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의 밤을 연 북덕북덕 덕양 학부모 책방
28일 저녁 7시 반부터 덕양중학교(교장 이규철) 3층 다목적실에서 ‘시낭송의 밤’이 시작되었다. 17명의 덕양중학교 학부모와 이웃주민들이 모였고 이규철 교장선생님의 진행으로 마음을 열기 위한 담소를 나누며 시작된 이 날 ‘시낭송의 밤’은 우리에게 익숙한 시낭송과는 다른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한지에 쓰여진 시를 각자 선택하고 읽어본 후 왜 이 시를 선택했는지, 이 시가 나에게 왜 왔다고 생각하는지, 가장 마음에 와닿은 시어가 무엇인지를 서로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김태훈씨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부르며 이 곳에 모인 초보 시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성이씨의 잔잔한 피아노 반주를 들으며 시인들은 시를 낭송했고, 진윤영씨와 아들 조재현 학생의 플릇과 클라리넷 연주, 서정초등학교 구경순 교장선생님의 플릇 연주가 이어졌다. 삼삼오오 모여 좀더 깊이 있게 자신이 선택한 시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케이티 스티븐슨 워스의 ‘나는 당신보다 나은 사람이’, 데이비드 화이트의 ‘충분하다’, 라이너 쿤체의 ‘뒤처진 새’ 등 18편의 시를 읽었다.
참석한 이들은 “시가 나에게 온 줄도 몰랐는데 시를 읽으며 갬성 충만한 중년의 가을을 맞게 되었다.”, “마스크 덕분에 시를 들으며 보이지 않게 눈물을 흘렸다”, “나를 못 찾을 만큼 지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오늘 이 몇 시간 덕분에 너무나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서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 “학부모로서 덕양중학교라는 공동체에 있게 된 것이 나와 아이 모두에게 행운이었다”, “아이들이 환대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학부모인 내가 이 곳에서 환대를 받으며 사람이 된 듯한 느낌”, “뭔 시낭송? 이라는 생각을 했다가 시도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든 날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함께 만나지 못했다가 이렇게 시를 통해 만나고 감동받으며 함께 함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등등 시낭송의 밤을 함께 한 이들의 소감은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시를 통해 추억과 감성이 살아나는 멋진 10월의 밤처럼 특별한 밤이었다.
이규철 교장은 “학부모 스스로 함께 무엇인가를 만들어 가는 경험을 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혁신학교의 철학”이라며 “2년 만에 처음, 오프라인으로 학부모, 마을주민, 찐 이웃 서정초 교장샘이 시를 매개로 덕양중에서 만났는데 모두들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신 것 같아 앞으로 1인 1시 낭송의 경험을 한다는 약속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