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약사가 들려주는 약 이야기]

목적, 기능, 형태 따라 종류 다양
진통제 성분 피부 통해 전신 흡수
부작용 유념하며 남용 자제해야 

[고양신문] 파스는 약국에서 가장 빈번하게 판매되는 제품군의 하나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파스들이 판매되고 있는데, 통증 부위, 통증의 원인이나 정도, 지속 기간에 따라 선택은 달라진다. 1950년대 말 우리나라에 파스가 없었던 시절, 육체노동으로 힘들게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이 근육통을 해결하고자 일본에서 밀수된 파스를 사용하고 있었을 때 신신제약에서 '질 좋고 값싼 파스를 만들어 국민의 통증을 덜어주자!'라는 창업정신으로 만든 ‘신신파스Ⓡ’가 우리나라 최초의 파스다.

파스는 일반적으로 직포에 묻은 약물이 피부로 흘러들어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염증을 줄여주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등 국소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므로 경구제 복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위장 장애나 전신적인 부작용으로부터 자유롭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통증을 완화하므로 근육통, 신경통, 류마티스, 타박상, 염좌, 어깨결림, 요통 등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종류의 파스 제품.
약국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종류의 파스 제품.

파스는 크게 보면 찜질 목적의 파스와 약물 흡수 목적의 파스로 나뉘는데, 이 중에서 찜질 파스는 시원한 느낌을 주는 냉감 파스와 따뜻한 느낌을 주는 온감 파스로 나뉜다. ▲냉감 파스는 멘톨이나 박하유 같은 성분이 시원한 느낌을 제공해 부기를 빼고 염증 및 통증을 억제하므로 급성 통증에 적절하고 ▲온감 파스는 노닐산바닐아미드나 고추에서 추출한 캡사이신 등의 성분이 혈액순환을 촉진해 회복을 도우므로 오래된 신경통이나 관절염 등의 만성 통증에 더 적합하다. 이런 파스류는 간혹 피부발진, 가려움증, 표피박탈, 물집 등 심지어는 화상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사용 시 주의를 요한다.

형태에 따라서는 부착형, 스프레이형, 액체형 등이 있는데, 이중 부착형 파스는 플라스타(첩부제, 케토톱Ⓡ, 케펜텍Ⓡ), 카타플라스마(습포제, 제놀Ⓡ, 제일파프Ⓡ)로 구분이 가능하다. ▲플라스타는 반창고 형태로 신축성이 크고 접착력이 강하므로 발목, 손목, 무릎 등의 관절 부위에 적합하다. ▲카타플라스마는 흔히 습포제의 형태로 수분 함습도를 높여 피부의 자극을 줄였기 때문에 찜질의 효과를 원하거나 피부가 예민하여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참고로 일부 전문약으로도 구분되는 ‘패치(트라스트 패취Ⓡ)’는 서방형 제제(약물이 시간당 일정하게 방출되도록 설계)이므로 반으로 잘라서 사용해서는 안된다.

이외에도 물파스와 로션형, 겔형, 연고형 등의 액체형 파스와 뿌리는 에어로졸 파스 등은 사용자의 상황과 선호도에 따라 사용하면 된다. 즉 ▲부착형 파스에 피부가 민감하면 물파스나 로션 타입의 파스를 여러 번에 나누어 마사지하듯 바르고 ▲운동 중 부상을 당했을 때는 광범위하게 뿌리는 에어로졸 파스가 적합하다.
 

파스에는 찜질을 위한 성분도 들어 있지만 대부분 소염진통제 성분이 들어 있다. 여기서 조심할 점은 파스에서 흡수된 약물이 피부의 해당 부위에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혈관을 통해 흡수되어 전신으로 전달된다는 점이다. 특히 플라스타 형태의 파스는 주요성분이 진통제이므로 병원에서 처방받거나 약국에서 구입하여 진통소염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여러 장의 파스를 붙인다는 것은 1알 복용해야 할 진통제를 여러 알 복용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당연히 여러 장의 파스를 사용하면 진통소염제의 혈중농도가 높아져서 간장이나 신장에 무리가 올 수 있다. 특히 임산부나 수유부, 소아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서 사용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약국에서 근무하다 보면 많은 환자들이 별다른 인식없이 습관적으로 경구제와 파스를 겸용하여 사용하는 현장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진통제는 사용할수록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만성 통증 환자들은 점점 더 이런 제제를 빈번하고도 강하게 사용하게 된다. 필자의 약국을 자주 방문하는 어떤 노인분들은 통증이 너무 심한 나머지 하루에 수십 장의 파스로 몸에 도배(?)를 하신다며 다량의 파스를 구입해 가시곤 한다. 당연히 약물 과용이 된다고 복약지도를 해드리지만 ‘얼마나 통증이 심하면 저렇게까지 하실까?’하는 안타까움도 든다.

더구나 다량의 파스를 빈번하게 붙이게 되면 피부호흡에도 장애를 일으키므로 폐장의 기능에 부담을 주어 특히 천식환자나 심장이 약한 노인분들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 몸의 통증은 ‘몸이 고장 났으니 무리하지 말고 주의하라’는 일종의 경고신호이므로 통증이 지속될 경우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알고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증의 원인을 알 수 없다면 충분한 수분섭취, 요가나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 걷기, 마사지 등을 통해 순환을 증진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혈액순환제, 항산화제, 비타민 D,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 B1, B6, B12 등과 같은 신경비타민의 복용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조기성 약사는 원당시장 앞에서 17년째 한국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동네 약사님’이다.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에 대한 공부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병을 이기는 건강법은 따로 있다』, 『감기는 굶어야 낫는다』 등의 저서를 펴냈다. 현재 고양시약사회 감사, 대한약사회 한약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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