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사학과 정서원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정서원

[고양신문] 2021년, 고양 가와지볍씨 발굴로부터 30주년이 되는 해이자 제가 고양 가와지볍씨와 만난 지도 어느덧 8년째 되는 해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는 역사에 꽂혀 있었습니다. 역사탐방을 즐겼고 역사와 관련된 기회라면 놓치지 않았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2013년 한반도 벼농사의 기원과 고양 가와지볍씨의 재조명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석학분들의 발제를 한자리에서 듣는 경험은 상당히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작은 볍씨가 한반도의 선사농경문화를 밝힌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세미나가 끝나고 고양 가와지볍씨 발굴의 주역이신 이융조 교수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그 이후로 교수님은 기꺼이 저의 멘토가 되어주셨습니다. 세미나 이후 이렇게 소중한 가치를 지닌 유물을 고양시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고양 역사 펼침 대회에 친구와 함께 참가했습니다. 대회를 마친 후 이융조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일개 초등학생에 불과했던 저의 메일에 길고 자상한 답장을 보내주셨습니다. 또 11월에 고양 가와지볍씨 국제 학술 세미나가 열린다는 것과 농협 쌀 박물관에 고양 가와지볍씨가 전시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시며 앞으로 더 탐구할 방향을 안내해주셨습니다. 

교수님의 초대로 여러 세미나 및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고양 가와지볍씨와 한반도의 농경문화 역사에 대해 배워가며 교수님 같은 고고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작은 볍씨를 소중히 여기셨던 것처럼 교수님은 제 작은 꿈을 존중해주셨고 응원해주셨습니다. 

8년의 세월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고양 가와지볍씨 박물관이 설립되었고, 여러 차례의 월례강좌도 진행되었습니다. 2021년, 고양시를 둘러보며 많은 것이 변했음을 느낍니다. 고양시 이곳저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고양 가와지볍씨의 모습은 새삼스레 제 심장을 뛰게 만듭니다. 

고양가와지볍씨를 통해 얻게 된 꿈을 바탕으로 성균관대학교 사학과에 올해 입학했습니다. 고양가와지볍씨를 비롯한 한국의 선사농경문화를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고양가와지볍씨는 한반도의 농경문화와 그 중심에 있었던 고양시의 과거 모습을 엿보게 하는 소중한 유물입니다. 고양가와지볍씨에 대한 고양시와 시민들의 관심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고양 가와지볍씨 발굴 3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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