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파주두레생협 도시락지원 활동
이주여성과 음식만들기 체험도

우미란 이사장(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음식만들기에 함께한 조합원 봉사자들
우미란 이사장(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음식만들기에 함께한 조합원 봉사자들

[고양신문] 음식은 일상이다. 귀하고 소중한 것이다. 음식은 가족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로 이주한 여성들에게 요리는 어떤 것일까. 다수의 인원이 모이기 쉽지 않은 상황, 24일 고양파주두레생협 우미란 이사장의 집에 미국, 중국, 베트남 등 각국의 이주여성 8명이 모였다.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주선으로 모인 이들은 우 이사장의 안내에 따라 우리나라 전통 간식인 약식과 수정과를 함께 만들었다. 한국 음식을 만들기 힘든 외국인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약식은 잔칫날이나 생일날, 귀한 손님이 집에 오는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으로, 약밥이라는 별칭처럼 몸을 보호하는 음식이에요. 또한 계피와 생강으로 만드는 수정과는 몸을 따듯하게 해주고 해독 작용을 하죠. 약밥에는 대추와 밤을 잘 썰어 넣고, 수정과는 곶감의 씨를 제거한 후 호두를 넣어 꼭꼭 눌러주세요. 냉동실에 잠깐 보관했다가 썰어주면 예쁜 모양이 나와요. 설탕 대신 사탕수수 원당으로 만든 마스코바도와 참기름 등 생협에서 판매하는 재료를 사용하면 건강한 음식이 되죠.”
우미란 이사장의 세심한 설명을 들으며 참석자들은 요리를 따라 했다.

지난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고양파주두레생협(이하 생협)은 안전한 먹거리를 나누기 위한 활동을 하는 생활협동조합이다. 우 이사장은 2002년부터 조합원으로 활동했고 작년부터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생협을 알게 되면서 제대로 된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건강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세 명의 자녀들도 생협과 함께 성장했다.

생협은 2021년에 '우리는 요정이다, 요리로 정을 나누자’라는 슬로건으로 고양시의 ‘시민참여 봉사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조합원들은 반찬을 만들어 매달 한 번씩 한 부모 가정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 이날 만든 음식도 일부는 참가자들에게 지급되고 나머지는 도시락 나눔에 사용됐다.

“다문화가족 엄마들은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데요. 아이들을 제대로 챙겨주거나, 생소한 재료로 음식을 하기가 쉽지 않아요. 요즘 상황에 그런 아이들은 식사를 제대로 할 수도 없지요. 어렸을 때 밥을 굶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에요. ‘요정’은 15가구를 지원하고 있는데 횟수와 수혜자를 더 늘리고 싶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어려운 분들이 많거든요.”

우미란 이사장의 설명을 들으며 요리를 따라하는 이주여성들
우미란 이사장의 설명을 들으며 요리를 따라하는 이주여성들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임유진 센터장은 “생협과는 작년에도 김장 나누기, 한과 만들기, 농사짓기 등을 함께했다. 정성스럽게 포장한 반찬을 나눌 때는 마음을 담은 카드도 전달해줘서 감동이었다”면서 “이런 활동은 ‘지역사회가 나의 힘든 사정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아이들이 크면 자신이 받은 것 이상으로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단순히 음식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정을 나눈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온 결혼 10년 차 부이티르씨는 “약밥을 배울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만들어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고, 중국에서 온 8개월 차 샤해이씨는 “밤, 잣, 호두가 들어있는 음식을 시아버지가 좋아하는데 다음에 만들어 드리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전통음식 만들기에 참석한 이주여성들과 고양파주두레생협 조합원들
전통음식 만들기에 참석한 이주여성들과 고양파주두레생협 조합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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