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의 교통안전 칼럼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고양신문] 최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7세 어린이집 원아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진행해 학부모, 어린이집 관계자, 원아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물론 아이들은 메타버스를 게임의 한 장면처럼 느끼기에 교통안전 교육에 몰입하는 면도 있다. 무엇보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들어가기 전 자신과 똑 닮거나 자신이 평소 생각한 모습을 아바타로 만드는 과정은 정말 진지하다. 메타버스가 현실 사회의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인 것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는 것을 실감하는 대목이다. 

처음 메타버스 교통안전 교육을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어린이들이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거부 반응이나 이해도가 떨어져 교육이 어렵지는 않을까도 걱정했었다. 그러나 교육을 진행하면서 그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은 교육을 재미와 신나는 놀이로 받아들였다. 50대인 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휴대폰을 가지고 노는 세대들이라 능숙하게 메타버스 플랫폼을 사용하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일선 현장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통안전 교육을 진행해 본 사람으로 느끼는 것은 메타버스 교통안전 교육 프로그램에 사용할 교보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어린이집 원아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기에 교통안전과 관련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등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교육 자료가 많아야 하는데 그런 것이 부족하다. 또 아이들이 휴대폰을 각자 소지하고 있지 않아 와이파이 상태에서만 쓸 수 있는 어린이집 공용 테블릿 PC를 사용하다 보니 휴대폰처럼 빨리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메타버스에 대한 교육기관 관계자들의 이해 부족으로 교육의 필요성, 효과성을 의심하는 문제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현재 메타버스 교육이 활성화된 분야는 관광, 문화예술, 교육, 의료, 미디어, 창작, 제조 등으로 꼽힌다. 특히 간호 분야에서는 간호사의 숙련도와 응급처리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메타버스로 수술실·응급실·중환자실 등을 만들어 놓고 신규 간호사가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응급상황을 경험하면서 상황에 맞는 간호 기술을 반복 훈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해군에서는 교육생들에게 실감형 장비를 착용하게 하고, 각자 수준에 맞는 훈련 모드에 접속해 화재나 침수 상황에 대응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교육기관에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메타버스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글로벌 통계 전문업체 스태티스타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를 2021년 307억 달러(약 36조 7786억 원)에서 2025년에는 2969억 달러(355조 6862억 원)로 10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2030년이 되면 시장 규모는 5000억 달러(6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의 제페토는 10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2021년 현재 2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SKT의 이프랜드는 생태계 고도화를 마치는 대로 해외 80개 국가에 진출할 예정이고, 지난해 100만명 수준이었던 월간 이용자 수를 오는 2025년 3000만명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카카오도 3D 가상공간 기술을 활용한 오픈형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 플랫폼인 ‘컬러버스’를 공개했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인류 역사 최대의 외생변수가 작용해 새롭게 펼쳐질 산업생태계의 미래는 누구도 한마디로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와 새로운 패러다임을 잘 해석하고 적응을 한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메타버스 선진국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감히 주장하고 싶다. 

특히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며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배우기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전 어린이들에게 메타버스로 흥미를 유발한 다음 횡단보도 안전하게 건너기 등을 체험학습 시키는 것은 분명 효과가 있다. 그리고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기관에서는 아이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원활히 사용할 수 있는 기반 통신과 장비를 구매해 놓으면 교통안전뿐만 아니라 다른 교육 분야에도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보고 메타버스에 적합한 애니메이션이나 교육 자료를 적극적으로 개발·보급해 주었으면 한다. 교통안전을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평생 교통 상식이나 법규 등을 계속 배우면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흔히들 교통안전 교육을 평생교육이라고도 한다. 어릴 때부터 교통안전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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