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상공회의소 힐링 경영콘서트 - 김경일 아주대학교 교수 강연

한국인 IQ 세계 1위, 낙천성은 낮아
긴 수명·인구감소 시대 변수로 등장
“건강하게 살고프면 행복 ‘빈도’를 
늘리고 기록해 수시로 재사용 해야” 

유쾌한 화법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고양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힐링 경영콘서트에서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요한 상황에서 행복을 느끼는 존재이기 때문에 잘 살아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잘 살 수 있다"며 "살면서 평소에 행복의 ‘크기’가 아니라 ‘빈도’를 늘리고 기록하고 또 수시로 재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쾌한 화법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고양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힐링 경영콘서트에서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요한 상황에서 행복을 느끼는 존재이기 때문에 잘 살아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잘 살 수 있다"며 "살면서 평소에 행복의 ‘크기’가 아니라 ‘빈도’를 늘리고 기록하고 또 수시로 재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양신문] 고양상공회의소(회장 권영기)가 지난 31일 일산동구 풍동 YMCA유스센터에서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회 힐링 경영콘서트를 열었다. 

참석자들 경제자유구역 추진 기대감  

이동환 고양시장
이동환 고양시장

먼저 축사에 나선 이동환 고양시장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고유가·고환율·고물가 시대라는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현장에서 애쓰는 기업인들의 노고에 격려를 보냈다. 

이어서 “고양시가 보유한 탁월한 인적자원과 지리적 이점을 살려 고양시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는 일에 온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방 행정을 담당한 시장으로서뿐만 아니라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세일즈맨으로서도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권영기 고양상공회의소 회장
권영기 고양상공회의소 회장

권영기 고양상공회의소 회장은 인사말에서 “고양시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자족도시로 변모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고양상공회의소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기업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꾸준히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불안의 시대에 전하는 위로와 통찰
이날 힐링 경영콘서트의 발제자는 유쾌한 화법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였다. 김 교수는 인지심리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아트 마크먼 교수의 지도로 인간의 판단, 의사결정, 문제해결 그리고 창의성에 관해 연구했다. 

김 교수는 ‘어쩌다 어른’, ‘세바시’, ‘책 읽어드립니다’와 같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인지심리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바라본 인간의 내면과 행동 양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설명하면서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위로와 통찰을 제공하며 큰 공감을 얻고 있다. 김 교수가 ‘적정한 삶-균형 잡힌 삶이 역량이 되는 시대’라는 주제로 펼친 강연의 주요 내용을 요약했다.

높은 IQ 낮은 낙천성 가진 한국인
인지심리학은 인간의 사고와 정보처리 과정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학문 분야다. 인간이 지각 과정에서 받아들인 정보가 학습, 기억, 주의 등의 처리 과정을 통해 어떻게 심리적으로 가공되고 행동으로 표출되는지를 연구하다 보니 공학, 수학, 물리학을 통해 ‘사람처럼 생각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며 인공지능을 연구하기도 하고, 개인과 사회에 대한 관계를 생물학과 수학적 접근방법으로 풀어내려고 시도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사람에 대한 온갖 데이터를 축적하고 시뮬레이션하며 그 과정을 밝혀가는 심리학의 한 분야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최근 유대인 심리학자들의 한국인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여러 기회를 통해 듣고 있다. 유대인은 전 세계에 안 사는 곳이 거의 없다. 심지어 일본에도 일본 국적의 유대인이 2300여 명이 살고 있고, 중국엔 중국 국적의 유대인이 약 1만 3000명이 살고 있는데, 오직 한국과 북한에만 유대인과 유대인 커뮤니티가 없다는 것이 의아하다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연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한국인들이 너무 드세기 때문’이라고 우스갯말을 하기도 하는데, ‘드세다’라는 표현을 쉽게 풀면 ‘높은 IQ를 가졌지만, 낙천성은 낮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사실 100개에서 200개 넘는 논문을 메타분석 해보면 한국인의 IQ가 세계 1등이고 2등이 이스라엘 사람들이다. 우리는 도대체 왜 이렇게 드세졌을까.

사회생물학자이자 진화심리학자이기도 한 최재천 교수와 함께 그 이유를 풀어본 적이 있다. 약 3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발했던 호모사피엔스가 동진에 동진을 거듭해 4만5000여 년 전에 마침내 한반도에 정착했다. 원래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포함한 고대문명은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의 차이가 크지 않은 지역에서 태동했다. 

그런데 한반도는 어떤가.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이 심하면 섭씨 60도까지 차이가 나고, 습도는 한겨울에 5%, 한여름엔 90%가 넘어가기도 한다. 그런 무시무시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그때그때 상황에 대처하다 보니 자연스레 지적능력이 향상되며 IQ는 높아질 수밖에 없었고, 상대적으로 낙천성은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 것 아닌가 싶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인간은 더 많이 가질수록 더 행복할까?
외국의 심리학자들이 분류하는 낙천적인 사람이라고 분류하는 기준 세 가지를 보자. 첫째, 가정에서든 직장에서든 혹은 대인관계에서든 1년에 3회 이상은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 둘째, 사업실패나 대입실패 등 인생의 시련을 맛봐도 3일 정도 지나면 그 실패에 대한 생각이 나지 않는다. 셋째, 시험 전날 불안해 본 적이 없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 세 가지 기준에 다 해당하는 사람이 국민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가 지구상에 분명히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럼 낙천성의 핵심은 무엇일까. 바로 적게 가져도 쉽게 행복해진다는 점이다. 결국, 한국인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낙천성이 떨어진다는 말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져야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우리가 매사에 열심히 사는 길을 선택한 이유일 것이다. 유대인 학자들이 자신들보다 더 열심히 사는 유일한 민족이라고 인정할 정도로 말이다. 

우리는 심지어 놀 때마저 너무나 부지런하지 않은가. 유럽 여행을 하면서 복장은 여행객이지만 노동자처럼 새벽 4시부터 일어나 구경하겠다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바라는 것도 많고 지적능력도 뛰어나고 열심히 살며 늘 무엇인가를 바꿔내고 또 만들어내는 나라를 만들어왔다. 

오래 살고 오래 일해야 하는 시대
그런데 새로운 변수가 나타났다. 바로 수명과 인구감소다. 많은 연구에서 2030년이 되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지구상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한다. 이론적으로는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은 평균 150살 넘게 사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수명은 늘지만, 인구는 줄고 있다는 게 문제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2026년 한국의 출생아 수는 20만 명 이하가 된다. 50대 남자들이 군대에 재입대해야 하는 날이 실제 올지도 모를 일이다. 오래 살고 또 오래 일해야만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그런데 오래 살긴 하는데 골골대면서 오래 사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2015년에 개봉한 미국영화 ‘인턴’을 보자. 30세인 여성 COE와 70세인 노인 인턴, 즉 40세 차이가 나는 사람이 한 직장에서 일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어찌 보면 한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영화다. 사실 우리는 40세가 아니라 50세나 60세 차이가 나는 사람들이 한 직장에서 함께 일하게 되는 시대를 곧 맞게 될 것이다. 그렇게 길게 일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골골대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많은 심리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바로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가졌던 행복에 대한 관점은 달라져야 한다.

신동진 전 MBC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힐링 경영콘서트에는 이동환 고양시장, 김영식 고양시의회 의장과 조현숙·김수진·권용재 등 고양시의원, 명재성·김완규·심홍순 등 경기도의원, 심상정·홍정민·이용우 국회의원과 문명순 민주당 지역위원장, 권순영·김현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 하성용 중부대학교 대외협력처장,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황희곤 교수, 이창원 고양시사회복지협의회장, 구성자 기석무역 대표 등 정치·사회·경제계 관계자 200여명이 끝까지 자리를 함께하며 김경일 교수의 강의를 경청했다.
신동진 전 MBC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힐링 경영콘서트에는 이동환 고양시장, 김영식 고양시의회 의장과 조현숙·김수진·권용재 등 고양시의원, 명재성·김완규·심홍순 등 경기도의원, 심상정·홍정민·이용우 국회의원과 문명순 민주당 지역위원장, 권순영·김현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 하성용 중부대학교 대외협력처장,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황희곤 교수, 이창원 고양시사회복지협의회장, 구성자 기석무역 대표 등 정치·사회·경제계 관계자 200여명이 끝까지 자리를 함께하며 김경일 교수의 강의를 경청했다.

행복은 인간의 생존을 위한 도구
고양시민이기도 한 세계적 행복 심리학자 서은국 교수는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도구’라고 주장했다. 꿀벌이 꿀을 모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듯 인간도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됐다. 꿀과 행복은 그 자체가 존재의 목적이 아닌 생존의 수단이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요한 상황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잘 살면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잘 살 수 있다. 금지약물을 복용한 운동선수들은 마음의 행복감을 느끼게 돼 혹독한 훈련과 그에 따른 고통을 견디고 도전하는 성향을 보인다. 즉, 금지약물은 선수들에게 인위적 행복 촉진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삶에서 시련은 끊이지 않고 반복해서 일어난다. 행복을 말할 때 ‘크기’가 아니라 ‘빈도’가 더 중요한 이유다. 한 번의 큰 기쁨보다 작은 기쁨을 여러 번 느껴야 시련을 이겨낼 수 있다. 휴가도 15박 16일로 한 번에 가지 말고 2박 3일로 나누어 여러 번 가는 것이 더 좋다. 행복의 빈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요한 것이 기록이다. 행복을 기록하고 수시로 재사용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야말로 대표적인 행복의 기록이고 힘들 때마다 재사용했던 생생한 사례다. 행복의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이 더 강해진다는 것이 최근 몇십 년간 심리학계에서 가장 많이 확인된 사실 중 하나다. 다시 또 강조하지만, 행복은 도구이자 수단이자 역량이자 강력한 무기다.

불행은 ‘심리적 심폐소생술’로 치유해야
이 자리에 있는 경영자들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여러분 회사 직원들이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뇌를 연구해보면 직장인의 일, 학생의 공부, 운동선수의 훈련과 연습 등은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걸 해내고 나서 의미와 보람을 느낄 뿐이다. 행복감의 독특한 한 종류인 성장감이 그런 고통스러운 과정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된다. 성장감 역시 행복의 한 종류이기 때문이다. 늘고 있다는 그 느낌이 재미없는 일, 공부, 훈련을 견디게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일이 능숙하게 되고 전문가가 되면 성장감이 줄어들고 번 아웃 된다. 번 아웃은 일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일만 해서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성장감을 다른 곳으로부터 전이시킬 수 있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 나의 생계와 직접적 상관없는 분야에 관한 공부, 내 전문 분야와는 전혀 다른 분야에 관한 공부를 할 때 특히 성장감이 더 커진다. 성장감이라는 독특한 행복감을 직장에서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 느슨하지만 다양한 관계를 통해 느끼는 성장감과 청량감은 행복감도 높여 사람을 활기차게 해준다.

그러면 이미 찾아온 불행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별했을 때의 뇌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의 뇌가 느끼는 고통은 거의 동일하다. 살면서 겪는 인간관계로부터 고통이 발생하면 정신력만으로 버틸 것이 아니라 맛있고 좋은 음식을 먹고, 신체 혈액의 흐름을 풀어주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심리적 심폐소생술’을 반드시 해줘야 한다. 

오늘 자리에 함께한 모든 분이 행복의 빈도를 높이는 것에 못지않게 불행으로부터 오는 고통도 내 몸을 잘 보듬어 주면서 이겨낸다면 삶의 균형을 잡고 역량도 갖출 수 있게 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힘으로 작용하리라 믿는다. 

힐링 경영콘서트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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