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고양·서울 상생협약
이후 10년 만에 설계 시작
시설복개 후 체육시설 조성
분뇨처리시설은 지하로 이전
[고양신문] 서울시 대표 기피시설이지만 고양시에 건설된 난지물재생센터(덕양구 현천동, 덕은지구 옆). 서울시에서 나오는 하수와 함께 분뇨까지 처리하고 있지만 시설을 현대화하는 데는 서울시가 가장 늑장을 피웠던 곳이다.
바로 이곳이 앞으로 6년 뒤인 2028년이면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가 하수처리시설을 지하화한 후 지상은 체육시설 등 공원으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개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양시의 골칫거리였던 대규모 하수처리장에 10만여㎡ 규모의 공원을 조성한다는 이번 발표는 2012년 ‘고양-서울 상생협약(최성·박원순 시장)’이 체결된 이후 10년 만에 나온 성과다. 2019년에도 고양시와 서울시가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복개공원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지만, 수년째 사업이 미뤄졌던 것을 봐왔던 고양시 입장에선 당시에도 서울시의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서울시가 지난달부터 관련 시설 3곳에 대한 설계용역을 전격 착수했고, 이달 14일엔 보도자료를 통해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난지물재생센터의 현대화 사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서 진행된다. ▲하수처리시설의 복개(구조물로 덮어씌움) 후 공원화 ▲분뇨처리시설의 지하화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증설이다.
먼저 사업면적이 가장 큰 ‘하수처리시설의 복개공원화’는 총면적 16만2700㎡의 1·2처리장(사진 파란색 부분)을 복개해 시설물 설치가 가능한 일부 공간에 생활체육시설과 조경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이번달 기본 및 실시설계를 착수해 24년 3월까지 용역을 마무리한 뒤 곧바로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상부에 조성될 공원시설의 규모와 용도는 주민협의회 등과 논의해 결정한다.
두 번째로 큰 사업이 ‘분뇨처리시설의 지하화’다. 난지물재생센터 내 서울방향(덕은지구 옆) 부지에는 현재 하루 45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분뇨처리시설이 가동되고 있다. 자유로를 타면 가끔 맡게 되는 쿰쿰한 분뇨냄새가 바로 이 시설 때문인데, 서울시는 분뇨시설을 주거지(덕은지구, 난점마을)와 떨어진 서쪽 부지로 이전해 지하화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분뇨시설은 하수처리장 복개공사보다 빠르게 진행해 2025년 12월을 완공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하수찌꺼기(슬러지) 처리시설’ 사업은 난지물재생센터에서 나오는 슬러지 전량을 센터 내에서 자체 처리하기 위해 하루 130톤을 처리하는 규모의 시설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사업 완료 목표는 2025년 6월로 세 사업 중 가장 먼저 완료된다. 난지물재생센터는 과거에도 슬러지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서 센터 내 노지에 덮개도 없이 수천톤을 방치하기도 했다. 사업 담당자는 “지금은 수도권매립지(인천)에 슬러지를 보내고 있지만 24년 말이면 매립지 반입이 종료되는 만큼 이에 대비하는 시설이 필요하다”며 “이 사업은 이미 2016년부터 추진해왔던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한유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사업이 마무리되면 인근 주민들에게 보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고양시와 상생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시의회 ‘서울시 운영 기피시설 특위’에서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송규근 시의원은 “현대화·공원화 사업을 적극 환영한다”면서도 “부지 내 음식물 처리시설에 대한 해법은 서울시가 추가로 내놓지 않고 있다. 앞으로 추가 요구사항이 있다면 고양시의 의견을 정확히 전달하고, 계획된 사업들이 잘 진행되는지도 고양시가 곁에서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