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 유치뿐만 아니라 기존 산업 고부가가치화 필요"
국책연구기관, 교육연구원장 경험
특례시 걸맞은 싱크탱크로 도약
미래산업 유치뿐만 아니라
기존 산업 고부가가치화 필요
지자체 차원 적극 재정운영해야
[고양신문] 특례시 원년인 2022년, 고양시 정책 싱크탱크인 고양시정연구원의 새로운 수장으로 정원호 전 경기도교육원장이 취임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석사, 독일 브레멘대학교 박사학위를 받은 정원호 신임 원장은 과거 산업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국책연구원에서 활동해온 노동경제분야 전문가다. 특히 2013년 경기도교육연구원 초대원장으로 취임해 2년간 연구원을 이끌었으며 최근까지는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맡아 기본소득을 주제로 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문촌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고양시민이기도 하다.
정원호 원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고양시 경제 활성화와 자족도시 도약을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며 아울러 “시 정책뿐만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연구주제를 발굴하고 소통하는 연구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0일 일산서구 빛마루 방송지원센터 내 고양시정연구원 사무실에서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취임 한 달이 지났다. 취임소감을 말한다면.
과거 고양군 시절부터 원당, 행신 등에 거주하며 고양시와 인연을 맺어왔는데 막상 고양에서 일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기대가 크다. 민선7기 기간 동안 고양시에 많은 성과들이 있었고 실제로 이곳에 오고 난 뒤 자료들을 검토해보니 도시의 미래가 상당히 희망적인 것 같아 벅찬 마음이 든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엄청난 사업들을 시정연구원장으로서 어떻게 뒷받침할 수 있을지 책임감도 많이 느끼고 있다.
▍ 고양시정연구원장으로 어떻게 오게 됐는지.
공고문을 보고 내가 사는 동네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 과거 한국개발연구원 등 굵직한 국책연구기관에서 일했었고 경기도교육연구원 초대원장을 지낸 경험도 있어 심사에서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 이재준 시장과는 과거 교육원 원장 당시 간접적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인연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올해 특례시 지정으로 시정연구원의 역할도 함께 높아지게 됐다. 연구원 운영방향을 어떻게 가져갈 예정인지.
설립 6년째를 맞이했지만 아직 국책연구원은 물론이고 광역단위 연구원에 비해서도 체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테면 각 연구주제마다 연구비가 천편일률적으로 책정된 문제라든지 연구과제에 외부전문가의 참여를 막아놓은 문제 등이다. 그래서 체계를 제대로 잡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본다. 그리고 연구원 자체 발굴 연구주제 선정과 관련해 단순히 연구자 개인의 관심사뿐만 아니라 지역 시민사회와도 소통을 통해 적절한 주제를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내년 연구과제선정을 앞두고 시민대토론회 등을 열 생각이다. 아울러 연구자 개인역량을 높이기 위해 연구년 도입 등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처우개선 문제인데 특히 비정규직 신분인 위촉연구원들의 경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어 개선할 예정이다.
▍자족기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일산테크노벨리 등 신규 산업단지들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와 관련해 고양시 미래먹거리에 대한 방향을 찾는다면.
현재 일산테크노밸리나 방송영상밸리 같은 경우는 각각 바이오메디컬과 미디어콘텐츠 산업이라는 큰 방향이 잡혀있기 때문에 앞으로 창릉자족용지 내실화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 당장은 LH에서 담당하고 있긴 하지만 결국 고양시 미래먹거리를 책임지는 곳인 만큼 연구원에서 계속 의견을 내고 개입할 생각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미래청사진만 화려하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실제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본다.
또 하나는 현재 기업유치 등 모든 관심사가 미래 산업으로만 쏠려있는데 현재 고양시에 있는 산업들을 육성하는 방안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통계를 보면 지역 내 제조업이 12%에 불과할 정도로 산업기반이 미약한 실정이다. 이를 그냥 방치하게 되면 향후 새로운 기업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기존산업과의 양극화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 때문에 기존 산업체들에 대한 현대화, 고부가 가치화 정책이 동반되어야 할 것 같다.
▍코로나 이후 고양시 또한 고용타격 및 실업률 증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 어떤 정책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흔히 기업유치를 통한 재원확보와 이를 통한 일자리, 복지분야 재분배 정책이 대안으로 이야기되지만 그보다 있는 돈을 제대로 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고양시의 경우 매년 순세계잉여금을 통해 형성된 통합 재정안정화기금이 작년 6월 기준 324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유사시를 대비한 기금이라고 하지만 필요한 곳에 쓰지 않고 계속 축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 돈을 적극 활용해서 지자체가 고용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 신자유주의를 경험했던 국가들도 최근 금융위기와 코로나를 겪으며 적극적 재정운영으로 바뀌는 추세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연구원이라고 해서 책만 보고 연구하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며 시민들도 연구원에 많이 제안했으면 좋겠다. 그런 제안들을 받아서 좋은 연구주제를 발굴하기도 하고 또한 시민들이 직접 연구에 참여할 수 있게 활용할 계획이다. 아무쪼록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