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경성레코드-독립군아지트’

20~30년대 경성 스타일 재현
10월부터 재즈·크로스오버 콘서트
“자생하는 문화예술 아지트 꿈꿔” 

라페스타 옆 먹자골목 초입 빌딩 3층에 새로 문을 연 카페 '경성레코드-독립군아지트'.
라페스타 옆 먹자골목 초입 빌딩 3층에 새로 문을 연 카페 '경성레코드-독립군아지트'.

[고양신문] 라페스타에서 이어지는 먹자골목 초입에 ‘경성레코드-독립군아지트’라는 독특한 간판을 내 건 카페가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서니 벽에는 중후한 색상의 벽지가 둘러졌고, 은은한 조명이 공간 차분하게 감싼다. 탁자와 의자는 고풍스러운 앤틱 스타일로 골랐는데, 테이블마다 서로 다른 디자인으로 배치했다. 벽면에는 앤틱 소품과 액자, 그리고 공간에 어울리는 사진작품도 내걸렸다. 이름 그대로 20세기 초 경성 중심가의 낭만적인 카페로 시간여행을 떠나온 것 같다.

개성 가득한 카페를 연 주인장은 바로 고양을 대표하는 문화기획자이자 공연예술감독인 손덕기 대표다. 손 대표가 경성의 모던보이를, 손 대표의 아내 호수미씨가 모던걸을 자처하며 카페를 찾는 손님들을 맞이한다. 영화 <암살>과 <모던보이>, 드라마 <미스터 썬샤인>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는 손 대표는 카페 이름에 담긴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경성은 1920~30년대라는 시대를 의미하고, 레코드는 독특한 문화가 존재했던 시절을 기록하고 기억한다는 의미입니다. 비록 암울했던 시대였지만, 당시 경성의 지식인과 예술가들은 카페와 살롱에 모여 한편으로는 멋과 낭만을 즐기고, 한편으로는 조국의 미래를 고민하고 암암리에 독립자금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런 시대상과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독립군아지트’라는 이름을 덧붙이게 된 거죠.”        

카페 '경성레코드'의 모던보이 손덕기 ,모던걸 호수미 부부.
카페 '경성레코드'의 모던보이 손덕기 ,모던걸 호수미 부부.

90여 년 전 경성의 모던보이 모던걸들이 조국의 독립을 염원했다면, 2022년 카페 ‘경성아지트’가 꿈꾸는 건 바로 자생력 있는 문화예술활동이다. 이를 보여주듯 카페가 문을 연 첫날인 1일 저녁 멋진 오픈기념 콘서트가 열렸다. 무대에 오른 소프라노 손정윤, 테너 김기선, 바리톤 유진호, 테너 이승한은 클래식과 팝을 아우르는 팝페라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피날레 무대에선 모든 출연진이 객석으로 내려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청중들과 함께 건배를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커다란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원조 인기 디제이 이진, 포크가수 오후, 뮤지컬가수 김기종, 피아니스트 이화정 등 다수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해 새로운 예술공간의 오픈을 축하했다. 청중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신인선 고양시의원은 “오늘 문을 연 경성레코드가 일산의 문화아지트가 될 수 있도록 오늘 오신 모든 분들이 영업사원으로 뛰자”며 덕담을 전했다. 

축하 인사를 전하는 신인선 고양시의원.
축하 인사를 전하는 신인선 고양시의원.

카페 ‘경성레코드-독립군아지트’는 오전 11시에 문을 열고 새벽 1시에 닫는다. 커피와 함께 라떼, 수제청, 에이드, 스무디 등 다양한 음료를 준비하고 있고, 와인과 맥주에 곁들이는 안주도 다채롭게 구색을 맞췄다. 애국지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마음으로 3·1절과 광복절, 그리고 경술국치일(8월 29일)은 문을 열지 않는다. 

9월 셋째 주 부터 매주 금요일에는 재즈, 토요일에는 크로스오버 장르의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첫날 150여 명의 손님이 찾아주셨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한 손덕기 대표는 “젊은 손님들은 모던하고 앤틱한 분위기를, 중년의 손님들은 레트로한 낭만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며 “음악이 있고, 예술이 있고, 삶과 시대를 얘기하는 문화공간으로 꾸려나가고 싶다. 많이 찾아와주시기를 바란다”며 초청 인사를 전했다.
      
카페 ‘경성레코드-독립군아지트’
고양시 일산동구 무궁화로 31-1(텐폴드프라자 304호)
문의 : 010-3725-0724(손덕기 대표)

팝페라의 진수를 보여준 바리톤 유진호, 테너 김기선, 테너 이승한(왼쪽부터).
팝페라의 진수를 보여준 바리톤 유진호, 테너 김기선, 테너 이승한(왼쪽부터).
소프라노 손정윤.
소프라노 손정윤.
레트로 감성 물씬한 카페 내부.
레트로 감성 물씬한 카페 내부.
원조 인기 DJ 이진(오른쪽)과 포크가수 오후. 
원조 인기 DJ 이진(오른쪽)과 포크가수 오후. 
카페 입구 벽면의 '경성레코드' 로고
카페 입구 벽면의 '경성레코드'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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