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근·최혜원 ‘바다정원’展
수중사진작가들의 특별한 작품
~6월23일, 스타필드 작은미술관
[고양신문] 바닷속에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 스타필드고양 4층 작은미술관에서 바닷속 생물들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20년 이상 수중사진을 촬영해온 정상근 작가와 3년 차 최혜원 작가의 작품 속 생물들은 무척이나 화려하고 아름답다.
서울시립대 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정상근 작가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정 작가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며 바닷속의 느낌을 조형적으로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처음에는 ‘블루(Blue)’ 시리즈로 푸른색 물을 다양하게 표현해 ‘바다와 빛의 형상’이라는 타이틀로 작업을 했다.
‘레드 인 블루(Red in blue)’ 시리즈는 바닷속의 산호를 포착한 사진이다. 다이버의 숨쉬는 거품이 부서지는 모습은 블루로, 물거품 주변에 피어있는 산호는 레드로 표현했다. 피사체인 거품은 광각으로 잡았고, 산호는 접사로 찍었다. 생물과 무생물을 대비한 파란색과 붉은색의 극적 표현이 선명하다. 작품에 들어가는 사진 비율은 작품에 따라 다양하다.
또 다른 일련의 작품에서는 상어와 가오리의 실루엣을 포커싱했고, 산호들의 조형성에 주목했다. 세 작품을 한 공간에 배치하면 더욱 조화를 이룬다. ‘파란 바다의 만타(가오리)와 부채산호의 조화’, ‘파란 바다의 상어와 연산호의 조화’, ‘파란 바다의 만타와 연산의 조화’는 바다와 바닷속 생물들의 하모니다. 정 작가는 “피사체가 무엇이냐 보다는 조형적 특징을 느껴주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2000년부터 수중사진 초대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을 했지만, 정작 자신은 사진을 독학했다고 한다. 현재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수중사진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색’이라는 자신만의 테마로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다.
최혜원 작가의 작품은 색감이 더욱더 다채롭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였던 작가는 2015년 그룹전을 시작으로 작년에는 인사동에서 초대개인전을 했다. 그가 수중사진 작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면서 바닷속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가 촬영하고 싶은 순간을 포착했을 때의 희열은 그에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바다로의 몰입과 집중을 위해 그는 2년 전에 사진작가로 전업을 했다. 그동안 의사로서 열심히 일했고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다고 한다.
최 작가는 만티스 새우, 바다 달팽이, 아네모네피시 등 작은 생물들에 매혹돼 접사 사진을 전문으로 찍고 있다. 그는 “작은 생물들일수록 색감이 다양하고 형체가 특이하다. 화려한 색감이 너무 아름다워서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연작으로 준비 중인 바다 달팽이 사진은 한 장소에 모아서 전시 중이다. 수천 종에 이르는 달팽이들이 돌기를 펼치는 모습을 보면 꽃이 활짝 핀 바닷속 정원을 산책하는 느낌이다.
전시를 기획한 ‘아트인동산’의 정은하 관장은 “지역 주민들과 쇼핑몰을 방문하는 분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의미로 이곳에서 전시를 하게 됐다”면서 “두 작가는 평상시에 흔히 볼 수 없는 바닷속 생물들을 찍고 있다. 작품을 보는 분들이 그들의 노고를 생각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바닷속 생명체들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공간은 스타필드 4층의 아쿠아필드 앞에 있다. 더위가 시작되는 시즌에 한번 들러 볼 만하다. 26일부터 시작된 전시는 6월 23일까지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