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트일산복지타운, 지역사회유관기관에 비누나눔

홀트 생활인들이 직접 만든 수제비누
감사 쪽지와 함께 이웃들에게 전달
자립생활 준비하며 지역사회 접촉 경험 

[사진제공=홀트일산복지타운]
[사진제공=홀트일산복지타운]

[고양신문] 석미수(가명, 38세)씨와 김요한(가명, 63세)씨는 “나누니까 너무 좋아요!”라면서 행복해한다. 
두 분은 수십 년 전 행정기관을 통해 무연고 상태로 발견되어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생활하시는 발달장애인이다. 김요한씨는 자전거를 타고 탄현동 일대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투어하는 것을 즐겨하고 석미수씨는 지역마트를 돌아다니면서 맛있는 음식을 사서 드시는 것을 행복해하는 탄현동주민이기도하다.

2022년 3월 11일 오전 일찍부터 두 분은 분주하다. 자르고 접고 ‘감사합니다’라고 도화지에 색연필로 큼직하게 쓴다. 그 글과 함께 상자 안을 보니 비누가 여러 개 있다. 정성스럽게 놓인 비누들은 타운 문화의 날에 두 분이 직접 제작한 천연 비누다. 

2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모든 생활의 멈춤이 필요하면서 우울감, 무기력함 등 다양한 증상들, 특히 발달장애인에게 자주 보이는 상동행동은 더욱 늘어났고 돌봄을 하는 지원자들에게도 무척 힘든 시기였다. 몇 달만 잘 버티면 끝날 것 같은 전염병은 해가 바뀌어도 오히려 점점 위협적으로 다가왔고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를 쉬이 받아들이는 것은 지원자나 당사자 모두에게 어려웠다. 특히 김요한씨는 지역사회에 나가서 살아볼 결심을 하고 준비 중에 있었는데 코로나사태로 인해 그 시기가 늦춰지게 되었다. 그로 인한 막막함과 기다림은 당사자에게 무엇으로도 위로가 되기 어려웠다. 

[사진제공=홀트일산복지타운]
[사진제공=홀트일산복지타운]

이런 이용인분들을 위해 홀트일산복지타운은 매월 문화의 날을 개최하여 그 전에 지역사회에 나가서 즐겼던 문화 시설물을 잠시 시설 안으로 들고 와 문화의 혜택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였다. ‘찾아가는 영화관’, ‘꼼지락 놀이터(놀이공원)’, ’숲에서 힐링하는 캠프‘, ’썸머캠프(물놀이)‘ 등 매월 그 달에 어울리는 주제로 이용인분들에게 문화여가활동을 제공했다.

이번 달 문화의 날에는 ’코로나극복 비누만들기‘로 우리 이웃들과 함께 코로나를 함께 이겨보자라는 주제로 활동이 진행되었다. 석미수씨와 김요한씨도 그 동안 만나고 싶고 고마웠던 분들의 얼굴을 기억하며 그에 어울리는 천연분말을 골라 만들어보았다. 천연분말 색깔에 따라 핑크빛, 초록빛, 남빛의 비누가 만들어질 때마다 누구에게 줄지가 더 확연해진다.

형형색색의 비누를 들고 처음 방문한 곳은 경찰서다. 이용인 분들이 밖에 나가셨다가 길을 잃거나 혹은 필요한 도움이 있을 때마다 생각나는 경찰분들을 찾아 뵙고 고마움을 전달하고 싶다는 석미수씨, 겨울동안 원내 소방의 안전 등으로 인해 자주 방문해준 소방대원분들을 찾아가겠다는 김요한씨, 두 분 모두 보고 싶고 찾아가서 인사하고 싶다는 이웃들을 만났다. 

[사진제공=홀트일산복지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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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두 분이 찾아간 곳은 시설 근처에 있는 GS25편의점이다. 갑작스럽게 찾아와 물건을 계산하거나 돈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해도 당황하지 않으시고 도움을 주신 제일 감사한 이웃이라고 말한다. 마침 찾아간 날 사장님도 계셔서 두 분이 정성스럽게 만든 비누를 자랑도 하고 비누의 향도 맡아보시라고 권한다. 사장님도 고맙다면서 악수로 화답하시며 앞으로 더 잘 지내보자며 서로 인사를 나눴다. 

“함께 살고 싶어요”라는 소망을 밝힌 김요한씨는 63세가 되어 올해 타운 주소지가 아닌, 나만의 주소지로 자립해보려고 한다. 지역 여느 사람처럼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이렇게 자주 어울리는 사람들과의 관계소통이 다양해지고 풍성해지다 보면 평범해지고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 기대해보며 오늘도 탄현로 이웃주민으로 고양시 여기저기를 자연스럽게 다녀본다.

[사진제공=홀트일산복지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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