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진미 작가 ‘행복한 질그릇’展
6월 5일까지, 한양문고 갤러리한

변진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한양문고 주엽점 '갤러리한'.
변진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한양문고 주엽점 '갤러리한'.

[고양신문] 소박한 질그릇은 보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준다. 모양과 쓰임새가 다른 질그릇들은 마치 사람들의 개성처럼 보인다. 한양문고 주엽점 내 ‘갤러리한’에서 진행 중인 변진미 작가의 '행복한 질그릇'전의 작품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소망을 표현하고 있다.

변진미 작가는 대학 졸업 후 일러스트 작업과 동화 삽화 그리기 등 미술 관련된 일에 종사했고, 문화센터에서 공예 강사로 일했다.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한 작가는 점토로 작업을 하고 있다. 캔버스 위에 돌가루를 발라 질감을 거칠게 표현한 후, 그 위에 아크릴을 칠하고 클레이를 붙여 덧칠한다. 언뜻 보면 재질이 클레이가 아니라 도자기 같다.

“성경에 ‘질그릇에 보배를 담았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질그릇은 금 그릇이나 은그릇과 달리 투박하죠. 볼품은 없지만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서 가치가 결정됩니다. 인간의 가치도 외면이 아니라 내면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을 담았어요.”

도자기와 물고기를 표현한 작품으로 소망과 위로를 전하는 변진미 작가.
도자기와 물고기를 표현한 작품으로 소망과 위로를 전하는 변진미 작가.

그는 2017년 ‘오래된 꿈’이라는 작품으로 행주미술·공예·디자인대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2018년 기독교미술대전에서는 우수상을 받았다. 공모전 입상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수상작에는 물고기가 등장하는데, 성경 이야기 속 베드로가 잡은 물고기 153마리를 의미한다. 수상 이후 본격적인 작가로서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꿈꾸라 물고기’라는 이름을 붙였고, 지금은 ‘물고기 작가’가 됐다.

이후 질그릇 안에 소중한 것을 간직하고 싶어 ‘꿈꾸는 질그릇’이라는 작품을 발표하고, ‘행복한 질그릇’ 시리즈로 작품에 몰입하는 자신의 행복한 모습을 담았다. 돌가루로 만든 꽃들로 일상 속에서 감사의 마음이 피어나는 느낌을 담았다.

갤러리한 전시장 중앙에 있는 ‘따듯한 오후’는 힘든 시기에 사람들이 따듯함을 느끼면 좋겠다는 의미로 제목을 붙였다. 파란색 작품 ‘눈물 항아리’에는 영어 ‘tear(눈물)’를 점자로 표현했고, ‘꽃선인장’에는 ‘채우심’이라는 글씨를 점자로 써넣었다. 전시장소가 서점인 것을 고려해 자신이 좋아하는 ‘어린 왕자’와 ‘빨간머리 앤’ 작품을 전시에 추가했다. 작품마다 질그릇과 물고기를 하나씩, 혹은 여러 개 모아 놓은 것은 “질그릇과 물고기의 색깔과 형태는 모두 다르지만, 함께 할 때 조화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의미다.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착안한 작품 '빨강머리 앤'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착안한 작품 '빨강머리 앤'

“앞으로도 따듯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성냥팔이 소녀가 마지막 남은 성냥개비로 불을 켜서 엄마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사람들이 힘든 시기에 제 그림을 보며 삶이 밝아지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고양미술협회와 한국미술인선교회 소속인 작가는 그동안 개인전과 부부전 등 다수의 그룹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고양문화재단의 ‘2021 고양문화다리’ 공모 지원사업에 선정돼 진행 중인 이번 전시는 다음달 5일까지 계속된다.

2017년 행주미술대전 최우수상 수상작 '오래된 꿈'.
2017년 행주미술대전 최우수상 수상작 '오래된 꿈'.
'행복한 질그릇' 1
'행복한 질그릇'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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