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우 한의사의 건강칼럼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고양신문] 환절기가 되면 어김없이 비염이 심해져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봄에는 꽃가루 때문이라고 하지만 늦여름과 초가을에 비염 증상이 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 알레르기 비염을 떠올리지만,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비염은 비(非)알레르기 비염이 더 흔하다.  

우리나라 성인비염은 대부분 온도차가 발생했을 때 코의 점막이 이를 조절하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이를 병명으로 ‘혈관운동성 비염’이라 한다. 축농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아니면서 콧물과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는 대표적 비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아침저녁 또는 실내외의 기온 차, 계절이 바뀔 때 등 급격하게 온도와 습도가 변화할 때, 뜨겁거나 짜고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술 마실 때, 향수, 담배냄새를 맡을 때, 감정변화가 있을 때 갑작스럽게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늦여름 초가을 환절기에 증상이 심해지는데, 이는 우리 몸이 열은 쉽게 발산시키지만 열을 생산하지는 못하는 여름 상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코 내부 점막 온도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혈액과 체액이 몰리면서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비염은 코 구조, 면역력, 정서 스트레스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내부 요인과 외부 환경의 총합에 의해 발생된다. 특히 혈관 운동성 비염은 온도차와 외부자극 요인에 따른 적응력에 따라 드러나므로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건강상태를 잘 유지해야 한다.

우리 몸은 체온 조절력이 떨어지면 온도차에 민감해진다. 코는 인간의 얼굴 중앙에 자리 잡은 호흡기관의 일부이자 후각을 담당하는 감각기관이다. 호흡과 냄새를 감시할 뿐 아니라 신체 면역계의 최초 방어선으로서 3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첫째, 외부 공기가 기관이나 기관지로 이동하는 첫 통로로서 온도조절을 한다. 외부의 온도가 아무리 차갑더라도 폐포에는 36.5℃로 도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사기능이 떨어지고 폐렴에 걸릴 확률이 높아져 생명이 위협받는다. 둘째로는 습도를 조절하고 세 번째로 공기 중에서 세균을 비롯한 모든 이물질을 제거하는 정화작용을 한다. 따라서 코는 외부의 온도차가 발생할 때 공기를 일정한 온도로 변화시켜야 하는데 이러한 체온 조절력이 저하되면 코의 부담이 커지면서 비염에 걸리게 된다.

장부의 균형도 중요하다. 호흡의 가장 기본적 역할은 충분한 산소공급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혈액의 산소 전달능력과 혈액 생산능력을 비롯한 몸의 모든 장부의 협력과 균형이 필요하다. 어느 한곳에서라도 균형이 깨지면 호흡 요구량이 늘어나거나 호흡기 점막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호흡기 점막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 소화기 장부의 비(췌장)와 위(위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코 점막의 건조함과 콧물의 분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위장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부담을 받는 경우 점성이 없는 물코를 줄줄 흘리게 된다. 단전의 기운과 밀접한 대장과 부신의 기능에 따른 순환이 코 점막의 적응을 좌우하고, 직접적인 가스교환이 이루어지는 심장과 폐를 건강하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폐물과 독소와 같은 내적인 방해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인간은 몸과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회복하는 자생력을 갖고 있다. 혈관 운동성 비염도 마찬가지라서 비염이 발생했다는 것은 스스로 회복을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복을 방해하는 요소를 찾아 정리 해줘야한다. 이러한 방해인자를 총칭해서 노폐물이라고 한다. 

노폐물은 몸에 때가 낀 것처럼 순환을 방해하고 모든 기능의 효율을 떨어뜨린다. 노폐물 중 특히 단백질로 부터 연유된 것이 독소인데, 변질된 단백질이나 식품첨가물로부터 유입된 독소는 직접적으로 면역체계를 공격하고 대장의 발효환경을 훼손시킨다. 따라서 비염을 비롯한 몸의 이상이 생겼을 때는 가장 먼저 방해인자를 적극적으로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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