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스케쳐, 고양을 그리다’ 연재 시작하는 오창환 작가

멋진 풍경 그리고, 재미난 글도 쓰고
취미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인기 작가’ 
5월 ‘어반스케쳐스 고양’ 모임도 시작 
“고양신문에서 매 달 그림으로 만나요” 

오창환 작가가 그린 어반스케치 작품 '행주산성 대첩비'. 
오창환 작가가 그린 어반스케치 작품 '행주산성 대첩비'. 

[고양신문] 고양시 구석구석 풍경을 도화지에 담아내는 어반스케치 작가들의 모임인 ‘어반스케쳐스 고양’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어떤 이들인지,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침 신문사로 전화가 한 통 왔다.
“어반스케쳐스 고양 오창환 대표입니다. 혹시 고양신문 지면에 ‘어반스케쳐스 고양’ 회원들이 그린 그림과 글을 연재할 수 있을까요?”

반가웠다. 새로운 문화 트렌드인 어반스케치 작품을, 그것도 가깝고 친근한 고양의 작가들이 그린 고양의 풍경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취미로 어반스케치를 시작했다”며 본인을 소개했지만, 알고 보니 어반스케쳐스 고양의 대표를 맡고 있는 오창환 작가는 이미 영향력 있는 온라인 뉴스매체(오마이뉴스)에 ‘서울을 그리는 어반스케쳐’라는 시리즈를 일 년 가까이 연재하고 있는 인기 작가였다. 

고양신문과 함께 할 새로운 시리즈를 의논하기 위해 오창환 대표를 만났다. 화정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작가의 작품처럼 경쾌하고 즐거웠다.

고양신문에 ‘어반스케쳐, 고양을 그리다’ 연재를 시작하는 오창환 작가.
고양신문에 ‘어반스케쳐, 고양을 그리다’ 연재를 시작하는 오창환 작가.

영화 공부하며 자연스레 그림에 관심

“어반스케쳐스 고양 첫 모임을 시작한 건 지난 5월이지만, 고양에는 이미 많은 어반스케쳐들이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기모임은 한달에 한 번, 매 월 첫 주 토요일에 모이는데, 많을 때는 50여 명의 회원들이 모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되는 이들끼리 수시로 번개모임도 하고 있구요. 스케치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든지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오창환 작가는 그림만큼이나 글솜씨도 맛깔나다. 그림의 대상이 되는 장소에 얽힌 이야기, 그리는 과정에서의 느낌, 함께 그림을 그리는 이들과의 에피소드가 그의 글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덕분에 글을 읽고 그림을 다시 보면 느낌과 상상의 진폭이 훨씬 풍성해진다. 

90년대 초 고양시 이웃이 된 오창환 작가는 공기 좋은 대장동에 거주하며 자녀들을 성장시켰다. 영화 이론을 전공한 오 작가는 영화일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여러 직업을 두루 경험했다. 현재는 서울에서 마음이 맞는 이들과 함께 협동조합 형태의 와인바를 운영하고 있다.

“종합예술이라 불리는 영화 연출을 공부하며 자연스레 미술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뒤늦게 나만의 시간을 얻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펜과 물감을 손에 들게 됐구요.”

5월 결성된 '어반스케쳐스 고양' 회원들의 정기모임. [사진제공=어반스케쳐스 고양]
5월 결성된 '어반스케쳐스 고양' 회원들의 정기모임. [사진제공=어반스케쳐스 고양]

개성 넘치는 펜선과 산뜻한 색채감 

어반스케쳐들은 전문적으로 미술을 배우지 않은 이들이 많지만, 그러한 자유로운 분위기가 오히려 저마다 개성이 다른 작품세계를 만들어가는 배경이 된다는 게 게 오창환 작가의 설명이다. 때문에 온라인에 올라오는 작품들을 살펴보면 기법도 스타일도 참으로 다채롭다. 실제 모습보다 더 사실적으로 꼼꼼히 묘사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전체적인 인상을 빠른 속도로 그려낸 작품들도 있다. 

오 작가의 작품에서는 펜선의 자유로운 생동감과 산뜻한 수채물감의 색채감이 돋보인다. 
“어반스케치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 역시 스스로 강좌도 듣고, 책도 보고, 이런 저런 정보도 찾아가며 혼자서 연습을 했어요. 그렇게 조금씩 저만의 그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오창환 작 '화전 벽화마을' 
오창환 작 '화전 벽화마을' 

현장에서 ‘쓱쓱’ 그리는 쾌감 

회화 역사상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는 전통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지만, 어반스케치는 이전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이해된다. 흩어져 있는 개인들이 그린 그림을 함께 공유하고, 도시별로 모임을 만들고, 멀리 떨어져 있는 여러 나라의 어반스케쳐들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묶어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온라인이라는 소통 공간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의 한 기자가 명명한 ‘어반스케치’라는 장르는 지역성과 세계성을 고루 겸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십여년 전 ‘어반스케쳐스 서울’을 시작으로 수원, 인천 등 어느새 이십여 개 도시에 모임이 만들어졌구요. 현장에서 그림을 그리고, 상업성과 거리를 두고, 모임을 개방적으로 운영하는 등 몇 가지 커다란 원칙을 공유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제한규정이 없다는 것도 커다란 매력이자 장점이지요.” 

인터뷰를 하며 궁금증이 생겼다. 사진을 찍어와서 그리면 되는데, 왜 현장에서 그리는 걸까? 

“그림을 그린다는 건 사진을 그대로 옮기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창작 과정입니다. 눈앞에 3D(입체)로 펼쳐지는 실상을 도화지 위에 2D(평면)로 옮기는 과정에서 작가의 고민과 표현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어반스케치의 기본 정신은 ‘현장에서 그리자’입니다. 물론 편의상 사진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저는 가능하면 현장에서 한두 시간 안에 작품을 완성하는 쪽입니다.”

행주산성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어반스케쳐스 고양 회원들. [사진제공=어반스케쳐스 고양]
행주산성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어반스케쳐스 고양 회원들. [사진제공=어반스케쳐스 고양]

“연재 통해 재밌는 인연 시작됐으면…”

오창환 작가를 비롯해 어반스케쳐스 고양 회원들이 릴레이를 이어갈 ‘어반스케쳐, 고양을 그리다’ 연재는 온라인에서 2주 간격으로, 지면신문에는 한 달에 한 번 게재될 예정이다. 오 작가는 연재를 통해 담아내고픈 것들이 많다. 
“우선 저 스스로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고양시의 새로운 장소들을 만나보고 싶고, 그 장소가 들려주는 느낌과 생각들을 그림과 글에 담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그의 기대감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곳은 새로운 이웃들과의 만남이다. 
“어반스케치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참 좋은 장르입니다. 연재를 통해 고양의 이웃들과 새롭고 재미있는 인연이 시작됐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는 회원들의 작품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고도 싶구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창환 작 '고양어린이박물관'. 
오창환 작 '고양어린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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