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파주 '김대년 갤러리 & 메주꽃 식당·카페’

감사하는 마음, 비우는 마음 담은 ‘갤러리’ 
포토존 꾸며진 한가롭고 아기자기한 마당  
작가와 손님 만나는 소박한 전시 연이어  
예쁘고 정갈한 한정식, 카페에서 추억 소환
 

김대년 갤러리 입구. 
김대년 갤러리 입구. 

[고양신문] 고양시에서 그리 멀지 않은 파주시 탄현면 대동리에는 맛집, 카페, 갤러리가 한 곳에 모여 있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공간의 전체 크기는 2천 평 정도로, 김대년 갤러리, 메주꽃 식당, 메주꽃 카페 등이 하나의 자그마한 촌락을 이루고 있다. 

‘김대년 갤러리’는 대표 이름을 딴 사설 갤러리다. 주거 공간을 연상시키는 2층짜리 건물이 주변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멀리서도 눈에 들어온다. 갤러리 안과 밖에는 조각품을 비롯해 도자기 인형 등 빈티지풍 소품들이 많다. 앞쪽으로는 풍차, 그네, 철길 등을 배치해 쉴 수 있는 공간이자 아기자기한 포토존으로 꾸몄다.

아기자기한 포토존이 꾸며진 마당. 
아기자기한 포토존이 꾸며진 마당. 

갤러리의 오른쪽 전시실에서는 현재 박은경 작가의 작품 32점을 전시 중이다. 박 작가는 북한산국립공원의 진관동 습지를 묘사한 『습지 그림일기』의 저자로, 밝고 가볍고 경쾌한 수채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갈 수 없어 남편과 둘이 캠핑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2년 반 동안 파주 근거리에 있는 연천 철원 등지로 캠핑을 다녔는데, 그때 만났던 풍경들을 남기고 싶어서 그리기 시작했지요.”  

갤러리 왼쪽은 김대년 대표의 작품들을 보여주는 상설 전시장이다. 이곳에는 ‘사심가득 갤러리’라는 문패가 걸려 있다. 사심은 사사로운 마음(私心)에 한정하지 않고, 감사한 마음(謝心)과 버리는 마음(捨心), 그리고 ‘가슴’이라는 뜻을 담았다. 김 대표는 주변의 소박한 것들을 그림 에세이로 표현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으며, 그것들을 출력해 갤러리에 전시하고 있다. 

'사심가득 갤러리' 입구. 
'사심가득 갤러리' 입구. 

김 대표가 갤러리를 운영하게 된 동기는 남다르다. 
“파주시는 다른 도시들과 달리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인프라가 약해서 안타까웠어요. 사람들과 문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오픈하게 됐습니다. 이전에는 상업 갤러리였지만, 올 초에 제 이름을 따서 다시 오픈했지요. 손님들이 작품을 구경하고 쉬다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매일 아침 풀을 뽑으며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어요.”

파주 토박이인 김대년 대표는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한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18대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공직을 이어가면서 경민대 만화예술과에서 만화를 전공했다. 2년 전부터 화가로 전시를 이어가고 있는 김 대표는 올 8월 제주도에서 예정된 전시를 위해 열심히 작품을 준비하는 중이다. 현재는 팝아트에 전념하고 있다.

갤러리의 전체 콘셉트는 ‘응’이다. 긍정과 포용, 공감을 표현할 때 ‘응’이라고 말한다는 의미다. 무한긍정을 뜻하는 ‘응’을 통해 방문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교감하면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길 희망하고 있다. 

갤러리에서 만난 박은경 작가(왼쪽)와 김택 관장. 
갤러리에서 만난 박은경 작가(왼쪽)와 김택 관장. 

갤러리의 운영과 관리는 김택 관장이 담당한다. 김 관장은 수채화가로 파주미술협회 부지부장이다. 그동안 다수의 개인전과 부스전에 참여한 이력이 있고, 그림을 가르치기도 했다.
“많은 작가들에게 무료로 대관을 해 줄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기쁩니다. 가족들이 식사 후에 오셔서 볼 수 있도록 밝고 가벼운 작품 위주로 선정을 하고 있어요. 다음 달에는 싱어송 라이터이면서 그림을 그리는 ‘다시’라는 젊은 작가의 전시가 예정돼 있습니다. 전시는 연말까지 모두 예약상태지요. 관람객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이 큽니다.”

메주꽃 식당 앞마당.
메주꽃 식당 앞마당.

갤러리 아래쪽에 있는 한정식 식당 ‘메주꽃’은 20년 전 김 대표의 부인이 오픈했다. 작은 정원을 갖춘 아담한 한정식집으로 시작하여 카페와 공방 등이 차례로 더해졌다. 정원에 심은 다양한 꽃들로 음식을 장식하고 있는 이곳은 맛과 향으로 유명한 맛집이다. 오픈 당시부터 직접 담근 된장으로 음식을 만들었는데, 그때 장을 담았던 항아리들은 갤러리 입구에 오브제처럼 진열돼 있다. 

한정식집 건너편에는 카페가 있다. 카페 근처에는 ‘싼티, 촌티, 날티’라는 B급 콘셉트로 꾸민 ‘메주꽃 불량교실’이 있다. 70년대의 소품들로 꾸며진 여러 부속건물들이 옛 추억을 소환한다. 메주꽃에서 식사를 한 손님에게는 음료 무료 교환권을 준다. 한나절 근거리 여행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주소 : 파주시 탄현면 새오리로 339번길 23
전시 문의 : 010-9344-7199 (김택 관장)

김대년 대표의 작품들로 채워진 '사심가득 갤러리' 내부.
김대년 대표의 작품들로 채워진 '사심가득 갤러리' 내부.
메주꽃 카페 내부. 
메주꽃 카페 내부. 
꽃으로 장식된 메주꽃 식당의 정갈한 음식들. 
꽃으로 장식된 메주꽃 식당의 정갈한 음식들. 
직접 담근 맛있는 장이 익어가는 항아리들. 
직접 담근 맛있는 장이 익어가는 항아리들. 
옛 물건을 전시해놓은 '메주꽃 국민학교'. 
옛 물건을 전시해놓은 '메주꽃 국민학교'. 
조각품들이 방문객을 반기는 김대년갤러리 앞 정원. 
조각품들이 방문객을 반기는 김대년갤러리 앞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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