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합창단-고양레이디스 싱어즈
2016년 대화마을에서 결성, 20~50대 여성들이 주축
두레아트홀에서 매주 연습, 올 10월 정기연주회 예정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선율 아리랑이 고양레이디스 싱어즈(대표 김명희)의 버전으로 지난 7월 9일 시민들을 만났다. 진한서 작곡가의 ‘아리랑’을 2022년 공연프로젝트로 정해 새롭게 해석한 합창 플래시몹을 롯데백화점 일산점 지하에서 선보인 것. 두 곡의 아리랑을 마친 단원들은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뿌듯함으로 서로를 격려했고, 미소를 보였다. 마스크를 쓰고 진행한 공연이어서 단원들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치열한 준비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 훌륭한 퍼포먼스였고, 아울러 새로운 시도였다는 점에서 단원들에게 뿌듯함도 줬다.
고양레이디스 싱어즈(이하 고양싱어즈). 2016년 일산서구 대화동 대화마을에서 노래를 좋아하는 몇 명의 또래 엄마들이 모여 만든 여성합창단이다. 육아와 살림 스트레스, 직장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시간을 찾고자 결성된 마을 합창단이다. 하나둘 단원들이 모였고, 제법 근사해진 합창단이 됐다. 이제 개개인의 능력을 성장시켜줄 전문가가 필요했고, 실력 있는 지도자가 있어야 했다. 단원의 개성 있는 목소리와 창법을 하나의 화음으로 만드는 게 절실했던 창단 2년째 되던 해, 지휘자 장원석씨를 만났다. 지휘자의 합류로 단원들 각자의 목소리가 하나하나 다듬어졌고, 화음이 맞춰졌다. 실력을 쌓아가며 복지관 등에서 노래 봉사를 하고, 관객과 교감하는 즐거움도 알아갔다. 꾸준히 연습하고 무대 공연을 늘려가며 자신감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다. 그러다 기회가 찾아왔다.
2019년 고양시자치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돼 같은 해 10월 떨리는 마음과 설렘으로 첫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정식 연주회 무대 경험으로 자신감이 한층 높아진 단원들은 그해 12월 14일 고양시청 체육관에서 열리는 공동체 축제에 참여해 다시 한번 실력을 뽐냈다.
김명희 대표는 “단원들의 활동에 가족이 큰 응원을 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공연이 있거나 하면 가족분들이 많이 찾아 주시거든요. 아내이자 엄마이자 딸, 이모, 고모이기도 한 단원들에게 가족의 응원은 정말 큰 힘이 돼요.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가족 응원 덕분에 힘든 줄 모르고 달려올 수 있었어요”라고 소개했다.
고양싱어즈는 만 20세 이상 만 55세 이하의 여성이라면 거주지에 상관없이 단원이 될 수 있다. 일단 입단 신청서를 제출한 후 자체 오디션을 통과하면 된다. ‘고양’이라는 타이틀이 있지만, 특별히 주소지에 제약을 두지 않고 단원들의 연습과 공연 참여를 우선순위로 삼는다. 한두 차례 연습을 거르게 되면 화음이 깨져 다른 단원들에게 민폐를 끼치게 된다는 것. 따라서 고양싱어즈 단원이라면 지켜야 할 첫 번째 원칙은 ‘참여’다.
가장 오랫동안 활동한 명재은씨는 “6년 동안 고양싱어즈와 함께 했어요. 함께 하면서 정말 많은 추억이 밤새 함박눈 내리듯 조용히 쌓였습니다. 아이를 안고 노래를 부르던 기억, 너무나도 떨렸던 첫 무대, 드레스를 입으며 설렜던 기억, 그리고 감동스러웠던 첫 연주회까지, 정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추억이 있어요. 이 모든 것이 나 혼자였다면 불가능하고 단원들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더 많은 추억 그리고 더 큰 감동을 고양싱어즈를 통해 느끼고 쌓겠습니다”라며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 준 합창단에 고마움을 전했다.
고양싱어즈는 오는 10월 8일 토요일 오후 6시 고양 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세 번째 정기연주회를 한다. 오랜만의 공연이라 각자의 기대가 크다. 몇 개월 전부터 그 공연에 몰두해 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홍보영상 촬영을 했고, 5월과 6월에는 두 차례 신입 단원 오디션도 있었고, 7월에는 전 단원이 모두 참여해 녹음도 했다. 매주 목요일 오전 연습도 정기공연을 위한 합창단원 모두의 노력이기도 하다.
가장 오래된 단원 명재은씨는 “합창단은 개인보다는 팀워크로 활동하고 연주하기에 연습에 성실히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야 화음을 맞추고 포지션을 제대로 정할 수 있거든요. 관객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 드려야 한다면 연습은 무조건 불변의 법칙이자 관객을 위한 예의라고 생각해요”라며 “참여는 서로에 대한 신뢰이자 매너”라고 말했다.
고양싱어즈는 오프라인 공연 외에 온라인 채널로 관객들과 만나기도 한다. 유튜브와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에 합창단 공식 채널이 운영되고 있다. 합창단의 근황이나 활동 소식을 올리고 각종 행사 소식과 공지사항을 알린다. 코로나 때는 특히 온라인으로 시민과 소통하며 합창단을 알리고 홍보하고 있다. 시민과 대중과 교류하는 힘을 주는 합창단으로 문화의 가교로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기에 연습을 멈추지 않는다.
막내 단원 이지혜씨는 “합창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나 자신이 살아있다고 느낍니다. 매주 목요일이 기다려지고 더욱 잘하고 싶은 욕심도 생겨요. 개인적으로는 내 안의 보물을 찾았고 우리의 보물을 찾는 게 아닌가 싶어요. 단원들과 함께 있으면 저절로 그게 느껴져요. 목소리에 영롱이 가득하거든요. 앞으로도 우리 단원 모두 즐겁게 노래 불러요. 고양싱어즈는 사랑입니다”라며 자신에게 큰 힘을 준 합창단에 고마움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