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문 연 한강방문자센터 & 신평 예술인창작소

한강변 군막사, 문화·관광시설 변신
과거 철책경계 장병 숙소 리모델링
시민들과 만나는 다양한 활용 기대

[고양신문] 한강변 철책 경계 장병들의 생활공간으로 사용됐던 군막사 2곳이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관광거점공간과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행주대교 하단 행주군막사는 한강방문자센터로 변신했고, 자유로 하단 신평군막사 역시 예술인 창작소라는 새로운 간판을 내걸었다. 아울러 두 곳을 연결하는 한강변 순찰로 개방구간의 경계초소 역시 자전거 라이더와 도보여행자를 위한 쉼터와 전망대로 산뜻하게 새단장을 했다.

한강 고양시 구간의 군사시설 변신작업은 2019년부터 시작된 한강하구 생태·역사 관광벨트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름 그대로 한강하구의 생태자원(장항습지·대덕생태공원)과 역사자원(행주산성·행주나루·행주서원)을 하나의 관광벨트로 엮어내는 사업이다. 여기에 접경지역의 산물인 군사시설(철책·군막사·초소)평화자원이라는 테마로 활용한다는 아이템이 보태졌다. 고양시는 31일 개소식을 열고 한강방문자센터와 예술인창작소의 내부를 공개했다.

신평군막사를 리모델링한 고양예술인창작소 준공식이 31일 열렸다. 
신평군막사를 리모델링한 고양예술인창작소 준공식이 31일 열렸다. 

한강이 보이는 옥상 쉼터·카페
한강방문자센터

행주군막사의 새로운 이름인 한강방문자센터는 애초 군사시설이었던 특징을 보여주듯 행주대교 진입로와 행주산성로 진입로 사이에 숨은 듯 자리하고 있다. 연면적 170평의 3층 건물로, 고양시 한강변에 산재한 군사시설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조성을 마친 한강평화공원에 차를 세우고 행주산성로를 따라 올라가니 외벽 밀리터리패턴을 고스란히 살린 산뜻한 건물이 방문자를 반긴다. 마당에는 쉼터를 겸한 정원이 만들어져 있고,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됐다. 군막사 시절에는 없었을, 투명 유리 엘리베이터도 옥상까지 이어져 있다.

한강방문자센터 마당에 설치된 행주군막사 스토리보드.
한강방문자센터 마당에 설치된 행주군막사 스토리보드.

마당에는 행주군막사 이야기를 소개하는 스토리보드가 세워졌다. 과거 한강하구로 침투하는 무장공비들을 막기 위해 군인들이 이 건물에 거주하며 경계작전을 펼쳤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남겨둔 것이다. 바로 옆에는 군 초소로 사용하던 시절의 사진과 함께 1992년에 제작한 준공기념 머릿돌을 고스란히 보존해놓았다. 머릿돌에는 ‘1990년 한강 대홍수시 필승부대 경계병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제방붕괴를 조기 발견함으로써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면서 이 역사적 현장에 조국의 심장부를 지키는 건물을 세운다고 적어놓았다. 무척 흥미로운 건물의 탄생비화가 아닐 수 없다.

한강방문자센터 2층 휴게라운지.
한강방문자센터 2층 휴게라운지.

내 공간은 아직 미완이었다. 공사 마감은 깔끔하게 됐지만, 아직 집기도 들어오지 않았고, 공간의 용도를 짐작할 수 있는 인테리어도 시작되지 않았다. 사업 주체인 관광과에서 제공한 자료를 보니 1층에는 관광홍보 안내홀과 사무실 2층에는 휴게라운지, 다목적실, 관리사무실 3층은 카페와 옥상 쉼터로 꾸며질 예정이라고 한다.

3층 옥상쉼터에 올라서니 행주대교와 한강평화공원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좀 더 멀리 눈길을 들면 인천 계양산과 김포대교도 조망된다. 다만 센터와 한강공원 사이의 사유지에 여러 개의 낡은 콘테이너박스가 방치되어있어 상쾌한 전망을 방해한다.

행주대교 진입로로 바로 연결되는 통로도 뚫려있고, 햇빛을 즐길 수 있는 자리와 그늘 자리가 적절히 배치됐다. 본격 개장을 하면 3층 카페와 옥상이 방문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 될 것 같다.

한강이 조망되는 방문자센터 3층 옥상 쉼터.
한강이 조망되는 방문자센터 3층 옥상 쉼터.

긋한 이 순간 동작 그만’ 
신평 예술인창작소

행주군막사에서 군 순찰로를 따라 한강 하류로 3.6km를 가면 나타나는 신평군막사 역시 자유로 법면 하부에 은신하듯 자리하고 있다. 현재 행주대교에서 이곳까지의 순찰로는 평화누리길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로 개방되어 있다. 한강을 바라보며 달려온 라이더들이 과거 군 장병들만 이동할 수 있었던 하부통로를 통과해 자유로를 건너오고 있다.

오랜 세월 담장 안에 숨어있던 행주군막사는 아담하고 세련된 예술인창작소로 변신했다. 125평 단층 건물인 이곳은 과거 군 장병들이 생활했던 내무반의 구조를 살려 여러 개의 창작공간을 배치했고, 메인 홀은 탁 트인 커뮤니티 라운지로 꾸밀 예정이다.
 

신평 예술인창작소 마당. 
신평 예술인창작소 마당. 

평 예술인창작소 마당에도 건물의 역사를 말해주는 스토리보드가 서 있고, 내무반과 식당 모습 등을 보여주는 사진도 담아놓았다. 앞마당에는 곡선의 미를 살린 기다란 나무 테이블과여러 개의 의자가 배치돼 오가는 이들 누구나 느긋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옥상으로 올라가면 신평 들녘의 농경지 풍경이 조망된다.

31일 열린 개소식에서 이재준 고양시장은 군 당국으로부터 넘겨받은 한강하구 군사시설의 활용에 대해 오랜 고민과 논의를 거쳐 군시설의 원형을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가치와 접목한 시설을 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강 하구의 아름다운 생태, 분단을 넘어서는 평화를 향한 소망, 그리고 예술적 감성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활용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신평 예술인창작소 메인홀 라운지. 
신평 예술인창작소 메인홀 라운지. 

강방문자센터와 신평 예술인창작소의 향후 활용방안은 아직 개요만 제시된 상태다. 한강방문자센터는 생태하천과에서 방문자 쉼터로 운영하며, 고양시 한강구간을 관리하는 관리사무실 기능도 아우를 예정이다. 신평 예술인창작소는 문화예술과가 운영을 담당하고, 예술인 창작공간과 방문자 쉼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두 건물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주변 경관 정비, 주차공간 확보, 접근성 개선 등 보완해야 할 과제들도 눈에 띈다.

개소식에 참석한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는 관 주도로만 운영하지 말고, 시민들이 기획하고 참여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신평군막사 스토리보드.
신평군막사 스토리보드.
신평 예술인창작소 마당의 야외 테이블. 
신평 예술인창작소 마당의 야외 테이블. 
신평군막사를 새단장해 탄생한 예술인창작소 모습. 
신평군막사를 새단장해 탄생한 예술인창작소 모습. 
신평 예술인창작소 개소식 기념식수.
신평 예술인창작소 개소식 기념식수.
라이더와 도보여행자들의 쉼터로 리모델링한 군 순찰로 개방구간의 초소.
라이더와 도보여행자들의 쉼터로 리모델링한 군 순찰로 개방구간의 초소.
행주대교와 상부와 직접 연결되는 한강방문자센터 3층 출입구.
행주대교와 상부와 직접 연결되는 한강방문자센터 3층 출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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