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 도로교통연구본부 백남철 연구위원

[고양신문] 최근 고양⋅용인⋅수원⋅창원이 특례시로 출범했다. 지금까지 한국은 서울만의 도시 개조가 두드러졌다. 서울 이외 지방 도시의 사회 인프라 투자는 매우 미흡하다. 수도권 일극 중심은 부동산만이 아니라 국가전반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특례시 출범에 맞춰 도시 경쟁력 강화 모델 하나쯤 제시되어야 한다. 이에 필자가 30여 년간 일해 온 도로교통체계 분야에서 지방 대도시, 특례시까지 전국적으로 파급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해 국가 경쟁력향상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자 한다.

특례시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시 대개조 모델의 출발점은 어디일까? 그것은 교통이라고 본다. 교통체계가 도시경제와 산업 파급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고양⋅용인⋅수원⋅창원이 모두 도시고속도로에 인접해 있지만, 도시고속도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교통편익을 정산해 보면 특례시는 주변 대도시에 도시의 경쟁력을 빨대효과 당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특례시에는 어떠한 도로 공간을 필요로 하는가? 먼저, 대도시의 야수적 폭력성에 지배되지 않는 도로공간이 필요하다. 둘째, 포스트코로나시대의 공간적 과제를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도로의 접근성을 향상하고, 비대면시대.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쾌적한 공원 같은 넓은 복합교통환승센터를 만들어야 한다. 권불십년이요 공간백년이라고 했다. 먼 훗날 태어날 손자손녀들을 위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도시 교통문제를 실마리는 도시고속도로와 인접도로의 상습 정체문제 해결에 달려있다고 본다. 대도시로부터 들어오는 많은 차량을 걸러내는 장치를 도시고속도로에 만들어야 한다. 즉, 특례시의 도시내에 있는 고속버스/시외버스 터미널/간선버스 정류장에 접근하는 교통으로 인한 교통정체, 교통환경 문제 해결을 해결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이미, 선진 대도시들은 도심 내 고속버스 터미널/간선버스 정류장 등을 도시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도시의 교통체계의 새 판을 짜고 있다.

이에 필자는 도시 고속도로와 버스터미널 및 간선버스 정류장이라는 주요 기반시설을 전면 재검토하고 입지 혁신을 제안하고자 한다. 동시에 특례시의 도시 생활권을 단절해 왔던 도시고속도로를 지하화 함으로써 도로를 입체적으로 재생하면서 좁은 도시의 토지이용 숨통을 열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기존 고속버스(시외버스)터미널 및 간선버스 정류장을 도시고속도로 위로 이전하는 것을 제안한다. 기존 도시고속도로 지하화를 연계해 고속도로위로 터미널을 이전하면, 도시권역을 하나로 아우르는 도시 신성장 축을 형성할 수 있다. 도심부 고속터미널 용지는 일부 승하차 기능만을 남겨두고 복합용도개발을 통해 청년사회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이 때, 도시고속도로위에는 특례시의 지선버스, 지선택시, 스마트모빌리티와 연계되는 복합환승을 겸한 휴게공원을 설치한다. 기존 고속도로 휴게소를 터미널로 활용할 수도 있다.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27개 고속도로에 200여개 휴게소가 있다. 이를 고속버스터미널 및 복합환승센터로 활용하면, 특례시에서 전국으로 빠르게 접근하는 항만이 하나 생기는 것이다. 이 때, 고속버스터미널과 도시지역 연결되는 접근 도로 신설과 확장, 교통신호 개선 및 지능형교통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또한, '스마트 톨링시스템(자동요금징수)'을 도입해 불필요한 톨게이트 면적을 축소하고, 자율주행셔틀 등이 보다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지상공간을 제공해 4차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생활권 교통을 보다 쾌적하게 할 수 있다. 새로윈 버티포트설치가 가능한 공간이 생기므로 UAM 도입 등 신기술 도입이 보다 원활할 수 있다. 신기술 도입을 빨리하는 도시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

이를 통해 먼저, 도시 생활교통을 혁신할 수 있다. 고속도로 완충녹지 공간과 고속도로 입체화후 상부에는 ‘공유형 스마트모빌리티 전용 도로’ 등을 설치해 지역 주민의 이동성 향상의 새로운 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생활권 단절을 해소할 수 있다. 도시고속도로가 지하로 들어가고 차량이 사라진 도로 위에는 대규모 복합환승주차장을 분산 설치하면 주차장부족도 해소하고 전기차 활성화지원도 이룰 수 있다. 고속도로가 지하로 들어가면서 불필요해진 IC용지를 개발해 도시의 새로운 경제성장 축을 형성하게 된다. 도시고속도로 지하화 비용은 지상부 개발로 충당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물류가 효율적인 도시를 건설할 수 있다. 대도시 고속도로 구간을 지하화하는 것과 동시에 현재의 도시부 인터체인지(IC)에는 물류 센터를 구축한다.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친환경 일자리를 창출한다.

나아가, 고속도로 터미널 이전은 탄소중립 도시에 기여할 수 있다. 초기 계획부터 탄소배출감소 인정받도록 운영시스템을 설계해 탄소배출권 거래에 등록할 수 있다. 도시 유휴 공간의 효율적 활용과 기존 터미널 잔여 용지에 다양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 형성이 가능할 것이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