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기 사과나무치과병원 부원장의 건강칼럼

 유재기 사과나무치과병원 부원장
 유재기 사과나무치과병원 부원장

[고양신문] 극심한 통증이 없다면 증상에 대해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신체기관 중 하나가 바로 치아다. 치아에 문제가 생긴 후에야 치과에 방문하는 경우가 빈번한 이유다. 

건강 보험심사평가원의 ‘2021년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 자료에 따르면 ‘치은염 및 치주질환’ 환자는 외래 진료 방문 횟수에 있어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흔히 우리가 감기로 알고 있는 급성 기관지염(2위)의 환자 수는 두 해 연속 줄어든 반면,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1740만6772명으로 예년과 비교하면 증가했다.

치은염은 염증이 치은, 즉 잇몸에만 국한돼 붓고 피가 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염증이 제거되지 않고 점차 깊숙한 조직인 치조골과 치주인대까지 진행되는 것이 치주염이다. 비교적 회복이 빠른 치은염과 달리 치주염은 최악의 경우 치아가 저절로 흔들리게 되고 이후 이를 뽑아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치주질환은 왜 생기고, 그 원인은 무엇인지 꼭 짚어볼 필요가 있다. 치아를 지지하는 주위 조직(치조골과 치주인대)이 약해져 치아가 흔들리는 것은 결국 잇몸의 염증(치은염)에서부터 시작된다. 구강위생 상태가 불량해 음식물 찌꺼기 등의 잔여물과 구강 내 유해 세균이 뒤섞여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치태와 치석으로 형성되는데, 이를 제거하지 않으면 잇몸의 염증을 유발한다. 또한, 구강 내 유해 세균의 감염을 증가시켜 치조골과 치주인대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치주질환이 구강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구강 내 유해 세균이 혈관을 타고 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University of Minnesota)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치아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면 치매 위험이 2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건강한 사람에 비해 치주질환을 가진 사람의 경우 치매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계 질환, 류마티스성 관절염, 조산 및 저체중아 가능성, 당뇨병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치주질환의 예방과 관리는 필수적이다.

치주질환을 예방하고자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본적인 치료는 스케일링이다. 스케일링을 통해 치태와 치석을 제거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만 19세 이상이라면 연 1회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기 때문에 비용적인 면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다. 치은염과 달리 치주염은 스케일링만으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스케일링을 먼저 진행한 후 치주조직의 염증을 제거하는 치근활택술, 치은연하소파술이 필요하다.

치주질환은 완치를 장담하기 어렵다. 소실된 치조골은 재생되지 않고, 관리가 소홀하면 치료 후에도 언제든 재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상시 구강위생 관리를 위해 정확한 방법으로 칫솔질을 하는 것이다. 아울러 치주질환의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질환이 있다면 더욱 철저히 구강위생을 관리해야 한다. 흔히 ‘침묵의 병’이라고 불리는 치주질환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구강위생용품(치실, 치간 칫솔)의 사용, 금연 등에 신경 써야 한다.

유재기 의료법인 사과나무의료재단 사과나무치과병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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