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고양시장 인수위원회 ‘백서’ 살펴보기

지난 7월 1일 민선8기 고양시장 취임식에서 시정 철학과 주요과제를 설명하고 있는 이동환 시장.
지난 7월 1일 민선8기 고양시장 취임식에서 시정 철학과 주요과제를 설명하고 있는 이동환 시장.

[고양신문] 이동환 고양시장의 핵심공약을 구체화한 인수위원회 백서가 최근 발간됐다. 약 300페이지 분량의 백서는 8월 19일 고양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민선8기 이동환 고양시장 인수위원회는 지난 7월 20일까지 36일간 활동했으며, 총 62개의 정책과제를 담은 보고서를 이 시장에게 전달했는데, 백서에는 인수위 활동결과 보고서를 요약한 핵심 내용들이 담겨있다. 취임 두 달이 지난 현재, 고양시에서 추진되던 기존 정책들은 여러 분야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백서에 담긴 주요 내용을 통해 앞으로 4년간의 고양시정 방향을 가늠해 보자. 


꽃박람회재단 축소하고 
민간단체 보조금사업 재검토

백서는 인수위 4개 분과를 중심으로 정책과제를 분리했다. 먼저 엄성은 시의원이 인수위원으로 참여한 ‘기획조정분과’에서는 과감한 조직개편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예산과 관련해서는 민간투자 유치로 재원을 확보해 시예산의 10%를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먼저 살펴볼 것은 고양시 산하공공기관 통폐합 검토다. 백서에 따르면 저성장, 고물가 상황의 지속으로 공공부문 긴축재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영진단으로 산하기관을 통폐합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고양시 공공기관은 도시관리공사, 킨텍스, 국제꽃박람회, 문화재단, 산업진흥원, 청소년재단, 시정연구원 등이 있다. 이중 특히 시정연구원과 산업진흥원, 컨벤션뷰로, 국제꽃박람회의 통폐합 방안을 구상해야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도시관리공사에 대해서는 시설관리보다는 도시개발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꽃박람회 축소와 구조조정 등 꽃박람회의 업무범위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산하기관뿐 아니라 시청 조직에 대한 개편방안도 다뤄졌다. 평화미래정책관(남북협력·인권·특례시), 녹색도시담당관(녹지·사회주택·친환경교통) 등의 명칭 중심의 업무가 대민 서비스행정에 제약을 주고 있다고 봤다. 또한 ‘청년·도시·마이스’ 분야와 관련해서는 중복·중첩되는 부서가 많아 행정의 비효율성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5월 진행된 일산호수공원 꽃박람회 모습. 이동환 시장은 고양국제꽃박람회에 대해 "사업 전면 축소 후 새로운 대안을 검토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5월 진행된 일산호수공원 꽃박람회 모습. 이동환 시장은 고양국제꽃박람회에 대해 "사업 전면 축소 후 새로운 대안을 검토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 시장의 핵심 공약을 우선 추진할 수 있도록 전담 TF를 신설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제안된 TF는 총 4개로 ▲재개발·재건축 추진TF ▲경제자유구역추진단TF ▲교통허브TF ▲디지털혁신TF다. 이중 ‘재개발·재건축’과 ‘경제자유구역’ 2개의 TF는 취임 초기에 발빠르게 구성해 현재 운영되고 있다. 킨텍스·대곡역·원당역 등 교통요지에 대한 효과적인 개발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교통허브TF’는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 도시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디지털혁신TF’도 시 조직개편이 완료되는 내년 초에야 정식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지출예산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적 재정운영을 주문했다. 행사·축제성 예산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토하고, 3년 이상 보조사업의 경우 재평가를 의무화해 관행적으로 지출되던 민간단체 보조사업을 일괄 재검토하기로 했다. 재원확충을 위해서는 민간투자 유치를 강조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경기도 설득이 우선과제

국민의힘 김현아 일산서구 당협위원장이 인수위 위원으로 참여한 ‘경제1분과’에서는 기업유치를 위한 정책과제들이 정리됐다. 자족도시를 위한 대부분의 정책은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수렴된다.

백서에 따르면 일산테크노밸리, 관광문화단지, 방송영상밸리, JDS지구, 대곡역세권, 창릉자족용지 등을 포함하는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해 고양형 실리콘밸리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경제자유구역은 현재 고양시를 포함해 5개 도시(고양·안산·광명·시흥·양주)가 경기도 내에서 경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지정요청 권한을 가진 경기도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 과제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스템 반도체의 부품·소자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목표다. 하지만 추진방안에는 수도권 공업물량 여분이 없어 경제자유구역 유치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병원과 호텔, 지원시설 등이 결합된 메디컬 리조트 유치도 목표로 삼았는데, 이 또한 경제자유구역 조성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경우 호텔·콘도·온천 등의 부대사업이 가능하다. 
 

지난해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선정된 고양시 신청사 조감도. 하지만 이동환 신임시장이 신청사 민자복합개발 추진의사를 밝히면서 이 조감도는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선정된 고양시 신청사 조감도. 하지만 이동환 신임시장이 신청사 민자복합개발 추진의사를 밝히면서 이 조감도는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청사 사업계획 재수립하고
장항지구 임대주택 줄여야

인수위 ‘경제2분과’에서는 도시개발과 교통공약에 대한 정책을 정리했다. 최근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신청사 재검토에 대한 입장이 정리돼 있고, 장항공공주택단지에 대한 입장, 신분당선 일산연장에 대한 계획 등이 담겨있다.

먼저 신청사에 대해선 공공청사로의 단일용도가 아닌 상업시설 등의 민간복합개발로 시 예산을 절감할 방침이다. 향후 고양선이 신설될 경우 역세권 복합개발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서에는 올해 안에 신청사 사업계획을 재수립해 사업방식을 결정하고, 2023년 복합개발 협약체결로 건립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장항공공주택과 관련해서는 지자체 차원에서는 다소 추진하기 어려운 내용도 담겨있다. 바로 임대주택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인데, 법률(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에 따르면 임대주택 비율은 법적으로 전체 주택 호수의 35%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어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밝히면서, 또 한편으로는 임대주택의 평형을 증가시켜 물량 감소를 유도할 것을 주문했다. 현행법상 면적이 아닌 주택 호수를 기준으로 임대주택 비율이 정해지기 때문에 임대주택 평형 증가만을 통해서는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다. 또한 백서를 보면 정책 추진에 대한 기대효과로 <임대주택 비율 조정, … 등을 통해 쾌적한 주거지 조성>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인수위원회와 이동환 시장이 가지고 있는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관심이 높은 신분당선 일산 연장에 대해서는 ‘예타면제 추진’을 주요 목표로 잡았다. 기존에 추진 중인 신분당선 '용산~삼송' 구간을 일산연장에 통합해 '용산~일산선'이라고 명명하고 내년 말까지 4차국가철도망 수정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목표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강조했으며 예타 면제를 위해서는 중앙부처와 서울시와의 공조,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협치, 당무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 지원시설부지(C4부지)에는 50여 개의 컨테이너를 활용해 예술창작 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 지원시설부지(C4부지)에는 50여 개의 컨테이너를 활용해 예술창작 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고양복지재단’ 설립
C4부지는 예술창작 플랫폼으로


권순영 국민의힘 고양시갑 당협위워장이 참여한 인수위 ‘사회문화분과’에서는 맞춤형 복지서비스의 컨트롤타워 역할 수행을 위한 ‘고양복지재단’ 설립을 핵심 정책으로 삼았다. 운영방안에 대해서는 기본 출연금 30억원에 연 운영비 20억원, 인력 23명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제안했다.

그 외에 행주산성에 한옥마을 조성, 초등학생 무상조식, 창릉 신도시에 특목고 설립 등이 있다. 국립동물교감치유센터 유치도 눈에 띄는 정책과제인데 실현 구체성은 다소 떨어진다. 백서는 정부가 현재 동물교감치유센터에 대한 계획이 없기 때문에 추진계획이 구체화되면 유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원마운트 옆 미래용지로 남겨둔 C4부지에 대해서는 50여 개의 컨테이너를 활용해 예술창작 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소공연장, 야외공연장, 스튜디오, 작업실, 갤러리 등의 문화예술공간과 플리마켓, 전시 부스 등의 체험공간을 마련해서 향후 CJ라이브시티와 연계해 문화예술도시로의 상징적인 공간을 조성하자는 제안이다.

이번 백서에는 최근 고양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철도교통망인 ‘트램’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또한 작년 12월 발표된 JDS지구 도시개발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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