는 습도조절을 위해 볏짚을 깔고 비가 내리는 것처럼 천장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했다.

심기 전 농협발효퇴비와 복합비료를 밑거름으로 주었고, 전국영농교육을 하고 농촌 진흥청에서 인정한 업체가 개발한 영양제를 물과 희석해서 세순 나오기 전에는 나무에, 나왔을 때는 잎에 주는 농법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열매를 열리게 하면 잎도 건강하고 당도도 잘 나온다.

박 대표는 “요즘에는 새순이 나오는 게 어찌나 예쁜지, 계속 관찰하며 순 자르기와 지지대 설치로 하루가 분주하게 지나간다”고 했다.

박은필 대표는 지금의 주엽동에서 태어나 대화동에 살고 있다. 2005년 공무원 생활 34년으로 고양시 농업기술센터 18대 소장(2001~2005년)으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임했다. 소장으로 재직할 때 농업기술센터 내 ‘5020 고양가와지 볍씨’ 발굴 현장을 토대로 전시관을 만들었고, 오늘날의 박물관이 되도록 기틀을 마련했다. 그 무렵 중국, 일본 등의 학자들을 초빙해 한반도 최초의 재배볍씨의 검증을 위해 여건을 마련하느라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며 마음을 쏟았다.

또한 농업기술센터에 농촌지도사도 필요하지만, 농업연구사가 더 필요함을 농촌진흥청에 건의했다. 그 성과로 전국 시군 중 가장 먼저 연구사 제도가 만들어졌고, 고양레이디, 메이퀸, 고양1호 등의 장미가 탄생 한 배경이 됐다. 고양 국제 꽃박람회 등에서도 우수한 고양시 장미를 알렸다. 그때의 화훼육종연구사(허문선씨)는 지금도 또 다른 품종을 연구 중에 있다고 한다.

박 소장은 퇴임 후에는 논농사와 채소를 재배하다가 10여 년 전에는 장항동과 구산동의 시설하우스에서 30년 만에 부활한 딸기 재배 멤버가 됐다. 1000평을 재배해왔는데 이번 1월에 시설하우스에서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고 다시 복원 중이다. 8월에 딸기 모종을 정식할 계획에 있다.

루비로망이라는 포도도 10주 재배한다는 박 대표는 “시간 날 때면 김포, 인천, 대구, 김천 등의 샤인머스켓 재배지에 선진견학을 통해 재배기술을 익히고 농장 관리하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고 한다.

70대 후반이지만 평소 건강을 철저히 관리하고 술과 담배도 적당히 하면서 가까운 심학산 둘레길에서 건강을 다지고 있다. 지금은 농협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딸이 와서 농장관리를 돕고 있는데, 훗날 유명한 김치연구소에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아들도 합류하길 바라고 있다.

내년 10월 쯤 샤인머스켓 수확 예정이라고 하는 박은필 대표는 “고양시 대표 작물이 되도록 선구자 역할을 할 것이며, 관심 있는 이들과 재배 기술을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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