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커밍 순’
9월 9일~16일, 39개국 126작품 상영
개막작 양영은 감독 <수프와 이데올로기>  
신작, 명작, 화제작… 골라보는 재미 가득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양영희 감독의 '수프와 이데올로기'.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양영희 감독의 '수프와 이데올로기'.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고양신문] 다큐멘터리 팬들과 영화인들의 축제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조직위원장 이재명, 집행위원장 정상진)가 다음달 9일부터 16일까지 8일간 고양시 ‘메가박스 백석’ 영화관을 중심으로 개최된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영화제는 2009년 첫 장을 연 이후 전 세계 우수 다큐멘터리 작품을 꾸준히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유망한 작가들을 발굴하며 국내를 넘어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다큐멘터리 영화제로 성장했다.

특히 분단의 비극과 화해의 희망, 그리고 생태적 가치가 공존하는 ‘DMZ’라는 장소적 특성을 배경으로 한 ‘생명, 평화, 소통’이라는 영화제의 비전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만의 독특한 차별성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공식 로고.
올해 새롭게 선보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공식 로고.

작품, 지원, 소통… 영화제의 3박자 

아쉽게도 코로나19 비상 상황이 2년째 지속되며 정상적 개최 여부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지만, 주최측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정면으로 직시하며 영화제의 새로운 역할과 위상을 모색해왔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좋은 작품을 관객들에게 소개한다는 영화제 본연의 역할은 변함없이 유지하되,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플랫폼을 구축해 다양한 접근방식을 제공하는 ‘안전한 영화제’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관객 입장에서는 다양한 작품 소개만을 떠올리지만, 영화인들에게 있어서는 ‘창작 지원’ 역시 가장 중요한 영화제의 역할이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역시 창작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DMZ인더스트리를 통해 유능한 창작자를 발굴하는 등 다큐멘터리 영화인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사업을 이어가며 아시아 다큐멘터리 산업의 주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작가들의 우수한 작품을 해외에 적극 소개하며 우리나라 다큐멘터리 제작현장의 저변을 확대하고, 산업 관계자들의 교류를 지원하는 일 역시 지속하고 있다. 

작품 소개, 창작지원과 더불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주력하는 또 하나의 분야는 다양한 포럼과 관련 프로그램을 통한 다큐멘터리의 사회적 공공성의 확장이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는 영화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올해 영화제에서는 어떤 결실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다채롭게 차려진 다큐멘터리 잔칫상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고양시민들이다. 날카로운 시선과 정직한 카메라로 세계 구석구석을 들여다본 다채로운 작품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진 집행위원장은 “영화제가 개최되는 고양의 관객들에게 가장 먼저 사랑받는 영화제를 만드는 것이 DMZ국제다큐영화제의 목표 중 하나다. 코로나로 답답했던 마음을 털어버리고, 다큐멘터리가 선사하는 재미와 감동을 마음껏 즐기시기 바란다”며 초대 인사를 전했다. 

개막작으로는 제주 4.3에 대한 어머니의 내밀한 기억을 더듬은 양영희 감독의 <수프와 이데올로기>가 선정됐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차려낸 다양한 섹션들을 살펴보면 ▲‘국제경쟁’은 세계 각국의 다큐멘터리 경향과 신작을 소개한다. ▲‘아시아경쟁’에서는 아시아의 최신작과 주목받는 작가들의 신작을 소개한다. ▲‘한국경쟁’은 한국사회 곳곳을 짚어내는 작가들의 치열한 시선을 만나볼 수 있다. ▲‘단편경쟁’은 단편이기에 가능한 다양한 형식적 미학을 즐길 수 있다.

그밖에도 ▲해외 화제작을 소개하는 ‘글로벌비전’ ▲DMZ영화제의 주제의식을 담아낸 ‘한국다큐쇼케이스’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오픈시네마’ ▲십대들의 솔직한 고민과 꿈이 투영된 ‘청소년섹션’ ▲다큐멘터리 영화 담론의 장인 ‘DMZ-POV’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8일 동안 열리는 축제를 통해 다큐멘터리의 매력에 빠져보자.  

■ 고양신문이 고른 추천작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수프와 이데올로기> (양영희, 일본·한국, 118분, 2021/ 개막작) 

2009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일본에 남은 것은 어머니와 딸 뿐이었다. 혼자 사는 노모가 걱정된 딸은 매달 도쿄에서 오사카의 본가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그러한 딸에게 어머니는, 문득 당신이 제주 4.3의 체험자라는 말을 꺼낸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가슴 속 깊은 곳에 묻어둔 기억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다. 절대로 남에게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어머니는 자신이 제주 4.3에 어떻게 관련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달려라 소년> (쑨거팅, 중국, 90분, 2021/ 국제경쟁)
중국에서 가장 추운 지역에 있는 도시 건허에서는 가진 것 없는 십대 소년들이 극한의 환경을 매일 달린다. 체육 학교는 소년들이 가족으로부터 얻지 못했던 것을 제공한다. 바로, 기쁨과 더 나은 삶을 향한 희망이다. 강렬하고 낙관적이며 긍정적인 젊은 정신에 바치는 이 따스한 다큐멘터리는 평범한 인물들과 눈부신 자연 경관 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미싱 타는 누이들> (이혁래, 한국, 109분, 2020/ 한국다큐쇼케이스) 
또래들이 중학교에 다닐 때 그들은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전태일이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분신할 때에도 아침 8시에 출근해 밤 11시까지 일했다. 청계피복노동조합과 노동 교실을 만난 후 그들의 삶은 달라졌다. 정부가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노동 교실을 강제로 폐쇄하자 그들은 서슬 퍼런 공권력에 정면으로 맞섰다. ‘빨갱이’라는 누명과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가 몰랐던 1970년대 평화시장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펠리노폴리스> (이탈리아, 79분, 2020/ 오픈시네마)
영화 스튜디오 치네치타 안에 존재했던 페데리코 펠리니의 세계는 멋진 캐릭터들이 살아 숨쉰다. 펠리니와 협업을 즐겨했던 오스카 수상자들인 리나 베르트뮐러, 다니엘라 페레티, 니콜라 피오바니, 모리지오 밀레노티, 그리고 40년 전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 줄리에타 마시나, 앤서니 퀸이 거장과 함께했던 무대의 백스테이지를 꾸린 페루치오 카스트로누오보가 들려주는 펠리니의 세계.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쏘다> (린투 토마스, 인도, 93분, 2021/ 아시아경쟁) 
남성들이 지배하는 어수선한 뉴스 풍경 속에서, 달리트(인도의 전통 카스트 제도에서 최하 계급에 속하는 사람) 여성들이 운영하는 인도의 유일한 신문이 등장한다. 부장기자 미라와 다른 기자들은 스마트폰으로 무장하고 인도의 가장 큰 이슈의 최전방에 있거나 가정 생활의 내부에 대해 자신들의 시각으로 접근하며, 강함에 대한 의미를 재정립하고 전통을 부수고 있다.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고한벌, 한국, 104분, 2021/ 한국경쟁) 
월악산 아래 있는 덕산초등학교에는 6년 동안 한 반으로 지낸 15명의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은 여느 학교 아이들처럼 수업 시간에 다소곳이 앉아있질 않는다. 학교를 마치면 냇가에 숨겨진 비밀 장소에 모이기도 하고, 감정 조절도 못 하는 어른이 담임이 되었다며 쑥덕쑥덕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교실에 얌전히 앉아있는 아이들을 상상했던 신규교사 윤재는 예상과 다른 아이들의 모습에 당황한다. 아이들의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무엇으로 가득할까.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자타리의 축구선수들> (알리 엘 아라비, 이집트, 73분, 2021/ 글로벌비전) 
마흐무드와 파우지는 요르단 자타리 난민 캠프에서 거주한다. 캠프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자유로 가는 길이라 굳게 믿으며 매일 연습한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아카데미 중 하나인 어스파이어 아카데미에 합류한 두 절친은 함께 훈련을 받고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축구 경기를 펼친다. 결승전이 끝난 후 그들은 시리아의 실향민을 대표하여 사람들에게는 동정이 아닌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백하게 전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후에도 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괴로워하며 자타리에 갇혀 있다.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감추어진 손톱자국: 관동대지진조선인학살기록영화> (오충공, 일본, 58분, 1983/ DMZ POV)
1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1923년의 관동대지진 시기에, 6500명 이상의 한국인은 군과 경철, 그리고 민간인들에 의해 학살당했다. 이 영화는 그 학살의 뒤에 감춰진 역사를 탐구하기 위해 증거와 증언들을 활용한다. 

※ 구체적인 관람 정보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