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이동환 고양시장 당선인.
▲ 국민의힘 이동환 고양시장 당선인.

“당대표간 대화 시도조차 없어”
9대 시의회 꾸려지기도 전에 
국힘 vs 민주, ‘강대 강’ 대치 


[고양신문] 국민의힘 이동환 고양시장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출범이 관련 조례가 제정되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오는 13일 조례 제정을 위한 의원들의 본회의 출석이 과반을 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달 말까지 활동하게 되는 제8대 고양시의회는 13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소집해 관련 조례를 제정하려 하고 있지만 성원 미달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제9대 시의회가 7월 개원도 하기 전에 양당이 강대 강으로 맞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논란의 시작은 시 집행부가 선거일(6월1일) 전에 관련 조례안을 의회로 넘기지 않으면서 시작됐는데, 조례 제정을 미룬 이유가 시장후보로 나선 현직 자치단체장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 관계자는 “부서 입장에선 현직 이재준 시장이 선거에 승리하면 인수위가 구성되지 않기 때문에 필요치 않은 조례를 미리 만드는 셈이 되고, 조례를 만드는 행위 자체가 현 시장의 재선을 바라지 않고 있다는 태도로 읽히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집행부는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고 나서야 부랴부랴 시의회 사무국에 조례안을 넘겨 조례 제정을 위한 의회 일정(본회의) 요청했다.

이번 선거로 3선에 성공한 민주당 김운남 시의원은 “국민의힘 측이 필요 이상의 비난 공세를 펼치며 현 민주당 시의원들을 자극하고 있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민주당 탓만 해서는 조례 제정에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운남 시의원과의 일문일답. 

 

▲ 이번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김운남 고양시의원.
▲ 이번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김운남 고양시의원.

❙ 이번 지방선거에 특별히 인수위 조례가 필요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올해 1월 시행된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근거한다. 그 전에는 관련 상위법이 없었다. 인수위 지원을 위한 근거가 생겼으니 조례를 통해 각 지자체에서 인력·예산지원 등을 명시한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 


❙ 그럼 빨리 만들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당연히 그렇다. ‘어느 정당이 이겼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느 당선인이라 하더라도 시정 공백이 생기지 않게끔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시 집행부가 현 시장의 눈치를 보며 조례 제정을 미룬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 그럼에도 민주당 시의원들이 조례 제정에 소극적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불필요한 정쟁을 생산해 내면서 민주당 내에 감정이 상한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협치를 통한 시정 준비보다는 집행부의 실수를 기회로 삼아 민주당 전체를 비난하는 것이 정치공학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계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실제로 국민의힘 현역 시의원들은 현재까지도 인수위 조례 제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의 정치적 공세가 불합리하다고 느낀 우리 의원들 중에는 13일 본회의 참석을 안 하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 국민의힘 의원들이 조례 제정에 미온적이었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이번 조례는 현재 국민의힘 쪽에서 필요한 조례다. 그런데 조례 제정을 위해 본회의 일정을 조율하거나 하는 등의 요청을 지금껏 전혀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먼저 제안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민주당 3선 의원으로서 대화창구를 열어두고 기다리고 있었음에도 그 어떤 제안이나 요청도 받지 못했다. 통상 이런 경우엔 의장단과 각당 대표가 사전에 만나 합의를 한 후 본회의장에서는 잡음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다. 

 

▲ 고양시의회.
▲ 고양시의회.

❙ 본회의 소집 날짜가 이틀 후인 13일로 잡혔다.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나.

현재 의장 권한을 쥐고 있는 국민의힘이 의사일정을 이런식으로 일방적으로 공지해선 안 된다. 이런 행위 자체가 정치공세다. 7월 1일부터 새롭게 개원할 제9대 고양시의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고양시와 고양시의회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 민주당은 본회의 참석을 의원들 개인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재적의원(27명) 중 과반을 넘겨(14명) 참석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민주당은 대화 의지가 있다는 점을 이번 인터뷰를 통해 분명히 밝힌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손을 뿌리치지 말고 협치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