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카페에서 ‘인생 커피’ 만난 이후 
커피에 대한 변치 않는 애정과 고집
“가장 좋은 커피를 가장 낮은 가격에” 

[고양신문]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맛 좋은 커피 한잔은 생활 속의 작은 행복이다. 일산서구 가좌동 송포로에 위치한 ‘카페신조(대표 김동환)’에서는 커피 장인이 만드는 특별한 커피 맛을 음미할 수 있다. 김동환 대표의 커피 사랑은 오래전 통영에서 우연히 마신 커피 한잔에서 시작됐다. 작은 카페에서 마신 커피 한 잔이 그의 인생 커피였다. 바닷가에서 아내와 함께 마시던 커피는 사랑으로 다가왔고, 이를 계기로 관련된 많은 책들을 섭렵하면서 커피 공부를 했다.

최상급 스페셜 원두 사용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김 대표는 은퇴 후를 고민하다가 “커피 공부를 많이 했으니 카페를 해보라”는 부인의 권유로 10년 전 파주 운정에서 카페를 오픈해 운영하다가 3년 전 이곳으로 이전했다. 100평 규모의 2층 매장은 천정이 높고 좌석 배치가 널찍해서 여유롭다. 통창으로 보이는 전면은 시야가 뚫려 있어 시원스럽다. 입구 쪽에는 쿠바 화가 데니스 델가도 아레만이 아바나의 주요 명소를 그린 풍경화와 추상화를 전시, 판매 중이다. 

김 대표는 “손님들에게 정말 좋은 커피를 제공해야 된다. 가장 좋은 커피를 가장 낮은 가격에 서비스할 수 있으면 커피쟁이로서 행복하다. 영리만을 위한 것은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일”이라며 자신의 카페 운영 철학을 밝혔다.

커피신조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예멘 모카, 파나마, 과테말라 등의 최상품 원두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세계 상위 7%의 스페셜티 커피만을 취급한다. “커피에서 나는 신맛은 레몬이 아닌 오렌지처럼 맛있는 신맛”이라는 설명이다. 이렇게 고가의 원두를 사용하지만 가격은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다. 전문가나 커피를 잘 아는 사람들은 품질을 알아본다. 

쿠바 커피만의 고유한 풍미 

이곳만의 특별한 점은 쿠바커피전문점이라는 것이다. 쿠바는 우리나라와 직교역이 되지 않아  전국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다. 4년 전에는 헤밍웨이와 체 게바라가 좋아했던 최상품의 커피인 ‘크리스탈 마운틴’을 수입한 적도 있다. 지금 이곳에서는 쿠바의 모닝커피이자 쿠바의 5성급 호텔에서 판매되는 ‘세라노’ 커피를 판매 중이다. 

일반적으로 쿠바 커피는 진하면서 알싸하고 달콤하다고 말하지만,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고유의 풍미가 있다. 그 맛이 어떻다고 특정할 수 없다는 김 대표는 “그냥 쿠바 맛이 난다”고 표현한다. 그것만의 독특한 맛이 있다는 해석으로 받아들여진다. 
“커피는 본능의 맛이 아니라 문명의 맛이라고 하지요. 우리는 쓴맛을 본능적으로 거부하지만, 그 내부에 달달한 맛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커피는 삶의 맛이기도 합니다.”

신선한 로스팅, 건강한 유기농빵

로스팅은 1층 공간에서 김 대표가 직접 한다. 가장 맛있는 커피는 로스팅 후 3일에서 7일이기 때문에 날짜가 지난 것은 모두 폐기 처분한다. 커피도 음식이므로 원두를 태울 정도로 강하게 로스팅하지 않아야 한다. 용량이 작은 기계를 사용하는 이유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카페의 본질은 커피를 파는 곳으로, 맛을 우선시해야 질도 높아지고 문화도 발전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대형화 바람이 불고 있고, 사진찍기 좋은 곳, 베이커리를 파는 곳으로 변질되고 있지요. 커피 전문점은 점점 생존이 힘든 상황이에요. 시대의 흐름 때문에 저희도 브런치 메뉴를 추가했지만, ‘내가 먹을 것을 만든다’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의 부인이 직접 만드는 유기농빵과 디저트류는 겉모습 대신, 질과 맛을 강조하고 있다. 합성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기 때문에 건강한 맛이라고 자부한다. 이곳의 인기 메뉴인 당근 케이크는 진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케이크 윗쪽에 시나몬가루를 뿌려 더욱 더 풍미가 살아난다. 커피 외에 수제청으로 만든 차와 에이드가 있고, 찬바람 부는 날씨에 어울리는 고소한 맛의 밤라떼도 있다.

배우면 더 즐거운 커피 문화 

카페 안쪽 강의실에서는 김 대표가 핸드드립 교육을 한다. 무료이지만 고가의 수강료를 내는 곳보다 교육 수준이 더 높다고 자신한다. 핸드드립을 제대로 내리는 법과 좋은 커피를 선별하는 법, 맛있는 커피를 즐기는 법 등을 가르쳐 준다. 그동안 500명 정도가 그에게 배웠다. 수강생들은 “강의를 통해 안목이 높아진 덕분에 진정한 커피의 맛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고양시 평생학습카페 중 한 곳인 이곳은 이달 13일(월요일) 오전 10시에 ‘쿠바와 쿠바 커피’라는 주제로 무료 교육을 진행한다. 

카페신조라는 상호는 그가 커피를 대하는 자세와 정신을 알고 있는 사위가 제안했다고 한다. 맛에 대한 그의 고집과 철학, 그리고 자부심을 의미한다. 최선을 다해 만든 덕분에 재방문율이 높고, 홍보를 하지 않는데도 입소문으로 오는 이들이 많다. 진정한 커피쟁이가 내려주는 커피가 그리울 때 찾기 좋은 곳이다. 

주소 : 고양시 일산서구 송포로 261
문의 : 010-4001-07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