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연령대 즐겨 찾는 트랜디한 만화방
만화 웹툰 그래픽노블 등 다양하게 비치 
미야자키 하야오 추천 도서 특별 컬렉션  
“만화 보며 라면 먹고… 하루가 짧아요” 

[고양신문] 만화방이 진화하고 있다. 어둡고 폐쇄적이라는 느낌이 많았던 만화 가게 분위기가 밝아지더니, 아이들이나 여성들도 즐겨 찾는 세련된 공간으로 변모했다. 2년 전 스타필드 고양점 4층에 개점한 ‘책으로 가는 문(대표 송영주)’은 온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만화 & 북카페이다. 이곳은 커다란 아치형 창문으로 외부를 꾸며, 주변을 지나가다가 내부를 들여다보고 싶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곳이다. 

카페는 80평 규모의 1층과 다락방 형태의 2층을 합쳐 총 80석을 갖췄다. 1인실, 4인실, 다인실 등 각 공간은 오픈되어 있으면서도 독립적이다. 책장과 계단 사이 사이에 숨바꼭질을 할 때 들어가는 비밀스러운 공간들이 많아 흥미롭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좌석 곳곳에 푹신한 쿠션감이 있는 빈백들이 있어 누워 있기에 편하다. 높은 천정과 초록 식물들은 안락함과 쾌적함을 더한다. 

타원형 계단의 위쪽에 있는 2층 다락방은 오두막처럼 아늑하다. 어린이들은 자신들만의 아지트에 온 것처럼 옹기종기 모여 책을 읽고 인형놀이를 한다. 아기자기한 공간은 동심뿐만 아니라 어른들 마음까지 자극한다. 애초에는 20대를 겨냥해서 젊은 감각의 인테리어로 꾸몄는데, 지금은 남녀노소 모두가 찾는 곳이 됐다고 한다. 매장 밖 맞은편에는 국내 일러스트 작가들의 작품으로 만든 노트, 엽서, 스티커, 포스터 등 아트상품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책은 웹툰 5000권, 소설 5000권, 만화책 2만 권을 갖췄다. 서가에는 마블 코믹스, 그래픽 노블, 어린이 학습만화, 유아 도서들이 골고루 비치돼 있다. 매장 바로 안쪽에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에세이집 『책으로 가는 문』과 그가 추천한 책 50권이 있다. 최근 넷플릭스와 TV 채널에서 인기를 얻은 <귀멸의 칼>, <나빌레라>, <유미의 세포> 등 웹툰 원작을 볼 수 있다. 책은 계속해서 채워나갈 예정이어서 서가의 일부는 느슨하게 비워 놨다. 

이곳을 직영하고 있는 ‘씨유에스티(CUST)’는 독특한 콘텐츠를 기획하는 회사다. 브랜드 네이밍에서부터 공간 디자인, 소프트웨어 일체를 직접 개발해서 세팅하고 운영한다. 스타필드에는 ‘책으로 가는 문’, 롯데몰 수지점에는 ‘놀멘서가’, 애경백화점에는 ‘그린북’이라는 이름으로 수도권 4곳에서 만화 &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주은 점장은 “본사 직원들이 모두 만화책을 좋아해서 신나게 일을 했다”면서, “상호인 ‘책으로 가는 문’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청소년들에게 책을 권하는 에세이집 제목에서 따왔다.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시간제 요금으로 운영되는데, 1시간권부터 종일권까지 있다. 36개월 이하의 유아는 요금을 받지 않으며, 유모차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권을 구입하면 커피, 전통차, 스무디 등 음료가 한 잔씩 제공된다. 라면, 떡볶이, 볶음밥 등 만화방 하면 떠오르는 먹거리들도 판매한다. 이 점장은 “커피는 신선하고 바디감이 묵직한 원두를 사용하고, 장비와 매장 청결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간 서적들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매월 새로운 콘텐츠가 늘어납니다. 이곳을 매달 재방문할 이유가 있는 셈이죠. 얼마 전에는 ‘슬램덩크’를 초등생들이 찾더라고요. 아빠가 열광했던 만화를 아이들도 읽는 것을 보면서, 문화란 세대를 이어서 공유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도서관보다 좀 더 자유로운 공간에서, 각자의 취향에 맞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면 북클럽 모임과 북콘서트, 작가 싸인회 등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잔잔한 재즈 음악이 흐르는 곳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책을 볼 수 있는 이곳은 사랑받는 동네 공간으로 변모할 것 같다.

주소 : 고양시 덕양구 고양대로 1955 고양스타필드 4층
문의 : 031-5173-4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